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출발한 코스피 (서울=연합뉴스)
"환율이 폭등해서 모든 국민들의 재산 7%가 날아갔다." 서슬 퍼런 이재명 당시 대표의 목소리는 광장을 가득 채웠고,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던진 선동의 언어는 날카로웠고,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오늘, 원/달러 환율이 1475원을 터치하는 순간 대통령이 된 그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거의 그가 던졌던 비판의 부메랑은 시공간을 정확히 거슬러, 현재의 그를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환율은 폭등하는데 코스피는 4100을 돌파하는 기현상. 이것이야말로 정쟁과 선동에만 유능하고 현실 정치에는 무능한 민주당의 민낯을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누군가는 이 기묘한 주가 상승을 두고 자신들의 치적인 양 포장하며 또 다른 선동의 소재로 삼을 것이다. 그러나 이 화려한 숫자의 이면에는,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는 원화 가치에 대한 공포와 자산을 지키려는 국민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이 숨어있다. 이는 경제 성장의 증거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가장 위험한 신호다.
이런 종류의 '무능의 경제학'은 이미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 세계에 훌륭한 시범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자국 통화의 신뢰를 무너뜨리면서도 주가지수를 폭등시키는 마술을 부렸다. 만약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우리는 에르도안을 21세기 최고의 경제학자로 불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는 그의 정책을 실패한 포퓰리즘의 전형으로 기록한다. 자국 통화에 대한 믿음이 사라질 때, 주식 시장은 투자의 장이 아니라 최후의 도피처일 뿐이다.
민주당은 위기를 관리하고 경제의 본질을 다루는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정치'의 영역에서 언제나 무능했다. 대신 그들은 단순한 지표와 자극적인 구호로 현실을 왜곡하고 대중을 기만하는 '선동'의 기술에만 통달해왔다. 과거 환율 폭등을 비판하며 정의의 사도인 양 행세하던 대통령의 모습과, 오늘날 같은 위기 앞에서 경제 성장을 운운하는 모습의 간극이야말로 그들의 본질을 증명한다.
정작 검찰의 어이없는 대장동 상고 포기로 무려 7천억 원이 환수 불가 상태가 되어 결과적으로 국고에 큰 손실을 끼치게 된 상황에도 아마 대통령은 여전히 치킨값, 바나나값 잡으시느라 고군분투 중이신가 보다. 세 번이나 체결됐다며 요란하게 홍보했던 '양치기 소년' 관세 협정은 이번에도 역시 팩트 시트 한 장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이런 난처한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정쟁과 선동에만 특화된 인물이 정작 책임과 능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국정 운영의 자리는 꽤나 버거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시 묻는다. 과거의 그토록 날카롭던 비판의 목소리는 어디로 갔는가. 그가 경고했던 '국민 재산의 증발'과 '정치적 불확실성'의 책임은 이제 누구에게 있는가. 혹시 대통령의 자리는, 과거의 자신을 완벽하게 잊게 만드는 편리한 기억상실 장치라도 되는 모양이다. 국민들은 그 선동의 끝이 터키의 길과 맞닿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 못 이루고 있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1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미약하나마 원고료 보냅니다.
맞는말입니다. 고맙습니다
맞는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윤석열더러 무능한 대통령이었다고 했던 거 미안할 정도로 이재명은 역대급이죠
과연 그 범죄자가 왕관의 무게를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5년까지 갈 것도 없다고 봅니다
빚내서 투자하는 사람들 불안해 죽겠네요. 잼프 덕분이다 찬양하며 영끌해서 레버리지 투자하던데 다 한강에서 모일까 걱정입니다. 환율도 실질환율은 1600원 넘는다던데 국가부도의 날이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인지... ㅠ
정쟁과 선동에만 유능하고 현실 정치에는 무능한 민주당과 정부.. 결국 피해는 국민이 보고 있어요 대한민국 살려ㅜㅜㅜ
기사 감사합니다.
하 진짜 명포티 저것들 지겨워 죽겠다. 나라 경제 망해가는거도 모르고..
일잘한다는 가짜뉴스로 여기까지 온..ㅋㅋ
탄핵사유가 차고넘쳐요
환욜폭등을 폭등이라 못하고 터치라고 말장난 하는 쓰레기 같은 정부
모든 것은 나만 유리하게 나만 누려야 되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