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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대안, 평점을 주다 : 한동훈·이재명·전병헌·이낙연, 그리고 무능한 야당들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08-29 13:11:25
  • 수정 2024-09-10 13:14:13

2026년 의대증원을 놓고 이어지는 출구없는 갈등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의대증원 자체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의협과 정부의 갈등에 대해 똑 부러지는 솔루션을 못내고 있다.
이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을 비교하고 평가해본다.

8월 29일 현재 의료대란을 놓고 플레이하는 정치권들의 입장에 본지가 주관적으로 평점을 매겨보았다.




윤석열 - 선의의 시도, 악의의 결과. 국민저항은 내가 옳다는 반증? 




의료개혁은 당위성으로 밀어붙이고, 의료대란에 대한 대책은 없는 상황.

추진 과정에서 국민·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충분한 설득이 부족하다.

'의료 뺑뺑이'에는 '저항을 피하지 않는 개혁가'의 자아도취로 해결하려는 기이한 정신승리의 행태를 보여준다. 

경증 환자를 분산한다며 응급실 본인 부담율을 90%인상하게 하는 등 사회갈등의 비용을 국민에게 치르게 하는 병적인 국가주의자이며 아마추어 행정가로 판단된다.

정책을 특정 대상과의 승부 정도로 이해하는 검사 특유의 아집이 있다.

그러나 역대 정부가 포기한 개혁을 과감히 추진한 선의를 평가할 만 하다. 

(★★★)



한동훈 - 반대를 위한 반대, 국정무지 포퓰리즘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걱정과 불안감도 잘 듣고 반응해야 한다"라며 대안으로 의대 증원 1년 유예를 제시한 상태.

갈등을 잠깐 미뤄놓기만 할 뿐 별다른 대안이 되지 못하는,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1/2)



이재명  -  의료서비스의 정치적 이용, 갈등과 정치적 이익만 추구 




"한동훈 대표가 의대증원을 유예하자고 한 것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 의료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상반기에 ‘응급실 뺑뺑이’ 때문에 사망한 분들이 작년보다 훨씬 늘었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응급실에 가지도 못하고 앰뷸런스 안에서 발만 구르는 환자와 가족들이 너무 많을 것”


당청갈등에 이간질을 하려는 노골적인 정략을 숨기지 않으며, 분노·혐오 감정을 일으켜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선동가 행태이다.

가장 큰 문제는 닥터헬기 이용이나 의료대란 중에도 코로나19를 핑계로 입원을 하는 등의 의료서비스의 정치적 남용이다. 

(별점 없음) 



전병헌 - 책임과 대안의 단단한 콜라보    




"증원 결정이 된 지 1년여가 지난 시점에 한동훈이 증원 유예를 뒤늦게 들고 나온 것은 이해가 안 가는 대목"

"의료 개혁은 역대 어느 정부도 의사 파업 협박으로 시도조차 못 한 첨예한 현안. 윤 정부가 의대증원 문제를 제기했을 때 민주당도 쌍수를 들어 환영했던 것"


단순한 양비론이나 야당특유의 관성적인 반대에 빠지지 않고 확실히 정부의 손을 들어준 점이 참신하며, "민주당은 의사들의 파업과 수련의들의 이탈에 대해 어떤 반응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며 현의료대란이라는 현실은 외면하는 치사한 정치를 해왔다"라며 날카로운 비판을 보여줌.


"수많은 희생과 사회적 비용을 이미 상당하게 치른 시점에 이제 와서 유일한 개혁을 유예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사실상 붕괴나 다름없는 레임덕에 빠질 것"


당리당략을 넘어 국가적 불행을 야기하는 레임덕을 우려하는 등의 책임 있는 중견 정치인의 입장을 보여주었다. 

(★★★★)



이낙연 - 의료계까지 동의한 유일한 대안, 만랩총리의 관록   




수차례 의료개혁이 연착륙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왔다. 

지난 22대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벌어진 의대생과의 토론에서 막힘 없는 설명을 하면서 이해당사자인 의대생을 설득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화를 일부 옮겨본다.


의대생 : 윤석열 정부가 (의대생) 2천명 증원을 못박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낙연 : 의과대학생이세요?

의대생 : 그렇습니다. 

