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노란봉투법 탄력받은 현대차 노조, ‘경영 결재권’ 요구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9-04 01:35:35
  • 수정 2025-09-04 01:38:53

  • 신사업·해외공장까지 노조 허락받으라는 비상식
  • 정치권이 열어준 ‘파업 공화국’의 문, 국익이 흔들린다

임단협 출정식 개최한 현대차 노조임단협 출정식 개최한 현대차 노조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란봉투법’이 국무회의 의결을 통과한 바로 다음 날, 기다렸다는 듯이 현대차 노조가 7년 만에 파업에 나섰다. 그들이 내건 요구는 단순한 임금 투쟁을 넘어선다. 로봇, 미래항공 같은 신사업에 진출할 때도, 해외에 공장을 증설할 때도 노조의 ‘결재’를 받으라는 내용을 단체협약에 추가하라고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는 기업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경영의 본질을 침범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전포고다. 정상적 기업 활동 방해과 비상식적 경영권 침범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 시장은 초 단위로 변한다. 오늘 투자를 결정해도 내일이면 늦는 것이 기술 전쟁의 현실이다. 그런데 차세대 먹거리를 찾을 때마다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대체 어떤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해외 생산기지 하나를 늘리는 데도 노조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면, 어떤 글로벌 기업이 한국을 역동적인 투자처로 보겠는가. 이것은 특정 노조의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배의 항로를 결정하는 국익의 문제다.


"이러다 나라 망하는 것 아니냐"는 한탄이 나온다. 과장이 아니다. 기업의 손발을 묶는 법을 통과시켜 놓고, 그 법을 무기 삼아 벌어지는 경영권 위협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 모든 사태의 근원은 리더십의 부재다. 정치권은 표를 얻기 위해 기업에 족쇄를 채웠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국민 경제가 짊어지게 됐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노동권 보호'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국가 경제의 근간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위험천만한 실험 아닌가.


현대차 노조, 그리고 이 법을 등에 업은 모든 노조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자신들의 요구가 과연 '상식'의 궤도 안에 있는지를 말이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4 13:21:51

    잘됐네요 뭐  현기차는 미국 조지아 앨라바마 공장 증설 착착 진행중 이고 연말엔 휴머노이드 로봇 전격 투입 한다는데, 싸용차 노동자 꼴 되보라지요 ㅉ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4 13:04:36

    선 넘고 있네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9-04 12:40:07

    같이 망해보자 고사라도 지내는걸까요.

  • 프로필이미지
    wiinp72025-09-04 10:10:52

    민노총은 국가 전복을 원하는 세력이나 다름없음. 이재명은 저들에게 진 빚을 갚을 뿐, 국민들은 굶든 말든 자기 배만 불리면 된다는 인간임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04 02:55:24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도 존재할 수 없다는 상식은 이미 저들의 상식은 아닌 듯합니다. 노조 승리만이 모든 것인 날뛰겠어요. 그나저나 더불어당은 대체 왜 저 법에 저렇게 집착하는 걸까요? 거대 기업이 망하면 국가의 위기로 연결될 텐데 상관없는 걸까요? 저들이야말로 내란 반란 세력 아닐까요.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6.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7.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국민연금 손대려는 정권, 그래놓고 청년더러 "속았다" 하는가 아침 출근길 지하철 풍경을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붐비는 객차 안,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고개를 끄덕이는 4050 중년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의 작은 화면 속에서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한다. 더부룩한 수염에 특유의 건들거리는 말투, 김어준 씨다.그 화면 속에서 김어준 씨와 패널들은 혀를 차며 말...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