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새벽,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고(故) 이재석(34) 경사가 갯벌에 고립된 70대 남성 A씨를 구조하던 중 순직했다. 이 경사는 오전 2시 7분경 민간 드론 업체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경의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은 순찰차 탑승 인원을 2명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당시 이 경사는 홀로 현장에 투입됐다. 이 경사는 A씨에게 자신의 부력 조끼를 건넨 뒤 육지로 이동하던 중 실종됐고, 6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구조된 A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료들의 폭로 "지휘부가 함구 지시하며 진실 은폐"
15일, 사고 당시 이 경사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 4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해경 지휘부가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천해경서장이 유족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휘부가 이 경사의 죽음을 영웅적 희생으로만 포장하여 조직의 과실을 덮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해경 지휘부는 해당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늑장 대응' 의혹…민간업체 재신고 후 구조팀 투입
동료들은 현장 지휘관의 늑장 대응이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경사는 현장에서 무전으로 추가 인력 투입을 요청했으나 즉각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동료들은 "팀장이 휴게시간을 마치고 복귀했는데도 상황을 공유하지 않았다"며, "최초 신고를 한 드론 업체로부터 '물이 많이 찼다'는 연락을 다시 받고서야 심각성을 인지하고 출동했다"고 말했다. 최초 출동 후 구조 인력이 추가 투입되기까지 지휘 공백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안전수칙 무시·책임회피 논란, 채상병 사건 연상
이번 사건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무시된 점과 사건 이후 지휘부의 책임 회피성 대응 논란이 불거진 점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상병이 구명조끼 없이 급류에 투입되어 사망한 것처럼, 이 경사 역시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채 홀로 위험한 현장으로 갔다. 또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하기보다, 조직적으로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는 점도 두 사건의 닮은 점으로 거론된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해경이나 경찰이나, 이젠 그냥 직장인
소명이나 뭐니 거창한 건 개나 줘버림
위험한 곳으로 부하 보내고 나몰라라 한건가요?
윤정권 때 발생한 일이었다면
지금쯤 나라안이 들썩들썩 했을 겁니다.
언론도 만주당도 시민단체도 그다지 관심 없는 듯
시끄럽지가 않아요.
선택적 정의가 영락없이 적용되지요?
특검으로 진실규명을 원하지만
채상병 때와는 다르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네요.
채상병 사건과 똑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