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서울국제도서전 참가를 비판하고 있다. 조직적인 움직임까지는 아니지만 개딸 커뮤니티와 엑스 등에서 같은 취지의 게시물들이 눈에 띈다.
비판하는 이유는 이렇다. ‘정권 초기에, 대통령이 외교무대에서 방금 돌아왔는데 전 대통령 부부가 도서전에서 주목을 받다니, 배려심이 없다’는 것이다. 한 엑스 이용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핀트가 나갔다’ 정무감각이 뒤졌다’ ‘정치질한다’ ‘개매너’ 라는 막말을 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마디로 ‘긁혔다’고 밖에 표현이 안 될 지경이다. 문 대통령을 비판하던 이 이용자는 도서전 주최측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충격적인 장면들(문 전 대통령이 도서전에서 환영을 받는)을 보고 출판계가 아무런 비평적 인식이 없다’ 는 것이다. 출판계의 비평적 인식? 무엇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도서전 참가에 분노를 터트리는 한 이재명 지지자의 글. 이런 이들에겐 G7보다 서울국제도서전이 더 큰 사건인 듯. (사진: X)
개딸들 무지성이야 하루이틀 보는게 아니지만 이번에는 좀 웃겼다. 아마 개딸월드에서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도서전이 세계 선진국들의 회담인 G7보다 더 비중이 큰 행사인 듯 하니 말이다. 대체 전직 대통령의 도서전 참가가 이재명 대통령과 무슨 상관인가. 그러나 ‘뇌 빼고 지지’하는 그들의 세계에서는 오직 이재명만 주목을 받아야 한다. 특히 정권초인 지금은 국힘이든 민주당이든 그 아무도 의미있는 일을 해서도, 옴짝달싹을 해서도 안 된다. 그들 말을 빌자면 ‘빛의혁명’ 으로 대통령이 된 ‘잼시’, ‘아바이’, ‘잼파파’, ‘잼프’의 영광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언어들도 가소롭기 그지 없다. 개딸들이 최근에 즐겨 쓰는 용어는 ‘효능감’ 이며 그 다음으로는 ‘정무감각’ 이다. 저들은 문 전 대통령의 도서전 참가가 이재명 대통령을 가린다는 세상 어처구니 없는 걱정을 하면서 ‘정무감각’ 같은 소리를 지엄하게 한다.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첫날에 평산책방지기로 참여한 문재인 전 대통령. 출판계에서의 영향력을 증명하듯 구름인파를 몰고 다녔다. (사진: 연합뉴스)
개딸들은 정치인 지지를 참 피곤하게 한다. 원래 정치인은 표 주고 나면 잘 하려니 하고 보다가 가끔 댓글방어하고 굿즈만 즐겨주면 끝이었다. 그런데 개딸들이 지지하는 이재명은 '유능'(이재명은 합니다) 하고 '작살'(취임하면 작살부터 낸다) 잘 내는 우리편 박정희 같은 절대 강자고 수박브레이커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작고 허약해서 세시간 동안 회의하며 김밥 먹는 것만 봐도 가슴이 찢어지고 전 대통령의 도서전 참석 같은 행보 하나로도 그 영광이 흐려질까 걱정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대체 맨날 그렇게 노심초사해서 어떻게 정덕질을 하나. 그러나 그들의 행동동기는 정치적 지지가 아니라 일종의 신앙임을 알아야 한다. 작은 아기 당대표, 작은 친칠라를 닮은 잼칠라. 큰 나라 앞에서는 '셰셰' 소리를 내고 소비쿠폰을 뿌린다는 어떤 존재에 대한 열광적인 '토테미즘'.
잼칠라 검색하다가 찾은 자료. 밍밍이, 잼칠라 별명의 유례를 한 눈에 알게 해주는 자료다. (사진: 교보문고 판매도서 '나의 소중한 밍밍 잼칠라 이장님' (2만 2천원) 소개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번 서울국제도서전 주최측의 초청을 받아 ‘평산책방’ 의 책방지기 자격으로 참가했다. 문 전 대통령은 도서전의 5일 일정 중 이틀 동안 참여했으며 문 대통령 일행이 입장할 때 수많은 인파가 몰려 환영하기도 했다.
앞서 이재명을 향한 개딸들의 무지성 지지와 폭력적 언어를 까진 했지만 문 전 대통령이 나온 도서전 사진 기사를 다시 보니...... 솔직히 개딸들이 좀 짜증날 만도 하다. 전 대통령은 문화계 아이콘이 되어 여전히 호응을 받는데 갓 취임한 현 대통령은 G7에 참관국 자격으로 겨우 가서 트럼프에게 패싱당하고, 주요국 정상도 거의 못 만난채 한켤레의 키높이구두로 남았으니 말이다.
대통령을 찾아라!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51회 G7 정상회의 공식단체사진. 뒷줄 가운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옆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하이힐 한 짝이 겨우 보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뇌물 혐의’ 에 대한 검찰수사와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