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전 장관 통일교 유착 의혹과 '벌초 알리바이'의 모순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이 15일 통일교 관련 시설 10곳과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자택 및 국회 의원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8월 민중기 특검 조사 당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 전 장관을 포함한 여야 정치인 5명에게 명품 시계와 수천만 원대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사건을 이첩받은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한학자 총재와 윤 전 본부장, 그리고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임종성, 김규환 전 의원을 피의자로 적시하고 물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의혹이 불거지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장관직에서 자진 사퇴했으나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전재수 의원이 한학자 총재의 자서전을 들고 사진 촬영에 응했다 (출처 전재수 페이스북)
정치자금 사용 내역으로 흔들리는 2018년 9월 행적
전 전 장관은 통일교 행사 참석 의혹에 대해 2018년 9월 9일 당시 고향인 경남 의령에서 벌초를 하고 있었다며 페이스북에 사진을 공개하고 강력히 반박했다. 그러나 당일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 전 장관 측은 부산의 한 냉면집에서 3만 3천 원을 결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식당은 의령에는 없으며 전 전 장관이 지역구 활동 시 자주 찾는 곳이다. 이는 새벽에 벌초를 마친 후 부산으로 복귀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같은 날 저녁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교 5지구 신한국지도자 초청 만찬에 참석했을 개연성을 높인다. 통일교 내부 문건인 ‘특별보고’에도 전 전 장관이 해당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협조를 약속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전 전 장관 측은 식사는 수행원들이 한 것이라 해명했으나, 의원 본인의 알리비와 배치되는 물증이 드러나며 해명의 신빙성이 타격을 입었다.
한학자 총재의 자서전 '평화의 어머나' (인터넷 서점 갈무리)
한학자 자서전 들고 사진 찰칵
전 전 장관은 윤 전 본부장이 진술한 명품 시계 수수 의혹에 대해 "30세 이후 시계를 찬 적이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또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한학자 총재의 자서전을 들고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지역구 어르신들의 요청에 응한 통상적인 선거 운동이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단순한 지지자와의 사진 촬영을 넘어 구체적인 금품 제공 진술과 당일 동선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진보 진영의 핵심 인사로서 도덕성을 강조해 온 전 전 장관이 명확한 반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직원이 식사했다"는 식의 해명에 그친다면, 특검에서 시작된 이번 비리 의혹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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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탈환 실패
민주당은 얼마나 더 국민들을 우롱할거냐
전재수가 민주당적을 달고 크게 잘못한 일은
친명갈이는 했으나 찐명은 못 됐다는 것이 아닐까.
돈을 먹고 시계를 받았으려면 정동영 급이 됐어야 했음.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