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무안공항에서 기자들을 내쫓는 일이다.
참사 피해자들의 대기 공간과 당국의 브리핑 공간을 시급히 분리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때 MBC는 전원 구출 오보를 냈고, JTBC는 구출된 학생에게 친구들이 죽은 걸 알고 있냐고 물었다. 그때 진도체육관 1층 바닥에서 유가족들이 고함치고 울부짖을 때마다 2, 3층 객석에 있던 기자들은 카메라 렌즈를 돌려 피사체를 조준하고 마이크를 갖다 대며 고통을 확대·생중계하는 역할을 했다. 그들은 가장 적극적인 가해자들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1명보단 부부가, 부부보단 일가족이, 일가족보단 3대가. 더 참혹할수록 기사거리가 된다. 가족들의 통화를 엿듣고 카카오톡 사진을 찍어댄다. 대체 속보로 올라오는 저 비극적인 상황들이 언론의 자유, 국민의 알 권리와 무슨 연관인지 모르겠다. 정부 당국과 전남도 등 지자체는 속히 유가족들에게 독립된 프라이버시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라.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아직 존재함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왜 매번 반복되고 반성하지 않을까요. 뉴스 보기를 포기했어요.
정말 화나요. 인간아길 포기한것들이 왜이렇게 많은거죠?
2차 3차 4차... 피해자에게 또 피해를 낳게 되는....
경마식 취재 보도, 저건 진짜 어떻게든 개선돼야만 합니다.
좀 다른 얘기지만 어제 현장에 간 제명이게 달라붙은 카메라를 보고 혀를 끌끌 찼네요.
피해자가 되고 유가족이 된 걸 무슨 약점처럼 생각하고 이용하고 악플 달고 예의를 지키지 않는 이들이 너무 혐오스럽네요
맞습니다. 타인의 불행을 기사꺼리로 생각하며 속보 전쟁을 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기자들의 행태에 분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취재 경쟁을 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