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윤갑희 칼럼] '그놈의 고기타령', 북한 '이밥에 고깃국'타령과 뭐가 달라?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7-23 13:35:21

이재명 대통령께서 하사하신 말씀에 따르면, 그가 베풀 소비쿠폰 덕에 “어려운 사람들이 수박 한 번 사 먹고, 애들 고기 좀 먹일 수 있게” 된다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글쎄, 어디서 들었을까.

재명이네 마을에서 들었겠지. 


고기 먹고 행복해할 국민수준인가? (그래픽-가피우스)

참으로 눈물겨운 은혜이자, 자애로운 군주의 풍모다. 그의 발언을 곱씹을수록, 주권자를 향한 서늘한 경멸과 오만한 시혜 의식이 뼛속까지 느껴진다.


이 대통령의 세계관에서 ‘어려운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 그들은 존엄을 가진 주권자가 아니다. 그저 수박 한 통에 감격하고 고기 몇 점에 시름을 잊는, 원초적 욕구로만 움직이는 단순한 객체일 뿐이다. 이는 빈곤의 복잡다단한 고통을 ‘먹는 문제’로 납작하게 눌러버리는 지적 오만이며, 지폐 몇 장으로 민심을 살 수 있다고 믿는 정치적 타산이다. “이거나 먹고 잠자코 있어라”는 속내를 ‘민생 회복’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로 감싼 것과 무엇이 다른가.


진정 어려운 사람을 위한다면, 왜 그들에게 자원을 집중하지 않는가? 왜 피해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국민에게 돈을 뿌려야 하는가?  답은 명백하다. 특정 계층을 돕는 것은 정책이지만, 모두에게 뿌리는 것은 표를 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은 이미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소비로 이어진 것은 30%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은 허울일 뿐, 실체는 세금으로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매표 행위’의 극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더욱 섬뜩한 것은, 이 ‘수박과 고기’ 타령이 반세기 전 북녘의 독재자 김일성이 인민을 기만했던 ‘이밥에 고깃국’이라는 구호와 소름 끼치도록 닮아있다는 점이다.  자신은 권력의 정점에서 모든 것을 누리면서, 인민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식량을 약속하며 위대한 시혜를 베푸는 듯한 그 모습. 김일성의 약속이 60년 넘도록 공허한 메아리로 남아 체제 선전용 주문(呪文)이 되었듯,  이 대표의 ‘고기 약속’ 역시 민생 해결이 아닌, 선거를 앞둔 정치적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주권자인 시민은 이재명 대표가 베푸는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그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고기 몇 점에 감사하며 머리를 조아리는 존재가 되기를 거부한다. 필요한 것은 경멸이 담긴 소비쿠폰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동등한 주권자로 존중하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정한 정치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9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minn19712025-07-24 07:30:09

    결국 저 나르시시즘 때문에 파멸의 길로 간다고 봅니다. 우라질 범죄자새끼!
    [나르시시즘에 쩐놈의 주요 특징]
    -자기중심성 : 자신의 능력, 외모, 성취를 과대평가하며 타인을 무시하거나 착취하는 경향이 있음.
    -허영심과 과대망상 :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타인의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함.
    -리더십 문제 : 겉으로는 유능해 보이지만, 실제 능력은 부족하며 조직에 해를 끼칠 수 있음.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7-23 20:59:57

    혼자 다른 세상에 사나봐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3 16:58:49

    이재명 꼬라지보면 지금 우리나라에 수해 그런거 없는줄 알겠어요 생긴대로 살지 뭔 연예인병에 걸려가지고 굿즈나 만들고 자빠졌음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3 16:50:49

    결국 다 세금으로 갚아야 할 돈.. 현금도 아니고 소비쿠폰.. 정말 꽁돈이라고 생각하는건지.. 한숨만 나온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honeycat2025-07-23 15:17:43

    지는 전용기타고 수해 현장가서 헛소리한 것도 다뤄주세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3 15:14:48

    제발 돈 쓰고 싶어 죽겠으면 꼭 필요한데도 좀 쓰면 안되나. 기분만 내고 앞일은 어찌되든 ㅠㅠ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honeycat2025-07-23 14:51:00

    이 푼돈 뿌리는게 무슨 나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저렇게 수령님같은 짓을 할까요? 그 대신에 수해입은 사람들에게나 집중 지원했다면 제가 하루 정도는 대통령 칭찬했을텐데요.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5-07-23 14:20:54

    이정부 하는 짓보면 50. 60년대 생각하고 정책, 행정을 하는 사람들 같음.
    먹는 타령, 먹는 모습 홍보, 시혜나 베풀듯 뭐뭐 사먹어라
    예전 유행어로 아더메치, 구역질이 올라옴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7-23 13:59:10

    그래 잘 먹겠다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6.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7.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8.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새미래민주당, 남욱 소유 500억대 강남 땅 앞에서 최고위원회의 개최 새미래민주당 “남욱 소유 500억대 강남 땅, 정권이 범죄수익 보장해준 꼴”정권의 대장동 일당 범죄수익 7800억 원 보장 규탄새미래민주당은 11월 19일 대장동 일당의 핵심인 남욱 변호사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500억 원대 부동산 앞에서 제101차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전병헌 대표는 이곳이 범죄수익 300억 원으로 매입돼 현...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