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제2의 아관파천이 될지도 모르는 이유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7-02 16:38:37
  • 수정 2025-08-05 04:13:57

<그래픽 : 박주현>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자칫 제2의 아관파천이 될지도 모르는 이유


역사는 같은 실수를 다른 무대에서 반복한다. 130년 전 그 새벽처럼.


1896년 2월 11일,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했을 때 서구 열강들은 아프리카라는 사냥감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북극곰의 남하만큼은 놓치지 않았다. 조선 황제가 러시아 품에 안겼다는 소식. 이보다 명확한 '팀 선택'이 어디 있을까.


오해였다. 그러나 오해가 때로는 진실보다 치명적이다. 러시아의 남하를 원하지 않는 서구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일본은 "조선 구원"이라는 포장지로 침략 욕심을 감쌌고, 서구열강은 모르는 체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벌어진 러일전쟁과 한일병탄. 고종의 오직 '자신만을 위한' 생존 본능은 민족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2025년 지금,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초대장을 받고 긴밀히 소통중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무대만 바뀌었을 뿐 각본은 그대로다. 워싱턴과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는 듯하지만, 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는다. 자신에게 무기를 제공하면서 직접 도왔던 이란이 폭격을 당할 때 러시아는 그저 '깊은 우려'를 보냈다. 반대의 경우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또한 미국의 절묘한 거리두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 나토는 러시아 위협론에 겁먹은 척하며 미국 품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결국 워싱턴의 레이더에 진짜로 포착된 목표물은 오직 중국뿐이다.


그렇다면 이재명의 베이징행은? 워싱턴 문턱도 넘지 못한 채 시진핑 옆자리에 앉는 순간, 전 세계가 읽을 메시지는 하나다. "우리는 미국 편이 아니다."


혹시 이것이 민주당의 의도된 게임일까? 국내 정치에서 '반미 자주파' 이미지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그렇다면 이는 고종보다 더 위험한 도박이다. 고종의 선택이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재명의 선택은 정치적 생존을 위해 국가적 생존을 담보로 거는 것이다.


130년 전 러시아 공사관 침실에서 고종이 꾼 악몽이 중국 전승절 행사장에서 재현되려 한다. 한 걸음의 차이가 나라 운명을 가르는 기로에서, 우리는 또 어떤 선택을 목격하게 될까?


TAG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0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4 11:52:50

    답답하고 암담하고 할수 있는게 없으니 더 괴롭고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5-07-03 12:45:17

    이재명 멀미에서 벗어나고 싶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3 09:18:08

    정치적 생명을 담보로 한게 아니라 그냥 돈 줄 잡아 눈치보고 간 보는거죠.. 천박하고 의식이라곤 없는 것.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3 06:53:04

    글을 너무 어렵게 써서 주어찾아 한참을 읽었네요. 무슨 의도인줄은 알겠는데..
    걱정됩니다. 아무도 제지하지않는 이 상황들이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2 21:57:26

    을사년.. 이 질긴 역사가 진짜 또 반복되는 걸까요. 우려됩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toto91052025-07-02 21:06:23

    이러다가 우리 땅에서 다시 전쟁날까봐 무섭네요 ㅠㅠ

  • 프로필이미지
    wiinp72025-07-02 20:48:40

    설마 구한말2가 되진 않겠죠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2 20:34:50

    진짜 걱정스럽습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2 19:01:31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떠 오르네요 ㅠ
    어쩌다 이 지경이 된건지 ㅠ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02 18:11:34

    정말이지 공포스럽습니다.
    지 혼자 살자고 중국품속으로 들어가려는가?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6.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7.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8.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새미래민주당, 남욱 소유 500억대 강남 땅 앞에서 최고위원회의 개최 새미래민주당 “남욱 소유 500억대 강남 땅, 정권이 범죄수익 보장해준 꼴”정권의 대장동 일당 범죄수익 7800억 원 보장 규탄새미래민주당은 11월 19일 대장동 일당의 핵심인 남욱 변호사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500억 원대 부동산 앞에서 제101차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전병헌 대표는 이곳이 범죄수익 300억 원으로 매입돼 현...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