기사 메일전송
김여정에 '칭찬' 듣는 국방부, 군대인가 하급자인가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6-01-11 07:40:38
  • 수정 2026-01-11 07:41:03

  • 김여정 "한국 국방부 입장, 현명한 선택", 적의 도발 위협에 납작 엎드린 결과
  • 군대는 적이 두려워해야 할 존재이지, 머리 쓰다듬어주는 '애완견'이 아니다
  •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의 결재권자는 청와대인가, 평양의 김여정인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11일 아침, 평양에서 날아온 소식에 대한민국 안보 라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지 모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도발 의도가 없다는 한국 국방부의 입장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뒤이어 “그나마 연명을 위한 선택”이라고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귀를 의심케 하는 문장이다. ‘현명한 선택’이라니. 이건 대등한 국가 간의 외교 언어가 아니다. 선생님이 말 잘 듣는 학생에게, 혹은 상전이 눈치 빠른 하인에게 건네는 “참 잘했어요” 도장과 다를 바 없다. 칭찬의 속내는 명확하다. “너희 목숨을 부지하고 싶으면 앞으로도 내 말 잘 들어라”는 조롱이다.


이 굴욕적인 칭찬은 자초한 것이다. 북한이 지난 4일과 작년 9월 무인기가 침투해 우라늄 광산 등을 찍어갔다며 “대가를 각오하라”고 으름장을 놓자, 우리 국방부는 화들짝 놀라 “우리는 보낸 적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여기까지는 사실 확인이라 치자.


기가 막힌 건 그다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즉각 “민간이 날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군경 합동 수사팀을 꾸려 샅샅이 뒤지라고 지시했다. 적이 위협하니까, 그 위협을 해소하겠다고 자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김여정은 “주체가 군부냐 민간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한국 당국이 책임지라고 했다. 그러자 우리 대통령은 “우리가 책임지고 민간인을 때려잡겠다”고 화답한 꼴이 됐다. 북한 무인기가 용산 상공을 휘젓고 다닐 때는 “안보 무능”이라며 전 정권을 탓하던 이들이, 우리 민간 단체가 북한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주장에는 “전쟁 위기 조장”이라며 자국민을 옥죈다. 피아(彼我)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다.


北 北 "韓, 작년 9월과 4일에 또 무인기 도발…대가 각오해야"군대의 존재 이유는 적에게 공포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2026년의 대한민국 국군과 통수권자는 적장에게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며 머리 쓰다듬음을 당하고 있다. 이것은 평화가 아니다. ‘안보의 노예화’다. 적이 하라는 대로 움직이고, 적이 평가하는 대로 춤을 추는 군대를 누가 무서워하겠나.


김여정은 지금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의 ‘인사 고과’를 매기고 있다. “내 말을 잘 들으면 현명한 것이고, 안 들으면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우리 정부는 그 선을 넘지 않으려 국민을 수사하고 감시한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국방부의 결재 라인은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가. 용산인가, 아니면 평양인가. 적의 칭찬에 안도하며 자국민을 사냥하러 나가는 군인들은 제복을 입을 자격이 없다. 그들은 군인이 아니라, 적의 비위를 맞추는 ‘심기 경호원’일 뿐이다. 역사상 적에게 칭찬받아 나라를 지킨 군대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음원서비스에서 낙원전파사를 만나보세요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won6er2026-01-11 13:50:41

    이 정부를 반대한 이유가 전혀 과장된 게 아니었어요
    권력을 얻었으면 좀 뻗댈만도 한데 중국이나 북한엔 아무 소리 못 하는 게 단단히 약점이 잡혔나 봅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6-01-11 12:23:54

    좁쌀톨만큼도 남아있지 않던 기대감이 그마저 또다시 와르르 무너집니다.
    중국 외교 대환장 원맨 파티쇼 때 고였던 가슴 속 눈물에
    김여정 발 눈물 한방을 더 보태는 날입니다.
    우리나라 이대로 괜찮은 걸까?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6-01-11 11:18:18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이 권력욕만 있는 이마두로의 처참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네요. 기사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6-01-11 08:42:12

