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재명은 이러한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부부장은 19일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의 협의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을지국무회의에서 밝힌 "작은 실천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그 구상에 대하여 평한다면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신뢰 회복'을 기반으로 한 남북 관계 개선 구상에 정면으로 재를 뿌린 것이다.
그는 문재인 정권과 윤석열 정권 모두를 싸잡아 비판하며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한국의 정치세력 전체가 대북 적대 정책을 본질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기존의 북한식 주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조차 비판 대상에 올리면서, 이재명 정부가 내세우는 ‘실용주의적 대북 정책’ 역시 과거 정권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는 향후 남북 간 대화 재개를 위한 이재명 정부의 노력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재명 정부의 국무위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이례적인 행보도 보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라인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정책 책임자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함으로써 이재명 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한 불만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에 대해서도 맹비난을 퍼부었다. 김여정 부부장은 "화해의 손을 내미는 시늉을 하면서도 또다시 벌려놓은 이번 합동군사연습"이라며 "우리의 핵 및 미사일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공화국 영내로 공격을 확대하는 새 연합작전계획('작계 5022')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훈련 비난을 넘어,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해 새로운 군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음을 암시하며 군사적 긴장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는 발언이다.
북한이 이재명 정부의 '평화' 제스처를 '속 보이는' 위선적 행위로 규정하며 거부한 만큼, 앞으로 남북 관계는 경색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가 북한의 이러한 도발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조약돌' 비유를 통해 관계 개선의 의지를 표명했지만, 북한은 이를 '망상'이라 폄훼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관계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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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윤석열한테는 쌍욕이라도 했지 이재명은 개무시네요.
김여정이 사이다구만요
성질대로 되받아치는 것도 못하는 상황인가봐요.
김여정에 찍소리도 못하고 벌벌 기는 저그 통님 ㅉㅉ
김여정의 판단이 정확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