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저렇게 어린 학생들이, 전과자가 될 위험을 무릅쓰고, 시대착오적 이념을 위해, 저렇게 열심히 시위를 할까? 본지 취재 결과 이는 잘못된 질문이자 접근법이었다.
대진연은 과격 친북 학생들이 모인 곳이 아닌, 과격 친북 학생을 ‘만들어내는’ 곳
대진연의 네이버 블로그엔 ‘나를 바꿔 세상을 바꾸자’라는 게시판이 있다. 쉽게 말해 ‘공개 자아비판 게시판’이다. 게시글을 읽다 보면 대진연은 원래 친북 사상을 갖고 있던 학생들을 모집하는 단체가 아닌, 철저하게 과격 단체행동에 최적화된 활동가를 ‘만들어내는’ 단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네이버 블로그 모습
‘나를 바꿔 세상을 바꾸자’는 공개 자아비판 게시판
총 79건의 글이 있고, 그중 61건이 공개 자아비판 글이다. 첫 게시글은 2019년 8월이고 마지막 자아비판 글은 2024년 4월에 게시되었다. 처음 읽으면 활동일지 게시판으로 착각할 수 있다. ‘뒷담화를 근절하자’ 같은 내용에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계속 읽다 보면 끔찍함을 감출 수 없다. 대진연이 대학생들을 어떻게 세뇌하고 비인격화해 집단행동 기계로 만들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전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치심을 유발하는 공개 자아비판 글을 통해 신입 회원들의 성격 개조를 시도하는 정황도 보인다. 이곳의 공개 자아비판 글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쓰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대진연의 활동 방식, 회원들의 연령대, 게시판의 맥락상, 그 가능성은 낮다고 추론할 수 있다.
자유와 방황을 즐겨야 할 대학생들 상대로 극단적 집단주의 강요 및 주입
대진연은 대학생 회원들의 자유와 개성을 엄격하게 단속하고 철저한 집단주의, 전체주의를 추구하고 있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단체의 정체성이 대학동아리와 정치결사체 사이 오가고, 학생들의 생활비까지 책임져 주는 단서도 찾을 수 있었다.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 몇 가지를 아래 추려보았다.
자아비판 이유 “집단보다 개인을 더 우선시했습니다.”
고된 수험생활을 끝내고 자유를 찾은 대학생이면 그 어느 때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할 때다. 아래 글을 쓴 회원은 집단보다 개인 일정을 우선시했다고 공개 자아비판 글을 쓰고 있었다.
아래 회원은 자유주의와 자기중심성이 강하다고 자책하며 자아비판 글을 쓰고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예술가, 기업 창업가들은 자유주의와 자기중심성이 강하다. 본인의 성향이 그렇다면 성격에 맞는 진로를 찾아 나서야지 대진연의 이념을 위해 본인의 성격을 고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아래 회원은 옷이 많다고 자책하고 있었다. 옷과 패션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이라면 훌륭한 패션 산업 종사자로 성장할 수 있다. 이렇게 대부분 개인 취향과 관심사로 넘어갈 사안을 놓고, 고등학교 갓 졸업한 대학생들이 자책하며 자아비판 글을 쓰고 있었다. 대진연 학생들의 옷차림이 왜 다 비슷비슷한지도 이제 이해된다.
아래 자아비판 글은 좀 다르다. 해당 회원이 잘못한 것이 맞기 때문이다. 후배가 특정 취향을 고집하며 자기 치장에 소비한다고 주변에 험담하고, 따돌린 정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글조차도 대진연의 내부 문화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다시 확인해 준다. 모난 돌이 철저하게 정 맞는 비민주적 문화임을 알 수 있다.
대진연은 대학생 동아리인가 정치결사체인가? (회원모집 할 땐 대학동아리처럼, 활동할 땐 구국의 정치결사체처럼 운동한다.) 아래 회원은 대진연에 한 발만 걸쳤다며 자아비판 글을 쓰고 있었다. 대진연에 ‘올인’한다는 것은 학업, 생계, 취업을 포기한다는 것일 텐데, 대진연은 활동가들의 생활비를 책임져 주는가?
물론, 군대와 같이 특수한 조직은 비상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엄격한 규율, 상명하복, 집단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대진연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 중요해진다. 대진연은 대학동아리인가 무력 정치결사체인가? 젊은 대학 시절을 다 바치며 본인의 성격을 개조해야 할 만큼 중요한 대학동아리가 세상에 존재하는가.
공개 망신을 주는 자아비판은 그 수법도 나쁘지만, 젊은 대학생들의 개성과 인격을 훼손하고, 집단행동 기계로 만들려는 의도도 훤히 보인다. 이렇게 자아비판 글을 써야 했던 학생은 서서히 본인의 정체성을 잃어가며 대진연에 복무하다 사회 초년생이 되기도 전 범법자가 되는 흐름도 맥락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학생들의 가족은 이 게시판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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