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칼럼] 중국인 무비자 관광이 달갑지 않은 이유
  • 김남훈 기자
  • 등록 2025-07-07 14:57:23
  • 수정 2025-07-07 16:19:43

  • 이재명 정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만지작
  • 입국해서 출국할 때까지 중국인 연계된 곳만 이용
  • 관광공해로 내국인 및 다른 나라 관광객 몰아내는 부작용까지

이재명 정부가 장기화된 내수 침체의 돌파구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드(THAAD) 사태 이전인 2016년, 807만 명의 유커(遊客)가 한국을 찾아 18조 원을 소비했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며, 그 이면에는 최대 22조 원의 피해를 남긴 '한한령'의 악몽과 우리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그림자 경제'라는 시한폭탄이 도사리고 있다. 미래를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도박에 다름 아니다.


세계 각지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 (사진=온라인 이미지 갈무리)


가장 큰 문제는 돈이 우리 경제에 스며들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다. 2016년 유커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272달러로 높았지만, 그 돈의 행방은 묘연했다. 지금은 그 구조가 더욱 악화됐다. 이들은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위챗 등 자국 SNS를 통해 예약한 불법 콜밴에 올라탄다. 한국의 택시와 합법적 플랫폼은 철저히 소외된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서울 명동과 제주시 연동(옛 바오젠 거리) 등에 위치한 중국계 자본이 운영하는 숙소와 식당, 상점뿐이다. 결제 역시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이루어져 국내 부가가치세망을 교묘히 피해간다. 마라탕, 훠궈 식당, 버블티 가게 등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바로 옆에서 수십 년간 영업해 온 한국 자영업자들은 그 온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통계 숫자만 부풀릴 뿐, 내수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정면으로 배신하는 '경제적 게토(Ghetto)' 현상이다.


'오버투어리즘'은 이미 검증된 재앙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도시 입장료를 받고,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버스 노선을 관광객용 지도에서 삭제하는 등 세계는 관광객으로 인한 몸살에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 북촌 한옥마을 주민들은 '조용히 해달라'는 팻말을 내걸고 고통을 호소하고, 제주도의 자연은 감당 못 할 쓰레기로 신음한다. 이는 단순히 주민 불편을 넘어 도시의 공공 서비스와 인프라를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 더 큰 문제는 관광의 질적 하락이다. 저가 쇼핑과 인증샷에만 몰두하는 단체 관광객들이 점령한 곳에, 높은 수준의 문화 체험과 여유를 즐기려는 국내 및 서구권의 고부가가치 관광객들은 발길을 끊는다. 결국 대한민국이라는 관광 상품의 가치 자체가 저하되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관광의 무기화'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2017년, 중국은 사드 배치를 빌미로 단체관광을 하루아침에 중단시켰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업계 추산 최대 22조 원에 달했으며, 관광업뿐 아니라 한류 콘텐츠와 화장품 산업까지 초토화됐다. 현재 격화되는 미중 패권 경쟁과 서해상 불법 해상구조물 문제로 한중 관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또다시 관광을 경제 보복의 레버리지로 사용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는 우리 경제의 목줄을 스스로 내어주는 것과 같다. 오늘 800만 명의 관광객은, 내일 800만 명의 인질이 되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정부는 2016년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양적 팽창에만 매달리는 것은 무능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광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교한 전략이다. 불법 게토 관광을 발본색원할 강력한 법 집행, 북미·유럽·중동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적극적 마케팅, 고부가가치 관광 육성 등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어설픈 부양책으로 '22조의 악몽'을 되풀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8 07:24:52

    역쉬 팩트에 기반한 기사 감사합니다.이런 기사는 널리 공유해야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7 17:09:06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중국인무비자를 시행하려하다니 나라가 금방 망가지겠어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7 17:07:54

