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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미리 알아둬야 할 변경된 카카오톡 정책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6-15 16:12:30
  • 수정 2025-08-05 04:21:40

  • 내일 6월 16일 바뀌는 카카오톡 운영정책
  • 카톡방에서도 이제 눈치를 봐야 할 시대

<그래픽 : 박주현>


카톡방에서도 이제 눈치를 봐야 할 시대


친구들과 카톡하다가 갑자기 말문이 막힌 적이 있다. 정치 얘기하다가 괜히 뒤통수가 서늘해지는 기분. 이제 그 불안감에도 이유가 생겼다. 6월 16일부터 카카오톡이 새로운 운영정책을 시행한다.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마저 검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진 : 카카오톡 6월 16일 카카오톡 운영정책 개정 공지>


새 규정의 핵심은 '음모 선동 선전 행위 및 폭력적 극단주의 콘텐츠 금지'다. 언뜻 보면 당연한 얘기 같다. 하지만 그 기준이 고무줄처럼 늘어난다는 게 문제다. "저 정치인 정말 꼴보기 싫다, 확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투덜거림이 과연 폭력적 극단주의일까. 아니면 그냥 정치적 불만 표출일까.


더 흥미로운 건 카카오의 지배구조다. 텐센트가 2012년부터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현재 5.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4번째 큰 주주다. 카카오뱅크도, 카카오페이도 마찬가지다. 알리페이까지 끼어들어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는 텐센트 출신 임원들이 2015년부터 버젓이 앉아 있다. 작년 12월엔 텐센트의 차오 양이 새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카카오 측은 "한국 주주가 대부분"이라고 해명하지만, 지분 비율과 실제 영향력은 별개의 문제다.


민주당 정권은 '민주 파출소'를 필두로 플랫폼 규제강화를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책들이 연달아 나온다. 중국 자본과 한국의 진보 정권이 만나면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까. 텐센트가 중국 공산당의 검열 시스템을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우리도 그 실험장이 되는 건 아닐까.


중국 공산당은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에 허가 없이 '해외 경찰서'를 100곳 이상 설립했으며, 이를 통해 반체제 인사와 망명자를 감시하고 탄압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연간 13억 달러를 언론에 지출하며 자신들이 승인한 내용으로 다시 쓴 역사책을 전 세계에 유포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 방화벽'과 '만리 대포'는 자국민뿐만 아니라 외국 웹사이트까지 공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15년 미국의 깃허브(Github)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2019년에는 홍콩 시위대가 이용하는 온라인 사이트들이 집중 공격을 받았다.


<사진 : 카카오톡 6월 16일 카카오톡 운영정책 안내>


하지만 카카오톡은 "신고 기반 검토"라며 사전 검열을 부인한다. 그런데 대화 내용을 볼 수 없다면서 어떻게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까. 이 모순적인 설명 자체가 불신을 키운다. 


어떤 날인가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생각했었다. 이 작은 화면 너머로 누군가 지켜보고 있을까. 내가 친구에게 보낸 농담 한 마디가 신고당할까. 그렇게 만화 같다 여기던 상상이 현실이 되어가는 모습에 한심하면서도 무섭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민주당 정권이 지속되는 한 이런 규제는 더욱 강화될 테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정치적 표현은 신중하게 하자. 특히 특정 정치인에 대한 과격한 표현은 피하는 게 좋다. 농담반 진담반의 표현도 누군가에게는 폭력적 극단주의로 해석될 수 있다.


둘째, 민감한 대화는 다른 플랫폼을 활용하자. 시그널이나 텔레그램 같은 대안 메신저를 준비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신고당할 만한 표현은 자제하자. 아무리 정당한 비판이라도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


가장 아이러니한 건 이런 검열 정책이 오히려 사회를 더 의심스럽게 만든다는 점이다. 서로를 경계하고,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위축시킨다. 이게 정말 민주사회가 나아갈 방향일까.


물론 아동 보호나 불법 콘텐츠 차단 같은 명분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 명분 뒤에 숨은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정치적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건 아닐까.


지하철에서 옆 사람이 휴대폰을 보며 웃는다. 누군가와 재미있게 대화하고 있나 보다. 그런데 문득 생각한다. 저 사람도 말조심하며 대화하고 있을까. 자유로운 웃음일까, 아니면 눈치 보는 웃음일까. 자유로운 대화가 사라지면 무엇을 잃게 될까. 먼저 솔직한 소통이 줄어든다. 눈치를 보며 말하게 되면 진짜 생각을 숨기게 된다. 그러면 사회적 합의나 민주적 토론 자체가 어려워진다.


정치적 다양성도 위축된다. 주류와 다른 목소리들이 사라지면서 획일적인 여론만 남게 될 수 있다. 이는 건전한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자기검열이 일상화된다. 말하기 전에 "이게 문제될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거다. 이런 사회가 과연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우리 손으로 당장 바꿀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변화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 자신을 보호할 방법은 찾아야 한다. 앞으로 카톡방에서 정치 얘기할 때는 한 번 더 생각해보자. 그 한 번의 신중함이 당신을 지켜줄 수 있다. 자유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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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6-15 23:12:14

    의식을 안하다가 감시당한다고 생각하면 위축되겠지만 표현의 갈망은 억압할 수록 커지니까 물리적 작용이 국민의식에서도 나오길 바랍니다 아무생각없이 정치인에게 표를 주는 국민들은 좀 당해도 싸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 국민 속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그렇게 걱정한건데 자기네 자녀들이 속박당하는 세상 속에서 행복할 지 생각해보기는 하는지 뇌가 있기는 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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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6-15 21:13:25

    민심을 통제하겠다니~
    그만큼 두려운것이겠죠.
    떳떳하면 할 이유도 없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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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6-15 16:48:37

    초등학교 때 부모님이 정치 얘기 하다가 뜨끔하며 지금 들은 얘긴 밖에 나가서 절대 하면 안된다고 주의 주시던 아빠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때가 전두환 정권 시절이었고 어려서 사실 확인은 못했지만 간혹 누구누구가 말실수 해서 끌려 갔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했었죠.
    나이 오십 넘어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줄 꿈에도 상상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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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6-15 16:21:02

    이런 날이 오다니 믿을수 없네요 ㅠㅠ 잘 정리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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