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광복절의 주인공이 되기로 결심한 이재명
  • 김성민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7-30 09:49:52
  • 수정 2025-07-30 12:31:58

8월 15일 이재명은 국민 임명식이라는 형태로 대통령 취임식을 재차 행할 모양이다.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는 기괴한 퍼포먼스다. 


먼저, 날짜가 문제다. 8월 15일은 광복절이자, 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다. 
이 날 우리가 기념해야 할 것은 이 두 가지다. 
대통령은 두 의미를 기리며 국민의 뜻을 통합할 사람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끼어들어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결혼식 주례가 이러는 거다. 
"신랑신부는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잘 사시고, 이 참에 저도 결혼을 하겠습니다. 신부 나와주세요."


주례가 자신의 의무를 망각한 거 아닌가. 
한 부부의 출발을 축복해주러 온 자리에서 자기 광을 파는 거다. 
신부 친구가 축가를 부르러 나왔는데, 주례가 끝까지 안 나가고 자기 신부 끌어안고 무대 위에서 버틴다. 
결혼을 하려거든 따로 식장을 잡고, 자기 하객을 초대해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남의 결혼식을 망치려드나. 


8월 15일의 주인공은 대통령이 아니다. 
광복이 되기까지 투쟁하고 희생되었던 수많은 독립지사들과 고난을 겪었던 우리 국민이 주인공이다. 
그 희생을 기리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각오를 다져야 한다. 
8월 15일 대통령 취임 행사를 치르는 건 광복절의 취지를 더럽히는 것이다. 


취임식의 내용을 바꾸는 건 오만이다. 
대통령 취임식은 초대 때부터 이미 형식이 정해져 있었다. 
대통령제라는 것이 미국의 선례를 따른 것인 만큼, 대통령 선서도 유사하다. 
선서할 내용도 헌법에서 정해놓았다. 
조금씩 수정은 되었어도 그 취지는 마찬가지다. 


"나는 미합중국 대통령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나의 능력이 허용하는 한 최선을 다하여 미합중국 헌법을 보존, 보호, 수호할 것을 엄숙히 선서한다." (미 헌법 제2조 1항)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69조)


취임식의 본질이 이것이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겠노라' 국민 앞에서 약속하는 것이다. 
평화통일, 민족문화 창달에 관한 내용이 더해졌을 뿐 이승만, 박정희의 선서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재명은 여기에 국민에게서 임명을 받는다는 새로운 형식을 추가한다. 


히틀러도 그랬다

히틀러는 정권을 잡은 후 전당대회의 형식을 바꾸었다. 
건축가 알베르트 슈페어가 전당대회장을 설계했다. 
거대한 광장에 수십만 명이 정렬되었고, 밤에는 수백 개의 탐조등이 하늘을 향해 빛을 쏘았다. 
빛기둥 중앙에서 연설하는 히틀러의 모습은 선출된 권력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온 예언자처럼 연출되었다. 


뉘른베르크는 신성 로마 제국 시기 선제후들의 모임, 제국 의회가 열리던 개최지였기에 신성 로마 제국을 계승한 '제 3제국'을 자처하던 나치 독일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역사적 정통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누릴 수가 있었다.

예언자처럼 연출하기 위해 로우앵글과 빛을 극적으로 활용한 뉘른베르크 전당대회

나폴레옹도 그랬다
130년 전 나폴레옹도 대관식의 형식을 바꾸었다. 
프랑스 왕의 대관식이 아니라 로마 황제의 대관식을 재구성했다. 
이를 위해 교황이 파리에 불려왔다. 
그러나 교황이 황금 월계관을 씌워주진 않았다. 
권력은 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프랑스 국민의 뜻에서 나왔다. 
나폴레옹은 월계관을 자기 손으로 직접 썼다. 


이재명도 그러네

이재명은 초대 때부터 이어져온 전통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형식의 취임식을 만드려한다. 
국민 앞에서 헌법을 따를 것을 엄숙히 약속하는 취임식이 아니라, 국민이 자신에게 권력을 주었다는 국민 임명식을 하려고 한다. 
민주국가의 대통령 취임식이 아니라 나폴레옹의 황제 대관식을 하고 싶은 것일까. 
그런 사람이 이재명만은 아니다.


보카사도 그랬는데

1976년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보카사 대통령은 공화국을 제국으로 바꾸고 황제로 즉위했다.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레퍼런스로 해서 국가 예산의 3분의 1을 때려넣었다.
나폴레옹 대관식을 똑같이 따라해도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형식은 아무 의미도 없다. 보카사는 3년도 채우지 못하고 쫓겨났다.


