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언어는 현실의 무게 앞에서 선택적으로 증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때 그의 입에서 단호하게 울려 퍼졌던 '산재'와 '주식'이라는 두 단어는 이제 침묵 속에 잠겼다. 시장이 환호하고 비판의 대상이 명확할 때 터져 나왔던 발언들이, 시장이 등을 돌리고 책임의 주체가 불분명해지자 자취를 감춘 것이다. 이는 언어가 신념이 아닌, 국면 전환용 도구에 불과했음을 방증한다.
대통령의 입에서 '산재'와 '주식'이 사라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거래소를 찾는 등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그 약속은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미국발 악재와 더불어 정부의 정책 혼선이 시장의 동력을 꺾었다. 특히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현행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천피' 공약과 역행하는 정책에 투자자들은 등을 돌렸고, 코스피는 3100선마저 위협받으며 G20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자, 대통령의 입에서 '코스피 5000'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언급은 7월 3일 기자간담회였다.
산재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접근 방식도 동일한 궤적을 그린다. 그는 과거 산업재해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하고, "건설면허 취소", "직접 찾아가겠다"는 등 극단적이고 선명한 언어로 기업을 압박했다. 이러한 발언은 대중의 분노에 편승한 효과적인 정치적 수사였다. 그러나 코레일 참사와 같이 정부의 관리 책임이 부각되는 대형 재해가 발생한 이후, 그의 강경한 언어는 힘을 잃었다. 복잡한 책임 소재와 구조적 문제 앞에서 '살인'과 같은 단순한 규정은 공허해졌고, 자연스럽게 발언의 수위도 낮아졌다.
주식 시장의 부진과 대형 산재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통치 행위의 무게를 실감하게 했을 것이다. 상승장에서는 투자자의 영웅이 되고, 민간 기업의 사고에서는 정의의 사도가 되기 쉽다. 그러나 시장이 하락하고 책임의 화살이 정부로 향하는 순간, 과거의 단호했던 언어는 부메랑이 된다. 대통령의 선택적 침묵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해결 능력의 부재와 정치적 책임 회피가 맞물린 결과다. 결국 '산재'와 '주식'에 대한 그의 요란했던 언어는 명확한 유통기한을 가진 정치적 상품이었음이 드러났다.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1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장동혁이 뺨때릴 태세전환계의 시조새 ㅉㅉㅉ
너무 역겨운 놈이에요.
비겁하고 찌질한 양아치가 댓통이라는게 슬프다.
할 줄 아는 건 선전 선동과 협박뿐. 불리할 땐 침묵과 회피. 대통령이 절대 되어서는 안 될 자였는데...
그러네요.
잼텅이 입에 달고다니던 "산재와 주식5,000"
요즘은 이 단어들이 쏙 들어갔네요.
신념과 철학이 전무하고 무식한 기회주의자의 표본
모든 말이 그저 자신을 빛내는 데만 쓰는 인간들
숟가락 얹을 곳은도 기가 막히게 찾고 그 반대도 기가 막히게 찾죠.
잘봤어요
대한민국 운이 다 했나. 이런걸 뽑는 국민 수준
매번 반복되는패턴, 축하는 지가, 책임은 나몰라라..이런 사실을 언제쯤 사람들이 알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