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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쓸데없는 일엔 '성실'하고, 해야 할 일엔 '겁쟁이'인 정부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6-01-17 17:15:15
  • 수정 2026-01-17 17:44:18

  • 국방 예산은 펑크 내고 노동신문 구독·북한 농산물 수입엔 열심
  • 美"반도체 관세 100%"는 명백한 블러핑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또 기업 팔 비틀까 걱정
  •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뒤바뀐 나라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국익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세상에는 두 부류의 무능이 있다. 게을러서 망치는 부류와, 엉뚱한 곳에서 너무 부지런해서 망치는 부류다. 불행히도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후자다. 해야 할 일은 외면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는 목숨을 건다.


나라가 어디로 가려는지, 국방부에 지급되지 않은 미지급 예산이 2조 원에 육박한다는 황당한 뉴스가 들린다. 장병들 밥값과 무기 대금을 떼먹는 정부가, 다른 쪽에서는 기이한 열정을 보인다. 통일부는 연간 수십억을 들여 노동신문을 구독하고, 일선 기관과 도서관에 일일이 전화를 돌려 일반자료로서 북한 노동신문 열람을 허용했는지 점검했다고 한다. 


게다가 겨울에 뗄감도 없는 민둥산이라 나올 것도 없는 북한에서 농산물을 수입하겠다고 설친다. 그 농산물이란 게 중국산을 포대만 바꿔치기한 ‘택갈이’일 가능성이 농후하고, 비싼 값에 사줘 봐야 정권 유지비로 들어갈 게 뻔한데도, ‘남북 교류’ 실적을 쌓겠다고 혈안이 돼 있다. 아군 밥그릇은 걷어차고 적군 지갑 채워주는 일에만 유독 성실하다.


이 거꾸로 된 성실함이 경제 외교로 넘어오면 ‘자해(自害)’가 된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내정자가 “미국에 투자 안 하면 한국 반도체에 관세 100%를 물리겠다”고 협박했다.


그렇치 않아도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 달러(약 54조 원) 투자로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과 R&D 시설을 건설하며 2026년 조기 가동을 앞당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 7000만 달러(약 5조 7000억 원)를 투자해 AI 메모리(HBM)용 첨단 패키징 공장을 2028년 양산 목표로 짓는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상식적인 정부라면 코웃음을 쳐야 맞다. 이미 천정부지로 오른 램가격에, 빅테크들 기업이 하루라도 빨리 물량을 계약하기 위해 강남의 호텔에서 장기투숙까지 하며 목을 빼고 기다리는 국산 메모리 반도체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이건 명백한 ‘블러핑(허세)’이다. 한국산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램이 없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하는 건 엔비디아, 구글, 애플 같은 미국 기업들이다. 100% 관세를 때리면 미국 AI 산업이 먼저 질식한다. 러트닉의 발언은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스트벨트 표심을 자극하려는 전형적인 ‘정치 쇼’다.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리면 된다. 무대응이 상책이다.


그런데 두렵다. 이 정부가 또다시 ‘쓸데없이 부지런함’을 발휘할까 봐서다. 미국의 허풍에 지레 겁을 집어먹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들을 소집해 “미국이 화났으니 공장 더 지으라”며 등을 떠밀 것이 눈에 선하다. 꽃놀이패를 쥐고도 상대의 헛기침 한 번에 판을 엎고 지갑을 열까봐 말이다.


우리는 이미 관세협정에서 그 무능을 목격했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관세 장벽을 높일 때, 정부는 “합의문도 필요없을 만큼 잘된 협상” 운운하며 받은 것 없이 내주기만 했다. 그 결과 자동차 무관세 혜택은 사실상 증발했고, FTA는 한쪽만 꿀을 빠는 ‘사문화된 조공 문서’가 됐다. 그때 미국의 관세 요구가 이미 FTA의 종결을 의미한다며, 미국에게만 유지하는 무관세 혜택을 지적해 “이럴 거면 판 깬다”고 버텼어야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할 일은 기업을 압박하는 게 아니라, 미국에 “관세 때리려면 때려라. 대신 미국 빅테크들이 겪을 반도체 대란은 너희 책임이다”라고 점잖게 경고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부에게 그런 배짱을 기대하기란 난망하다. 북한에는 퍼주지 못해 안달이고, 미국에는 알아서 기느라 바쁘다. 정작 챙겨야 할 국군 장병과 자국 기업은 찬밥 신세다. 


러트닉의 협박보다 더 무서운 건, ‘뭣이 중헌지’ 모르는 정부의 왜곡된 부지런함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마라.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당신들이 움직일 때마다 국익이 깎여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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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19 04:21:31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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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17 20:40:23

    칼럼과 같은 결로 이씨가 해외순방 나갈때가 숨통이 트여요 어깨도 가볍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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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17 20:13:31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가 국가적 리스크가 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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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17 20:05:04

    관세가 1천 프로가 되도 자기가 감옥 안 갈 수만 있다면 나라라도 통채로 바칠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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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17 18:21:47

    진짜 순도 100%로 드는 생각,
    "이정권 애들, 제발 가만히나 있어라"
    나라의 모든 것들을 흔들고 비틀고 뒤섞어서
    엉망진창을 만들어 대면서
    선동질과 자랑질을 사방팔방으로 해요.
    제정신인 사람들도 미치게 만드는
    악귀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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