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아무리 진영논리도 좋치만, 이 결혼이 납득 되는가?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6-16 08:36:35
  • 수정 2025-08-05 04:21:10

  • 900명이 스몰웨딩이면, 50명은 뭐라 부를까? 개미 결혼식?
  • 이장우는 비판하고 이동호는 옹호하는 당신들
  • 정말 아들, 딸에게 안 부끄럽나?

당신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로 묻고 싶다.


이동호 씨가 2억 3천만 원으로 도박을 했을 때,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일반적인 가정에서 스물몇 살 청년이 그런 돈을 만질 수 있을까. 아니, 평생 벌어도 만지기 어려운 돈 아닌가. 그런데 그는 도박으로 그 돈을 날렸다. 마치 별거 아니란 듯이.


불법취업으로 고발당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이재명은 "자식을 잘못 키워서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대신 언론사를 압박해 기사를 내리게 만들고, 이내 "아버지를 잘못 만나서 무직"이라는 말만 나왔다. 그럴듯한 변명이었다. 사람들은 동정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무직인 사람이 삼청각에서 수억 원이 드는 결혼식을 올렸다. 배우가 사회를 보고 가수가 축가를 불렀다. 900명의 하객이 몰려들었다. 이것을 언론도, 민주당도 '스몰웨딩'이라고 부르더라.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2030세대들은 지금 결혼을 포기하고 있다. 집값 때문에, 취업 때문에, 육아비용 때문에. 결혼식장 대신 작은 카페에서 가족들만 모여 조촐하게 결혼하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그들에게 이동호의 결혼식은 어떻게 보일까.


아, 그래도 민주당이니까 옹호해야 한다고? 진영논리가 중요하다고?


잠깐만.


당신들의 손자, 손녀 아니면 아들, 딸을 생각해 보자. 그 아이들이 스물몇 살이 되었을 때, 당신들이 몇억씩 척척 쥐어줄 수 있는 여유자금이 있으면 모를까, 대부분의 청년들처럼 월세방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며 미래를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면 좋겠지만 아마도 별반 다름없이 앞으로도 연애는 사치고, 결혼은 더 먼 나라 얘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때 그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할 건가. "나 때는 무직인 대통령 아들도 삼청각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단다"라고?


<그래픽 : 박주현>


민주당을 좋아하는 마음, 이해한다. 나도 한때는 그랬으니까. 하지만 진영논리로 모든 것을 덮으려 하지 말자.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


900명이 참석한 결혼식을 '스몰웨딩'이라고 부르는 순간,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일반 국민들의 결혼식은 대체 뭐가 되는 건가. 거지혼? 미니어처 결혼?


전 세계 어디를 가도 900명 하객은 빅웨딩이다. 상식이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도박중독자도 아버지만 잘 만나면 그런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소규모'라고 부른다.


기가 막힌다.


이장우 대전시장 아들 결혼식 때는 그렇게 비판하더니. 천 명 하객이라며 공직윤리 위반이라며 목청을 높이더니. 900명은 괜찮나? 100명 차이가 그렇게 중요한가? 정당이 다르면 기준도 달라지는 건가?

민주당은 좀 그래도 된다고? 그래, 그런 것 같다.


청년들은 지금 결혼을 꿈도 꾸지 못한다. 출산율은 바닥을 기고 있다. 그런데 불법취업을 하다 무직이 된 도박중독자도 아비만 잘 만나면 900명을 불러 성대한 잔치를 벌인다. 이게 청년들의 결혼 의욕에, 출산 의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나?


진영논리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이다.


2030세대는 보고 있다. 당신들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그들이 절망하지 않게 해달라. 그들에게 최소한의 희망이라도 주자. 적어도 절망감을 안겨주는 정치는 물려주지 말자.


당신들의 그 대단한 진영논리가 자칫 끔찍한 나라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만이라도 가져보길 부탁한다. 제발 부탁이다.


TAG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12 06:59:08

    숨쉬듯 끔찍한 거짓말을 서슴없이 해대는 이재명에게 속은 대한민국이 지금 혹독하게 비용을 치루는 중입니다. 하객900명짜리 이재명식 스몰웨딩은 청년세대들에게 엄청난 자괴감만 안겨줬을 것입니다. 애비 잘만난? 동호도 그렇구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7 05:34:05

    공감합니다...언론 이라면 이런것을 보도 해야하는것이 정상인데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7 00:48:29

    완젼명문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6 15:14:09

    완전공감 ^^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6 13:47:15

    부끄러움을 모르는 놈들이 나라를 망칠 것 같아 심히 걱정이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6 12:49:02