이낙연 : (2000명이) 현재 입학정원의 65%잖아요. 단번에 65%늘리지 말고, 매년 연차적으로 늘려가라. 처음 몇 년 동안은 15%~20%사이. 480명에서 620명 그 선이에요. 늘어나는 분은 지방의료기관에. 왜냐면 지방의료공백이라는게 큰 현안이기 때문에.  그 다음에 10% 지방공공의료원 만들어서, 10+5. 10년은 그 기관에서 의무복무하고, 5년은 지방에 있는 다른 의료기관에서 복무하도록 의무기간을 주면서 혜택을 줘라. 그런거 등등의 5개항을 제가 3번이나 발표했어요. 

의대생 : (감탄)


요약하면, 의료계의 우려는 사회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서, 증원된 의료인력은 지방 의료공백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자는 것. 

의료개혁의 원래 취지를 살려낸 대안이다.


'의료계조차 동의했다'는 현실적인 개혁안은 현재까지 이낙연의 대안이 유일하다.

이것이 만랩 책임총리의 관록이다. 

(★★★★1/2)



즉흥적으로 의대생을 설득해내는 스킬 


그리고, 무능하고 대책 없는 야당들 


제3지대 정당들의 논평을 전수조사해보았다. 


개혁신당

관련논평이 없었다. 

이준석 의원의 언론인터뷰를 분석해보면, 의대 증원은 '낙수의사론'으로 규정하고, 지역거점에 국립암센터 등을 설치하자는 정도의 대안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자체는 해당 이슈에 무관심한 모습이고 이준석 의원의 즉흥적으로 보이는 개인적인 코멘트 정도. 그러나 '낙수의사론' 워딩은 의대증원의 빈틈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


 

조국혁신당

두개의 논평이 있었다.

하나는 의료대란에 대한 대안 대신, '중증 필수 진료과의 몰락과 지역 간 의료격차는 우리나라 의료의 상업화와 취약한 공공의료'라는 새로운 문제제기를 하는 내용이었다. 

새로운 아젠다를 던질 수는 있으나 지금 국가의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을 어쩌라는.


또 하나의 논평인 '정부는 의정 갈등, 의료계 갈등을 방치하나'는 몇 줄 안되는 문장에서 '천공'을 호출하거나 '윤석열은 갈등을 즐기고 있냐'는 등의 대책 없는 징징거림이 느껴졌다.

(별점없음)



진보당 

관련해 꽤 많은 논평이 있었는데, 모두 국정에 대한 책임있는 대안 보다는 일방적으로 정부에 대안제시를 주문하는 식의 만년 야당스러운 내용들이었다.

어찌되었건 양적인 면에 점수를 후하게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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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12342024-09-05 06:20:53

    너무 좋다.
    이런 식으로 비교를 해야, 정책 대책 대충 넘어가려는 태도에 경각심을 줄 수 있죠. 개별적으로 말 할 때 부족함이 잘 안 보이다가 동시 비교하면 확실하게 보이고, 또 하나 다른 사람이 준비 한 정책을 가져가는데, 원 출저가 있다는 것도 확인 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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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9-03 07:37:52

    찍어누르자는 인간, 미루자는 인간, 아무 생각 없는 인간 셋이 거대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게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반면 새미래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는데 소수에 원외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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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8-31 09:38:38

    무능한 정치인들 너무 많아 문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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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08-31 08:50:05

    와 찢샠 유튭이나보는 닭대갈 정알못들에게 보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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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ame26782024-08-31 00:55:56

    "평점을 주다" 내용이 좋아서 따로 카테고리 만들어야 하지 않나요?
    사안에 따른 정치인의 관점과 대안 제시 정리를 통해 능력치 비교도 되니까 정치인 보는 안목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윤갑희 기자님 너무 멋진 거 아니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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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rumi2024-08-29 22:45:51

    사안에 대한 각당 정치인의 입장을 잘 정리해주셨고 형식도 영화평론가들의 별점 평점글처럼 재미있었어요. 다 조사하고 분석하느라 고생하셨어요. 덕분에 아주 편리하고 재미있게 파악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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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bteap2024-08-29 21:16:24

    명쾌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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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ezoo2024-08-29 18:18:56

    가독성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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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oyong2024-08-29 14:27:02

    역시  윤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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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4-08-29 13:33:53

    중앙지 기자들은 무얼하고 있는지 몰라. 프레임 메이커가 중앙지 반열에 오르면 언론지향에 변화가 올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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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4-08-29 13:31:17

    어쩜 이렇게 디테일하게 평가와 평점을. 역시 윤갑희 기자님이십니다. 홧팅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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