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분석] 노란봉투법 통과되면 대기업, 수백 개 하청 노조와 “끝없는 교섭전” 직면
  • 김남훈 기자
  • 등록 2025-08-20 15:14:34
  • 수정 2025-08-20 15:21:50

  • 이미 삼성,SK,현대차,롯데 등등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파업 및 소송중
  • 민주당은 재계의 우려는 기우라고 하지만
  • 대기업이 하청 노조 직접 상대하도록 강제하는 법안 될 것

[분석] 노란봉투법 통과되면 대기업, 수백 개 하청 노조와 “끝없는 교섭전” 직면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이 오는 21~25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법안은 원청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하청 노동자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다면 사용자로 인정하는 조항(노조법 2조 개정)을 담고 있다. 이대로 시행될 경우, 국내 대기업들은 정규직 노조와의 협상에 더해 수백 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도 시달리게 될 전망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등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노란 봉투 법'등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 나타난 ‘예고편’

중앙일보가 10대 그룹(농협 제외)을 조사한 결과, GS를 제외한 삼성전자·SK·현대차·LG·롯데·포스코·HD현대·한화·신세계 등 9개 그룹 계열사에서 최근까지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시위·파업·소송을 벌였다.

  • 삼성전자: 반도체 웨이퍼 세척 협력사 ‘이앤에스’ 노조는 임금 체불 문제를 두고 회사를 고소하고, 기흥캠퍼스 앞에서 “삼성이 해결하라”고 시위를 벌였다.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며 원청 책임을 직접 거론했다. 결국 삼성의 협력사는 노조 요구를 수용했다.
  • SK하이닉스: 청주 팹 건설 협력사 노조원 150여명이 해고되자, 원청에 직접 해결을 요구했다.
  • LG화학: 여수산단 사내하청 300여명이 해고 통보를 받자 “‘진짜 사장’ LG가 책임지라”고 압박했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는 금속노련 위원장이 임금 교섭을 요구하며 철제 망루 농성을 벌이다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 한화·신세계 등도 하청 노조가 원청 사용자성을 문제 삼아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다.

한 화학업체 노사담당 부장은 “본사 정규직 강성 노조와 매년 협상하기도 벅찬데, 하청 노조까지 상대해야 한다면 1년 내내 협상만 하게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업종별 하청 구조

한국 제조업의 핵심 업종들은 본질적으로 ‘원청-하청 협업 구조’에 기초해 있다.

  • 자동차: 1차 협력업체만 685곳(2024년 기준). 2·3차까지 합치면 약 8천 개 업체 규모.
  • 조선: 사내 하청 비중이 63~68%. 원청 인력보다 하청 인력이 더 많다.
  • 철강: 구체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제철소·제강소 운영에 필수적으로 다수 하청업체가 투입.
  • 화학: 여수·울산·서산 등지에 협력 중소업체가 대거 산재. 정규직보다 하청 비중이 높은 사업장도 존재.

이 같은 구조에서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대기업이 수십~수백 개의 교섭 요구를 감당해야 하는 ‘교섭 지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민주당 “재계의 걱정은 기우”

반면 민주당은 재계의 우려를 일축한다.

  •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법안 수정은 없다”며 강행 처리를 못박았다.
  •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계의 걱정은 기우”라면서 “법원 판례를 매뉴얼화하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 지도부는 “법안 자체가 투자 위축이나 기업 철수를 불러올 일은 없다”며 오히려 기업의 과장된 위기 부풀리기라고 평가했다.

제조업 경쟁력 시험대

결국 노란봉투법은 단순한 파업 손배 제한을 넘어, 대기업이 하청 노조까지 직접 상대해야 하는 ‘노사 패러다임 전환법’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강행 처리된다면, 산업 현장은 대기업과 수백 개 하청 노조가 뒤엉킨 전례 없는 교섭 국면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0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honeyousmirae2025-08-21 10:12:10

    옛날 화장품회사 다니던 학생이 있었는데, 그분이 그런 말 한 적이 있어요. 화이트칼라, 블루칼라 모두 회사를 위해 일하고 야근하고 힘든데, 블루칼라는 자기들만 고생한다고 생각하고 막 공장 멈추고 막 데모하고 막 밀어부친다고. 이제 무지성 막가파식 노조들이 마음껏 기업 흔들고 망조들게 하고 우리 늙은이들 노후를 뒷받침할 극소수의 귀한 젊은이들 일자리 없애고, 위대하신 예수 찢도련님 얼마나 더 찬양 받으며 직위 유지하실 수 있으시려나 두고 볼랍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0 23:36:59

    한국에서 기업하지 말라는 법안인 듯. 미치지 않고서야 독소 조항 삭제나 수정 없이 처리하겠다는 민주당은 매국당.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0 21:45:53

    잘 봤습니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0 19:57:23

    기업 말살 정책 펴고 있는 민주당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0 18:24:03


    었어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honeycat2025-08-20 17:19:30

    뭘 위해 이 짓거리들인지..노동자지만 이해가 안 감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0 17:02:55

    기어이 거위 배를 가르겠군. 망할거면 단기간에 확 망해야 빨리 털고 일어날 수 있음.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5-08-20 16:49:37

    이정부가 하려고자 하는일이 무언지, 방향성을  진짜 모르갰다.
    나라를 살리겠다는 건지, 국민을 쫄로 놓고 싶어 기업들을 다 죽이갰다는 건지,
    근로자를 살리자는 건지, 일자리를 없애겠다는 건지.
    노란봉투가 불확실과 불안정, 혼런의 검회색 봉투가 될 것은 뻔할 뻔자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8-20 16:39:32

    기업들 손털고 해외로 나가야 아 잘못되었군요 법원 수정을 해보겠습니다.. 이럴려나요.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8-20 15:42:16

    민주노총 직업이 파업과 농성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6.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7.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국민연금 손대려는 정권, 그래놓고 청년더러 "속았다" 하는가 아침 출근길 지하철 풍경을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붐비는 객차 안,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고개를 끄덕이는 4050 중년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의 작은 화면 속에서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한다. 더부룩한 수염에 특유의 건들거리는 말투, 김어준 씨다.그 화면 속에서 김어준 씨와 패널들은 혀를 차며 말...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