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9월 4일) 조계사 총무원장 예방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
한때 좋아했던 영화 ‘달콤한 인생’에 그런 대사가 나온다. "네 글자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잘못했음’". 굳이 영화까지 소환할 필요도 없다. 어린 시절 잘못을 저질러 부모님께 용서를 구할 때, 괜히 토를 달면 몇 배는 더 혼나는 것이 세상의 이치였다.
이는 비단 어린 시절의 교훈만이 아니다.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은 안다. 내 잘못이 하나도 없어도, 심지어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조차 조직을 위해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비일비재한지를. 위계가 확실한 군대에선 후임병 하나의 잘못으로 선임들이 단체로 얼차려를 받는 것은 일상다반사다. 그것이 바로 공동체의 리더, ‘선임’이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인 책임감조차, 어떤 정치인들에게는 외계어처럼 들리는 모양이다. 자신의 이름을 건 정당에서 터져 나온 성비위 추문에 대한 조국 대표와 최강욱 전 의원의 대응을 보면, 지식과 지혜의 차이점, 그리고 진정으로 ‘못 배운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사건이 터지자 조국 대표가 내놓은 첫 변명은 “당시 당원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당 지도부가 수시로 그를 면회하며 ‘옥중결재’를 올렸다는 정황이 뻔한데도 말이다. 당의 모든 권한과 영광은 누리면서, 당의 치부와 책임에 대해서는 ‘당원 아니었다’며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한다. 사건의 또 다른 축인 최강욱 전 의원 역시 ‘개인적 분쟁’이니 ‘진의가 왜곡됐다’느니 하는 궤변으로 본질을 흐리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평범한 직장인도, 군대의 말단 선임병도 아는 ‘조직의 책임’을, 거대 정당의 대표와 국회의원이었던 두 법률가만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 기괴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들이 휘두르는 칼은 상대를 향할 때만 날카로울 뿐, 자신의 살을 벨 용기는 없다. 문제가 터지면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호라는 상식적 해법 대신, 어떻게든 책임을 가리고 사건을 덮으려는 사당(私黨)의 논리만 작동할 뿐이다. 이는 정치가 아니라 패거리 문화다.
우리는 핑계뒤에 숨지 않고 남탓하지 않는 법을 배우며 어른이 되어간다. 큰 권력에 어울리는 어른스러운 정치인이 그립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8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조국 응원한다. 앞으로 정진하여 민주당을 달고 같이 떨어지기를 바랍니다. 입이 보물입니다. 아끼면 똥 된다고 하니 많이 나불거려 주세요
참, 찰떡같은 제목이네요
공감합니다
어른이 되지못한 인간들이
정말 수두룩해요
권력은 누리고 싶은데, 책임은 1도 지기 싫은 조국.
사과 좀 해라 사과하면 디지냐!!!!
잘못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게 어렵나요. 이걸 하면 모든것을 부정당하는 기분인건가.
무책임한 것 들
조국은 가끔 보면 인성이야 뭐 더 낫겠지만 이재명보다도 못 컸다는 느낌이 듭니다
해결할 줄 전혀 모르는데 아직도 자기가 사진이나 찍으면 먹히는 줄 알아요
어른이 되지 못한채 늙은 얼라로 죽겠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