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박주현 조국은 자주 분노의 언행을 보여주지만 그 대상에 자신과 가족, 그의 당은 항상 제외된다조국혁신당의 강미정 전 대변인이 지난 7월부터 10개월간 당직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탈당했다. 피해 사실을 당에 알렸지만 진상조사는커녕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고 2차 가해가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강욱 전 의원은 "한동훈 처남처럼 여검사를 강간한 일이 벌어졌느냐"며 피해자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까지 해 논란의 기름을 부었다. '개혁'을 외치며 등장한 신생 정당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사건의 본질은 단순 성비위를 넘어 조국이라는 인물과 그를 따르는 세력의 위선과 이중성 그 자체다. 조국을 비토하는 이들은 그의 과거 발언들을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이라 부른다. 그가 비판했던 일들을 스스로가 똑같이 반복하기 때문이다. 2013년 그는 ‘범죄자들의 변명법’이라며 ‘1) 잡아뗀다 2) 증거가 나오면 별거 아니라 한다 3) 너도 비슷하게 안 했냐며 물고 늘어진다 4) 안되면 꼬리 자르기 한다’고 썼다. 놀랍게도 지금 조국혁신당의 대응은 이 ‘예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성추문이라는 불을 끄기 위해 뜬금없이 ‘내란세력’ 프레임을 들고 나오는 모습은 상식적이지 않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사진 : 갈무리 조만대장경으로 불리우는 조국의 과거 트윗최강욱 전 의원의 발언은 더욱 가관이다. "강간당한 것도 아닌데 뭘 그리 싸우냐"는 식의 인식은, 성범죄를 폭력이 아닌 경중을 따져야 할 문제로 보는 저급한 시각이다. 이는 조 대표가 과거에 썼던 표현을 빌리자면 "피해자 탓을 하는 2차 피해를 범하는" 명백한 2차 가해다. 아무 관계도 없는 한동훈 전 위원장 가족사를 끌어들여 물타기를 시도하는 모습에서는, 자신들의 잘못을 직시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집단의 비겁함마저 느껴진다. 민주당 대표가 화들짝 놀라 윤리 감찰을 지시한 것은, 이 문제가 진영 전체의 도덕성 문제로 번질 것을 우려한 재빠른 '꼬리 자르기' 아닌가.
과거 조국 대표는 "비동의 간음? 가부장주의의 산물일 수도"라며 비록 현실에서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의 성범죄를 비호했지만 적어도 언론 인터뷰에서 만큼은 진보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을 딴, 사실상 ‘아버지 수령님’ 체제나 다름없는 '조국혁신당'에서 터진 문제에는 침묵한다. 피해자들이 조 대표가 수감된 시기 서신을 보내며, 출소만 기다리며 해결을 기대했다는 사실은 이 정당이 얼마나 가부장적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아버지’는 자식의 고통을 외면한 채 뜬금없는 2030 극우몰이와 호남을 돌며 자신의 세력확장에만 골몰했다. 조만간 사과를 하든 뭐라도 입장을 내겠지만 아마도 누구나 예상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고, 자신에게 튈 불똥만은 막겠다는 일념을 보일거라 예상된다. 자신을 향한 의혹에는 온갖 궤변을 동원해 방어하면서, 정작 당내 약자의 고통에는 침묵하는 리더를 과연 신뢰할 수 있는가.
'검찰 독재 종식'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걸었지만, 조국혁신당이 보여준 것은 구태정치와 도덕적 해이뿐이다. 정의를 사칭했지만 불의에 눈감고, 개혁을 부르짖었지만 수구보다 더 수구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시중에서는 "그들이 말한 개혁이 고작 이런 것이었냐"는 냉소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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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의 민낯도 그 수준이니 덮어놓고 지지하겠쥬
조혁당 묻은 검찰개혁안 전면 검토해라 정청래는 강행하지 말고 이재명 정부에 맡겨라 공개토론하고 면밀하게 세부적인 사항 정해서 재대로 검찰개혁 해야 한다
위선자 조국도 합니다. 과거의 조국과 열심히 싸워봐리 저국! 조국당 폭망기원합니다.
나는 쓰레기였으나 계엄이라는 무지막지한 쓰레기가 나타나서 상대적으로
나는 정상인이 되었다
나같은 쓰레기도 정치 해도 되겠는걸?
그러게요 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