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새민주당 당원 대상 특강에 나섰다. 12월 15일 일요일, 새미래민주당 인문정치아카데미 제7강의 강연자로 나선 이 전 총리는 ‘복합위기, 국운 쇠락하는가?’ 를 주제로 국제정세에 따른 대한민국의 변화와 위기 극복 방법을 제안했다.
사전신청한 150여명의 당원과 시민들이 새로운민주당사 12층 교육장을 가득 메웠고 강연장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새미래민주당의 유튜브 라이브를 켠 채 강연을 시청했다. 강연은 본 강연과 질의응답, 참석자들과의 만남으로 90분 넘게 이어졌다.
1. 국운 40년 주기설, 지금의 대한민국은 위기다.
이 전 총리는 강연에 들어가며 “한국의 현대사가 희한하게도 40년을 주기로 국운이 바뀌어 왔다. 한국 혼자만 바뀌는 게 아니라 국제 질서의 변화, 경제적 변화, 기술의 변화와 함께 변화해 왔다.” 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를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로 분석했다. 이 전 총리는 “나폴레옹이 ‘지도를 보면 그 나라의 대외 정책이 보인다’ 고 이야기 했는데 우리나라는 참 기구한 곳에 위치해 있다.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가 모두 군사력에서 세계 5위 안에 들어가는 곳이고 경제적으로도 막강하다. 축구로 비하면 ‘죽음의 조’ 에 속한 셈.” 이라고 풀이했다.
이낙연 전 총리의 ‘국운 40년 주기설’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 고종이 1864년(음력으로 1863년)에 즉위했고, 41년 뒤인 1905년에 을사늑약, 1910년에 일본 식민지가 되었다.
- 을사늑약으로 일본은 외교권까지 통째로 다 가져가면서, 우리는 이미 주권국가라고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40년 년 뒤인 1945년에 해방이 되었다.
- 그리고 42년이 지난 1987년에 민주화가 되면서 그동안에 미뤄두었던 일들이 그때부터 이루어지게 된다(민주주의, 인권의 신장, 복지 제도의 실시)
- 그리고 87년 이후 40년이 되는 해가 2027년이다.
이낙연 전 총리는 “역사의 변화라는 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예고편, 전조가 있다.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느낌이 바로 그것” 이며, “우리에게 참 좋았던 민주화 이후 40년이 내일 모레 닥치는데 요란한 예고편이 지금 전개되고 있다.” 고 진단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현 시국에 대해 ‘2022년에 치렀던 비호감 대선의 연속’ 이라고 평가하며 크게 우려했다. 그러면서 “7월 6일에, 제가 "이대로 가면 올 가을 겨울에 혁명적 사태가 생기지 않을까 두렵다" 이런 말씀을 드렸다. 저도 ‘설마’ 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엄을 해제케하고 탄핵까지 가결시키게 한 국민들의 역량이 대단하다” 며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되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의식과 진정한 힘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 윤석열 다음은? 앞으로 더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윤석열 탄핵 이후 ‘할 일이 더 많을 것’ 이며 ‘더 큰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고 전망했다. 이 전 총리는 “윤석열의 내란 혐의 수사나 헌재의 탄핵 판정 등이 당장은 큰 문제가 되지만, 그것들이 지나간 이후에는 ‘윤석열 아니면 다 좋은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그런 이상한 대통령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대통령 선거에 대해 “선거라는 건 굉장히 짧은 기간에 약간의 광기 같은 것이 작동하는 시기.” 라고 규정하고 SNS, 유튜브, 각종 미디어를 통한 선전과 과장, 이미지 조작이 선거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우려하며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정치권의 각성과 변화를 촉구했다.
이 전 총리는 “이번에 이렇게 큰 비극을 겪으면서 정치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대로 가도 좋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아마도 정치권에서는 지금 정신도 없고 누군가는 변화가 오는 걸 또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개헌을 포함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미 헌정회에서 개헌을 제안했는데 정치권에서 관심이 없다.” 고 우려했다.
개헌에 들어갈 내용으로는 대통령선거에서의 후보자 자격, 역량 검증에 대한 강화, 권력분산과 권력남용에 대한 안전장치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3.정권획득이 아닌 대한민국을 위한 정치를 해야.
이 전 총리는 이번에 국가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하며 윤석열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정부나 국가가 대단한 것 같지만 알고보면 취약하다는 것이 이번 계엄사태로 드러났다. 단 한 사람의 말도 안 되는 의사결정이 그대로 이뤄졌다. 그것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었기 때문.” 이라고 지적하며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그저 빨리 정권 잡고, 내 재판 받는 거 다 그냥 흐지부지 만들고 이런 생각에 몰두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어떤 세상이 오겠나?” 라고 질타했다.
이 전 총리는 “권력을 누가 잡느냐 마느냐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거기에 있다.” 면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 에 대한 고민과 결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력을 가지면 죄를 지어도 괜찮고, 국회는 누군가의 죄를 벗겨주기 위해서 법을 바꿔버리고 그 죄를 지워버리면 선거는 거짓말 경쟁’ 이 된다는 것이며 그것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위험’ 이라고 말했다.
강연 마무리에서 이 전 총리는 이번 일을 겪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더 강하게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 두 사람의 이상한 짓으로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 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진영으로부터 자유롭고
자기 객관화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안 그러면 탐욕과 탐욕이 겨루고 충돌하고,
그러다 보면 또 이상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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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2024-12-18 13:17수정 삭제인상이 변하셨어요. 원래도 좋으셨지만 지금 모습은 모든 걸 다 품을 수 있을만큼의 넉넉하고도 힘있는 모습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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