이재명은 광복절의 의미도, 대통령 취임식의 의미도 망각한 채 새로운 형식의 취임식을 꾸미고 있다. 국민 임명식을 한다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 더위에 무슨 짓인가 어리둥절할 뿐이다.
TAG

프로필이미지

김성민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03 21:53:55

    광복절을 더럽히려는 자..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31 03:18:14

    저 도른 자의 미친 짓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won6er2025-07-30 14:53:41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에 이러겠다는 것만 봐도 임명식에 얼마나 집착하는지가 보이네요
    수해땜에 임명식 못하게 됐을때도 그 생각 뿐이었을듯

  • 프로필이미지
    honeycat2025-07-30 12:25:03

    이 정부 미친 짓은 어디까지 가려나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트럼프 "관세 25% 폭탄" 선언... 巨與 민주당의 '선거용 눈치보기'가 경제 뇌관 터뜨렸다 트럼프 "관세 25% 폭탄" 선언... 巨與 민주당의 '선거용 눈치보기'가 경제 뇌관 터뜨렸다트럼프 "한국 국회 약속 불이행... 즉각 보복"이재명 대통령은 '굴욕 합의', 민주당은 '비준 뭉개기'170석 가진 與, 야당 눈치 보며 제 밥그릇 챙기다 '화(禍)'6월 지방선거 역풍 우려한 '입법 태업'에 기업만 '곡소리''이.
  2. [칼럼] 150만 소비자를 볼모 잡은 '노란봉투'의 역설 전국 150만 명의 한국GM 차주들은 지금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차가 고장 나도 고칠 부품이 없다. 세종시 부품 물류센터가 한 달 가까이 하청 노조에 점거당해 멈춰 섰기 때문이다. 서비스센터 재고는 바닥났고, 애프터서비스(AS)는 사실상 마비됐다. 소비자의 권리가 특정 노조의 실력 행사 앞에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이 사태의 원인을 들여다...
  3. [칼럼] 미국서 큰 소리 쳤던 총리, 미국은 관세로 뺨을 때렸다 외교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된다. 며칠 전 김민석 국무총리는 미국 워싱턴에서 꽤나 위풍당당했다. 그는 쿠팡을 겨냥해 “법과 상식에 미달한다”, “미국 정부에 호소해 진실을 왜곡하는 건 반미국적이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은 기업의 불만 따위에 흔들릴 만큼 허약하지 않다”고 자신했다. 지지...
  4. [칼럼] 미국이 보낸 '독촉장'을 깔고 앉은 청와대 외교에서 ‘서한’은 무게가 다르다. 특히 동맹국 대사대리가 보낸,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편지가 아니다. ‘최후통첩’이자 ‘청구서 독촉장’이다.지난 1월 13일, 주한미국대사대리가 한국 외교부에 이 독촉장을 보냈다. 다음 날인 14일, 이 사실은 청와대와 총리실에 보고됐다. 정상.
  5. [칼럼] 국가는 '평론'하는 곳이 아니라 '조율'하는 곳이다 어제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현대차 노조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을 막아선 사태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그는 기술의 파도를 "거대한 수레"에 비유하며 "피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19세기 영국 노동자들의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까지 소환해 "어차피 올 세상이니 적응하...
  6. [PWS 스노우 스톰] '진개성' 전격 복귀... 포이즌 로즈, 역사적인 초대 위민스 챔피언 등극 [PWS 스노우 스톰] '진개성' 전격 복귀... 포이즌 로즈, 역사적인 초대 위민스 챔피언 등극2026년 1월 24일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열린 PWS(Pro Wrestling Society)의 흥행 '스노우 스톰'이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이번 대회는 다수의 타이틀 매치와 충격적인 복귀, 그리고 새로운 역사의 시작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포이즌 로즈, PWS 역사.
  7. 전병헌, 경찰 왜 김병기 0.5톤 괴물 금고 못 찾나 의문제기 김병기 의원 부부 대형 금고 소재 파악 실패와 부실 수사 의혹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경찰이 김병기 의원 부부의 대형 비밀금고를 압수수색 2주가 지나도록 확보하지 못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 대표에 따르면 해당 금고는 무게 300~500kg에 달하는 대형 내화금고 혹은 강력금고로 추정되며, 성인 남성 다수와 전문 장비가 동원되어야...
  8. 쿠팡 사태, 벤스 부통령이 김민석 총리에게 경고 미국 행정부의 치밀한 개입, 대사관 참관부터 부통령 경고까지쿠팡 사태를 둘러싼 미국 정부의 대응이 단순한 우려 표명을 넘어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가 지난 12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청문회에 방청객으로 직접 참석해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본국에 상세히 보..
  9. 관세 25% 롤백에 입 닫고 유튜브 출연한 김민석 총리 관세 롤백으로 무색해진 '핫라인', 검증 피해 유튜브로 숨은 총리미국 정부가 25% 관세 조치를 롤백하면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외교적 성과로 과시했던 미 부통령과의 ‘핫라인’ 구축이 허울뿐인 구호였음이 드러났다. 외교적 실익을 챙기지 못한 상황에서 김 총리는 예정된 신년 기자간담회를 취소하고 유튜브 방송 출연을 선..
  10. [이슈] 한덕수 '징역 23년' 공포… 박성재, '행정'인가 '내란'인가 법리 전쟁 시작 [이슈] 한덕수 '징역 23년' 공포… 박성재, '행정'인가 '내란'인가 법리 전쟁 시작- 12·3 사태 관련 박성재 前 법무·이완규 前 법제처장 첫 공판 - 한덕수 '친위 쿠데타' 규정하며 중형 선고한 재판부 배정… 변호인단 긴장 - 朴 측 "장관으로서 실무 챙긴 것일 뿐" vs 특검 "내란 가담" - 李 측 "국회 위증은 .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