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경찰 기동대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움츠렸던 여권 잠룡들이 서서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석방으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헌재가 예상대로 이번 주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선고할 경우 조기 대선이 즉시 시작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 지난 10일 부산에서 연 북 콘서트 이후 엿새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선다. 한 전 대표 측은 불교·천주교계 예방 일정도 추진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등 대구·경북(TK) 일대를 찾은 데 이어 17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보수정서를 공략하는 모양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8일 TK 지역을 방문한다. 유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 행보를 거론하면서 "(보수층) 빈집 털이를 막고 중원에서 이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에 이어 저서 출간을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출간 시기를 다음 주 이후로 잡았다.
오 시장은 오는 24일 저서 '다시 성장이다'를 펴낼 예정이다. 홍 시장은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의 출간 시기를 당초 오는 21일에서 탄핵 심판 선고 이후로 미뤘다.
오 시장은 헌재의 선고가 예상되는 이번 주 별도의 외부 일정을 잡지 않았으며, 홍 시장도 조기 대선 관련 일정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이번 주에는 공식 업무만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의 경우 전국 순회 북 콘서트와 대학 강연 등을 계획했다가 종교계 방문 일정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주자들의 속도조절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지지층을 가급적 자극하지 않으면서 헌재의 선고 결과에 따라 운신의 공간을 확보해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나온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37%가 차기 주자에 대한 의견을 유보한 만큼, 탄핵이 인용될 경우 당심(黨心)이 어디로 흐를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로 고려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