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0.5포인트(0.95%) 내린 3179.36으로 장을 마쳤다. 시장의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이들은 각각 7,821억 원과 3,102억 원어치를 내던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이 1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 조선, 방산 등 한국의 주력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나오길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빈손'이 아니라 날강도를 당한 셈이다. 정상회담 이후 공동 발표문에서 관련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이른바 '정상회담 쇼크'가 현실화됐다. 대우건설(-10.47%), 한전기술(-6.72%) 등 원전주와 한화오션(-6.18%), HD한국조선해양(-5.71%) 등 조선주가 동반 급락하며 시장의 싸늘한 반응을 대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 기간 중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첨단 산업 협력을 논의했지만, 당장 수출로 먹고사는 전통 제조업의 부진을 만회하기엔 공허한 외침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반도체 구상도 중요하지만, 당장 수주가 절실한 원전과 조선업계의 기대를 저버린 것은 뼈아픈 실책"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 펜이 칭찬 받았으니 모나미 상한가! 웃픈 국장이 된 하루 (그래픽=가피우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의 펜을 칭찬했다는 소식에 필기구 업체 모나미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정상회담에서 내세울 성과가 얼마나 없었으면, 이런 가십성 재료에 주가가 널뛰겠느냐"는 냉소 섞인 반응이 나왔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추진 기대감에 일부 철강주가 강세를 보였으나, 시장 전반의 냉기를 녹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미국의 9월 금리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진 것도 부담이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신중론을 펼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1.1원 급등한 1,395.8원에 마감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0.46% 오른 801.66으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집권 여당이 밀어붙인 '노란봉투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향후 노사 갈등 심화와 인건비 상승을 우려한 기업들이 자동화 설비에 눈을 돌릴 것이란 전망에 유일로보틱스(10.19%) 등 로봇 관련주가 급등했다. 이는 정부의 친노동 정책이 오히려 기업들의 고용 축소와 무인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시장의 경고인 셈이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세금으로 비행기 타고 미국가서 트럼프 기념품 받아온게 전부인가요..
그냥 놀러가도 뭐 하나 하겠다. 이젠 이재명 지지자들한테 한심한 걸 넘어 분노한다
로보트태권브이 전성시대가 올 듯 함요 ㅋㅋㅋ
그러니깐여 ㅉㅉ
결실은 없고 무드만 잡다 온 것인지..하긴 그것에겐 그것도 큰일일 수도 ㅠㅠ
알맹이는 없고 까고 버린 껍데기만 빛을 보는 상황인가요? 이대텅도 까고 버린 껍질 같은 무쓸모 존재인데, 저런 무쓸모가 알맹이를 내다 버린 주객전도. 정말 걱정이네요.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