    공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6 11:12:35

    격하게 동감합니다. 1찍들과 민주당 그리고 대통령이 곧 나라를 말아먹겠네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6 10:30:05

    동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6 10:30:01

    공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6 10:00:14

    완전 공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6 09:40:28

    매우 공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6-16 09:31:09

    공감합니다.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자신의 뒷덜미 잡은 손도 몰랐다? 장경태, 거짓고소 무고죄 위기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쌓아 올린 '데이트 폭력 피해자'라는 성벽이, 그 자신의 거짓말에 의해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렸다. 사건 당시 장 의원의 뒷덜미를 거칠게 낚아챈 손의 주인이 당초 그가 지목했던 '성추행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아니라, 오히려 장 의원을 수행하던 '남성 보좌관'이었...
  2. 대장동 환수 '첫 관문' 뚫었다… 성남시 vs 대장동 일당 '자산 동결' 속도전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수익 환수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형사 재판을 통한 국고 환수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성남시가 민사적 수단을 통해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5,600억 원대 자산 동결 작전이 법원의 첫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서울중앙지법은 3일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가 정영학 회계사...
  3. 새미래민주당 "이재명 정권은 계엄 수혜 입은 괴물 독재... 내란몰이 중단해야" 새미래민주당 "이재명 정권은 계엄 수혜 입은 괴물 독재... 내란몰이 중단해야"전병헌 대표, "계엄 1년, 바뀐 것은 윤석열에서 이재명뿐"새미래민주당은 3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괴물 독재(feat.윤석열) 국민 규탄대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전병헌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년 전 ..
  4. "청탁 실패했으니 무죄?"... 박수현 대변인의 궤변 더불어민주당이 문진석-김남국 문자 파동을 덮기 위해 내세운 방어 논리가 국민적 공분을 넘어 법치주의 자체를 조롱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4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선 김수현 민주당 대변인의 입에서 나온 해명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궤변의 2025년판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김수현 대변인 "범죄 성..
  5. 대통령의 '하루살이 경제관'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시장(市場)의 신호등이다. 대통령이 "물가 안정"을 말하면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기업은 재고를 조절한다. 반대로 "경기 부양"을 강조하면 돈의 흐름이 바뀐다. 그래서 대통령의 언어는 천금의 무게를 가져야 하고, 바위처럼 일관되어야 한다. 예측 가능성이야말로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자.
  6. 새민주당 "장경태, '무고 호소인' 코스프레 멈추고 사퇴하라"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진실 공방'을 넘어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논란으로 번지는 가운데, 새미래민주당이 장 의원을 향해 "후안무치"라며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5일 새미래민주당 이미영 여성위원장(최고위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장 의원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7. 대통령의 '무능 자백'이 가장 재미없는 뉴스가 된 나라 솔직히 말해서, 이재명 대통령은 천운을 타고났다.며칠 전 대한민국 국정 책임자가 부동산,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입으로 내뱉었다. 이건 단순한 실언이 아니다. 승객을 태우고 바다 한가운데까지 배를 몰고 나온 선장이 "나 사실 운전할 줄 모른다"고 방송한 거나 다름없는 황당한 상황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광장이 뒤집어지고 지지율.
  8. 김남국은 떠났지만, 아무도 '끝'이라 믿지 않는 이 촌극 패션계엔 '디스트레스드 룩(Distressed Look)'이라는 장르가 있다. 멀쩡한 새 옷을 일부러 찢고 문질러 낡은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법이다. 공장에서 막 나온 청바지에 인공적인 세월의 때를 입히면 값은 두 배가 된다. 하지만 그래봤자 그것은 '연출된 낡음'일 뿐, 진짜 역사가 담긴 빈티지는 아니다.최근 용산 대통령실을 발칵 뒤집...
  9. 전병헌의 시일야방성대곡...."지식인조차 침묵해 구한말보다 암울" "지금 대한민국은 깊은 병리 현상에 빠져 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도 꺼지지 않던 양심의 목소리는 지금 어디 있는가."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1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시국을 구한말 '시일야방성통곡(是日也放聲痛哭)'의 상황에 빗대며 지식인 사회의 침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의 사법부 무..
  10. 조진웅이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았더라면 배우 조진웅이 처음 정부행사에 참여한 것은 내 기억으론 2019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때다. 조진웅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정부인사들, 유족들 앞에서 시 ‘거대한 불꽃 부마민주항쟁‘ 을 낭송했다. 이후 2021년에는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오프닝 영상에 출연했는데 그는 김구 선생의 경교장 앞에서 임시정부의 역사를 전달하는 역할...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