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바쁜 트럼프, 핵심국만 챙기고 떠났다… 한국만 없었다
  • 김남훈 기자
  • 등록 2025-06-17 16:43:27

  • 중동 문제로 조기 귀국한 트럼프 미 대통령
  • 캐나다,일본,영국,독일,EU 주요국 정상회담은 챙겨
  • 의도적인 코리아 패싱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

바쁜 트럼프, 핵심국만 챙기고 떠났다… 한국만 없었다

G7 정상회의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바빴다. 회담 일정을 하루 줄여 조기 귀국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캐나다, 일본, 영국, EU 등 핵심 동맹국들과는 모두 정상 회담을 마쳤다. 안보, 통상, 전략 협력을 주제로 주요 논의가 이뤄졌고, 일부는 후속 조치로 이어질 전망이다.


6월 16일 성남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이상한 장면이 하나 있다. 그 어디에도 ‘대한민국’은 없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와 북미 안보 및 무역 협조 문제를 재확인했다. EU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는 무역, 에너지 안보, 디지털 경제 규제에 대해 협의했다. 일본 기시다 총리와는 관세 문제 중심의 실무 대화를 진행했고, 영국과는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를 나눴다. 외교는 회담의 유무에서 시작된다. 초청받았다고 외교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어떤 테이블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G7에서 트럼프가 시간을 쪼개 회담을 한 나라들은 모두 그에게 전략적 의미가 있는 국가들이다. 그러나 정작 한국은 아무 회담도 없었다. 심지어 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외교 무대에서 리더십이란, 일정이 아니라 메시지다. 미국이, 그리고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에 어떤 신호를 보냈는지는 명확하다. 관심 밖”이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정이 조율되지 않았다”, “국익을 위한 신중한 접근”이라고 둘러댈 수 있다. 하지만 G7의 외교 무대는 쇼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G7에서 호주 총리에게 “너무 젊어 보여서 놀랐다”고 외모 칭찬을 한 것은 그날의 화제가 됐지만, 그건 외교가 아니라 잡담이다. 정작 필요한 전략 대화와 국익 교섭은 사라지고, ‘회담 없는 외교’만 남았다.

자국의 전략적 입지를 세우지 못한 외교는 상대국의 시간표에도 오르지 못한다. 트럼프가 바쁜 일정에도 주요국 정상들과 차례로 회담한 것은 한국이 왜 배제됐는지를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말로만 ‘외교 복원’, 실제론 ‘외교 실종’인 이 정부의 현주소를.

실제로 대통령실은 회담 일주일 전까지도 트럼프 측과의 구체적 시간표를 확정짓지 못한 상태였다. 트럼프의 귀국 일정이 조정되면서 자연스럽게 ‘회담 무산’이 기정사실화됐지만, 애초부터 일정이 유동적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더 빠르고 강한 외교적 시그널을 쐈어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이마저도 놓쳤다.

 결국 외교의 냉혹한 원칙이 드러난 것이다. 중요한 나라와는 어떤 방식으로든 만나게 돼 있다. 만나지 않았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보다 명확한 국제 메시지가 어디 있는가. 이 정부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프로필이미지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자신의 뒷덜미 잡은 손도 몰랐다? 장경태, 거짓고소 무고죄 위기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쌓아 올린 '데이트 폭력 피해자'라는 성벽이, 그 자신의 거짓말에 의해 안에서부터 무너져 내렸다. 사건 당시 장 의원의 뒷덜미를 거칠게 낚아챈 손의 주인이 당초 그가 지목했던 '성추행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아니라, 오히려 장 의원을 수행하던 '남성 보좌관'이었...
  2. 대장동 환수 '첫 관문' 뚫었다… 성남시 vs 대장동 일당 '자산 동결' 속도전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수익 환수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형사 재판을 통한 국고 환수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성남시가 민사적 수단을 통해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5,600억 원대 자산 동결 작전이 법원의 첫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서울중앙지법은 3일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가 정영학 회계사...
  3. 새미래민주당 "이재명 정권은 계엄 수혜 입은 괴물 독재... 내란몰이 중단해야" 새미래민주당 "이재명 정권은 계엄 수혜 입은 괴물 독재... 내란몰이 중단해야"전병헌 대표, "계엄 1년, 바뀐 것은 윤석열에서 이재명뿐"새미래민주당은 3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괴물 독재(feat.윤석열) 국민 규탄대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전병헌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년 전 ..
  4. "청탁 실패했으니 무죄?"... 박수현 대변인의 궤변 더불어민주당이 문진석-김남국 문자 파동을 덮기 위해 내세운 방어 논리가 국민적 공분을 넘어 법치주의 자체를 조롱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4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선 김수현 민주당 대변인의 입에서 나온 해명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궤변의 2025년판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김수현 대변인 "범죄 성..
  5. 대통령의 '하루살이 경제관'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시장(市場)의 신호등이다. 대통령이 "물가 안정"을 말하면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기업은 재고를 조절한다. 반대로 "경기 부양"을 강조하면 돈의 흐름이 바뀐다. 그래서 대통령의 언어는 천금의 무게를 가져야 하고, 바위처럼 일관되어야 한다. 예측 가능성이야말로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자.
  6. 새민주당 "장경태, '무고 호소인' 코스프레 멈추고 사퇴하라"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진실 공방'을 넘어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논란으로 번지는 가운데, 새미래민주당이 장 의원을 향해 "후안무치"라며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5일 새미래민주당 이미영 여성위원장(최고위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장 의원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7. 대통령의 '무능 자백'이 가장 재미없는 뉴스가 된 나라 솔직히 말해서, 이재명 대통령은 천운을 타고났다.며칠 전 대한민국 국정 책임자가 부동산,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입으로 내뱉었다. 이건 단순한 실언이 아니다. 승객을 태우고 바다 한가운데까지 배를 몰고 나온 선장이 "나 사실 운전할 줄 모른다"고 방송한 거나 다름없는 황당한 상황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광장이 뒤집어지고 지지율.
  8. 김남국은 떠났지만, 아무도 '끝'이라 믿지 않는 이 촌극 패션계엔 '디스트레스드 룩(Distressed Look)'이라는 장르가 있다. 멀쩡한 새 옷을 일부러 찢고 문질러 낡은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법이다. 공장에서 막 나온 청바지에 인공적인 세월의 때를 입히면 값은 두 배가 된다. 하지만 그래봤자 그것은 '연출된 낡음'일 뿐, 진짜 역사가 담긴 빈티지는 아니다.최근 용산 대통령실을 발칵 뒤집...
  9. 전병헌의 시일야방성대곡...."지식인조차 침묵해 구한말보다 암울" "지금 대한민국은 깊은 병리 현상에 빠져 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도 꺼지지 않던 양심의 목소리는 지금 어디 있는가."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1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시국을 구한말 '시일야방성통곡(是日也放聲痛哭)'의 상황에 빗대며 지식인 사회의 침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의 사법부 무..
  10. 조진웅이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았더라면 배우 조진웅이 처음 정부행사에 참여한 것은 내 기억으론 2019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때다. 조진웅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정부인사들, 유족들 앞에서 시 ‘거대한 불꽃 부마민주항쟁‘ 을 낭송했다. 이후 2021년에는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오프닝 영상에 출연했는데 그는 김구 선생의 경교장 앞에서 임시정부의 역사를 전달하는 역할...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