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헌재·대법관 동시 지명…민주당 “정치적 기습” 당혹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인사에 대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전격적으로 후보자들을 지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상 ‘기습적 발표’로, 야권이 의회 내 헌재 인선 지연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마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헌법재판관으로, 마용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대법관으로 임명했으며, 열흘 뒤 임기가 만료되는 문형배 헌재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후임으로 각각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번 인선은 예상보다 빠르고 전면적이었다. 특히 이완규 처장의 헌재행은 검사 출신의 보수적 인사라는 점에서 야권의 거부감이 극심한 인물이다. 하지만 여권은 국정 공백과 헌재 마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발표문에서 “경제부총리 탄핵안이 언제든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는 상황이고, 경찰청장 탄핵심판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헌재의 추가 결원은 대선 관리와 추경 준비, 통상 대응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례적인 속도와 절차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여야 협의나 청문 절차 이전에 일방적으로 발표해놓고 국회 책임으로 돌리겠다는 프레임”이라며 “헌재와 대법원이라는 양대 사법기관 인사를 한날 한시에 몰아붙인 건 정치적 의도가 명백하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이 인사로 인해 다시 ‘수 싸움’의 주도권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