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김병기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실세이자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병기 의원의 차남이 대학 편입 과정에서 부친의 지위와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집권당의 핵심 인사가 평범한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길 수 있는 '아빠 찬스'를 썼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정 가치를 내세워왔던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이 사건은 과거 민주당과 조국 인사들의 자녀 입시 논란을 떠올리게 하며, 진보세력의 '내로남불'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에 따르면, 김병기 원내대표의 둘째 아들 김모 씨는 2021년 당시 대학 졸업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말레이시아와 미국 유학 중 학업을 중단한 김 씨는 졸업장이 없었고, 그해 말 김 원내대표는 숭실대학교를 직접 찾아 총장과 입학처장 등 보직 교수들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만남은 일반적인 지역구 현안 논의로 볼 수 없는 성격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면담 자리에 배석했던 한 숭실대 교수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편입학이었나, 재외국민 전형이었나 그런 걸 물어봤던 것 같다"며 "일단 '어떤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느냐'고 물었고, 구체적인 논의를 한 건 아니었다"고 밝혔다. 숭실대는 김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동작갑이 아닌 동작을 지역에 속한다. 이웃 지역구 대학의 총장실까지 찾아가 아들의 학업 문제에 대해 문의했다는 점은 국회의원의 공적 직위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야기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 측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가 숭실대를 방문한 뒤 몇 달 후인 2022년 4월, 김 원내대표실 소속 비서관과 민주당 이지희 동작구의원이 다시 숭실대를 찾아가 편입 방법과 절차를 문의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구의원은 김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동작갑 소속으로, 김 원내대표의 공천을 받아 재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보좌진과 지역구 구의원까지 아들의 편입 문제 해결을 위해 동원했다는 것은 권한 남용 의혹을 짙게 한다. 당시 보좌관은 이 사실을 인정하며 "(김 의원의 차남이) '편입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던 것 같다. 숭실대나 다른 학교도 어쨌든 편입 시스템이 있을 거 아니냐. 그러니까 일단 소속 지역구 내에 있는 대학에 물어본 거였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김 원내대표의 아들 김 씨는 2023년 2월 숭실대학교 혁신경영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이 학과는 기업에서 10개월 이상 근무한 현직 근로자만 지원할 수 있는 '계약학과'다. 이는 김 씨가 편입을 위해 특정 기업에 취업한 뒤 이 전형을 통해 숭실대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김 씨에게 특혜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단순한 '아빠 찬스'를 넘어선 불법성 여부까지 논란이 확대될 조짐이다. 이는 평범한 청년들이 노력해도 얻기 힘든 기회를 국회의원의 아들이 손쉽게 얻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공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입시 비리 의혹이 국민적 분노를 샀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김 원내대표 측은 아들 편입 의혹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뉴스타파의 취재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으며, 이지희 구의원 역시 "간담회 중이어서 통화가 힘들다"며 전화를 끊었고, 이후 연락을 피했다. 이 같은 침묵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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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완전 쓰레기인데 이런 사람이 어떻게 저런 자리에 있는지 ??
갑질에 아빠찬스까지 대단하네. 저런 것들이 공정을 말하네. 역겨운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