    큰일입니다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트럼프 "관세 25% 폭탄" 선언... 巨與 민주당의 '선거용 눈치보기'가 경제 뇌관 터뜨렸다 트럼프 "관세 25% 폭탄" 선언... 巨與 민주당의 '선거용 눈치보기'가 경제 뇌관 터뜨렸다트럼프 "한국 국회 약속 불이행... 즉각 보복"이재명 대통령은 '굴욕 합의', 민주당은 '비준 뭉개기'170석 가진 與, 야당 눈치 보며 제 밥그릇 챙기다 '화(禍)'6월 지방선거 역풍 우려한 '입법 태업'에 기업만 '곡소리''이.
  2. [칼럼] 150만 소비자를 볼모 잡은 '노란봉투'의 역설 전국 150만 명의 한국GM 차주들은 지금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차가 고장 나도 고칠 부품이 없다. 세종시 부품 물류센터가 한 달 가까이 하청 노조에 점거당해 멈춰 섰기 때문이다. 서비스센터 재고는 바닥났고, 애프터서비스(AS)는 사실상 마비됐다. 소비자의 권리가 특정 노조의 실력 행사 앞에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이 사태의 원인을 들여다...
  3. [칼럼] 미국서 큰 소리 쳤던 총리, 미국은 관세로 뺨을 때렸다 외교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된다. 며칠 전 김민석 국무총리는 미국 워싱턴에서 꽤나 위풍당당했다. 그는 쿠팡을 겨냥해 “법과 상식에 미달한다”, “미국 정부에 호소해 진실을 왜곡하는 건 반미국적이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은 기업의 불만 따위에 흔들릴 만큼 허약하지 않다”고 자신했다. 지지...
  4. [칼럼] 미국이 보낸 '독촉장'을 깔고 앉은 청와대 외교에서 ‘서한’은 무게가 다르다. 특히 동맹국 대사대리가 보낸,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편지가 아니다. ‘최후통첩’이자 ‘청구서 독촉장’이다.지난 1월 13일, 주한미국대사대리가 한국 외교부에 이 독촉장을 보냈다. 다음 날인 14일, 이 사실은 청와대와 총리실에 보고됐다. 정상.
  5. [칼럼] 국가는 '평론'하는 곳이 아니라 '조율'하는 곳이다 어제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현대차 노조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을 막아선 사태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그는 기술의 파도를 "거대한 수레"에 비유하며 "피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19세기 영국 노동자들의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까지 소환해 "어차피 올 세상이니 적응하...
  6. [PWS 스노우 스톰] '진개성' 전격 복귀... 포이즌 로즈, 역사적인 초대 위민스 챔피언 등극 [PWS 스노우 스톰] '진개성' 전격 복귀... 포이즌 로즈, 역사적인 초대 위민스 챔피언 등극2026년 1월 24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열린 PWS(Pro Wrestling Society)의 흥행 '스노우 스톰'이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이번 대회는 다수의 타이틀 매치와 충격적인 복귀, 그리고 새로운 역사의 시작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포이즌 로즈, PWS 역사.
  7. 전병헌, 경찰 왜 김병기 0.5톤 괴물 금고 못 찾나 의문제기 김병기 의원 부부 대형 금고 소재 파악 실패와 부실 수사 의혹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경찰이 김병기 의원 부부의 대형 비밀금고를 압수수색 2주가 지나도록 확보하지 못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 대표에 따르면 해당 금고는 무게 300~500kg에 달하는 대형 내화금고 혹은 강력금고로 추정되며, 성인 남성 다수와 전문 장비가 동원되어야...
  8. 쿠팡 사태, 벤스 부통령이 김민석 총리에게 경고 미국 행정부의 치밀한 개입, 대사관 참관부터 부통령 경고까지쿠팡 사태를 둘러싼 미국 정부의 대응이 단순한 우려 표명을 넘어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가 지난 12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청문회에 방청객으로 직접 참석해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본국에 상세히 보..
  9. 관세 25% 롤백에 입 닫고 유튜브 출연한 김민석 총리 관세 롤백으로 무색해진 '핫라인', 검증 피해 유튜브로 숨은 총리미국 정부가 25% 관세 조치를 롤백하면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외교적 성과로 과시했던 미 부통령과의 ‘핫라인’ 구축이 허울뿐인 구호였음이 드러났다. 외교적 실익을 챙기지 못한 상황에서 김 총리는 예정된 신년 기자간담회를 취소하고 유튜브 방송 출연을 선..
  10. [이슈] 한덕수 '징역 23년' 공포… 박성재, '행정'인가 '내란'인가 법리 전쟁 시작 [이슈] 한덕수 '징역 23년' 공포… 박성재, '행정'인가 '내란'인가 법리 전쟁 시작- 12·3 사태 관련 박성재 前 법무·이완규 前 법제처장 첫 공판 - 한덕수 '친위 쿠데타' 규정하며 중형 선고한 재판부 배정… 변호인단 긴장 - 朴 측 "장관으로서 실무 챙긴 것일 뿐" vs 특검 "내란 가담" - 李 측 "국회 위증은 .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