    오래 살았나 보네요.
    고맙습니다.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미국이 대신 싸워주는 대한민국의 '언론 자유' 새해 벽두부터 한미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예정됐던 한미 FTA 회의는 돌연 취소됐다. 미국이 타국의 국내법에 이토록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하는 건 이례적이다.이유는 명확하다. 이 법이 겉으로는 ‘가짜 뉴스 근절’을 내...
  2. "이재명에게 보고됐다" 김현지의 음성, 그리고 피의자에게 돌아간 탄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들로부터 공천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당시 이재명 당 대표실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으로 은폐되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확인됐다. 이수진 전 의원은 5일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김현지 당시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당시 보좌관)과의 통화 내...
  3. 전두환이 무덤에서 기립박수 칠 '민주당의 독재론' 2026년 새해 벽두, 여의도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이 들려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민은 돈만 벌게 해주면 독재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연희동 어딘가에서 기립박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서 이 말을 들었다면 무릎을 치며 반겼을...
  4. [칼럼] 대통령의 자격 국가 지도자의 자격은 어디서 오는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이전에, ‘우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가’를 구분하는 명징한 인식에서 온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국군 통수권자의 입에서 그 인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우리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서 그들이 불안해했을 것이다.”귀를 의심...
  5. [종합]이혜훈 '갑질'에 민주당 '폭발'… 사퇴론 들불처럼 이재명 정부가 '국민 통합'과 '경제 전문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후보자의 과거 '12·3 내란' 옹호 전력에 이어 인턴 직원을 향한 충격적인 폭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비토론이 쇄도하고 있다. "너 아이큐 ..
  6. 새미래민주당, 정당 최초 웹드라마 <강소의 기적, 새민상사> 제작 발표 새미래민주당(새민주)은 8일(목) 국회 소통관에서, 정당사 최초 정치풍자 웹드라마  제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일 오후 2시30분에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소극장 '필름포럼'에서 시즌1을 공개하는 시사회도 예정되어 있다.웹드라마에서 '새민상사 대표'로 분한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이번 시도를 "대한민국 ...
  7. [단독] "평양 뚫었다"던 그 무인기… 알고보니 알리발 20만원짜리 '스티로폼' [단독분석] "평양 뚫었다"던 그 무인기… 알고보니 알리발 20만원짜리 '스티로폼'전문가 분석 결과 中 상용 드론 '스카이워커 타이탄 2160' 알리·RC샵서 누구나 구매 가능군용 아닌 '취미·레저용' "주권 침해"라며 내놓은 증거가 고작 '중국산 짝퉁 조립품'북한이 10일 "대한민국이 평양 상공을 유린했다"며 ..
  8. [전병헌 기고] ‘셰셰 외교’의 함정 : 전략적 모호성인가, 전략적 굴종인가 정부는 ‘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과 ‘적대적 두 국가론’ 수용 의혹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자초한 “중국에는 셰셰, 미국에는 땡큐”라는 이른바 ‘셰셰 외교’가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이제는 국정 운영의 실질 기조로 ..
  9. 권력이라는 뇌질환: 의원님들의 ‘전두엽’은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은 그림자이자 가장 가까운 정책 파트너다. 보좌진은 의원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사무처에서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엄연한 공무원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의원들이 보좌진을 개인집사나 하인처럼 부리고 있다. 가족의 심부름을 시키고, 집의 프린터, 심지어 ‘변기 수리’를 지시하고 입에 담지 못할 폭언에...
  10. 김병기, 앞에선 "尹정권 경찰 장악" 비난, 뒤론 윤핵관 찾아가 읍소 김병기 의원이, 정작 자신의 가족 비리 앞에서는 그토록 비난하던 '윤핵관'에게 읍소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정황이 드러났다.낮에는 "검찰 독재, 경찰 장악 저지"를 외치며 투사를 연기하고, 밤에는 정권 실세와 '짬짜미'를 벌여 법망을 피해 나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나...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