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나서는 이규원-차규근-이광철 (서울=연합뉴스)
세상에는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 힘 있는 자가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은 나쁜 일이고, 남에게 피해를 줬으면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굳이 법전을 뒤지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기준이다. 그런데 검사 출신이라는 이규원 조국혁신당의 수석대변인이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성희롱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신의 진영에서 벌어진 성 비위 사건을 감싸기 위한 궤변이다. 이 한마디에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 그들만의 법전이 어떤 것인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들은 입만 열면 '개혁'과 '정의'를 외친다. 특히 검찰을 향해서는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며 '법 앞의 평등'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자 "성희롱은 범죄가 아니고 품위유지 위반일 뿐"이라며 스스로 법의 심판대에서 내려오려 한다. 가해자에게 내린 '제명' 조치가 "민간으로 치면 사형이나 마찬가지"라는 기괴한 말까지 덧붙였다. 피해자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가해자를 비호하는 이 기막힌 인식이 그들이 말하는 '정의'의 실체인가.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검찰 개혁'의 본질 아닌가. 자신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반대편에게는 무자비한, 고무줄 같은 법을 만들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우리 편'에게는 법도 상식도 비껴가는 그런 비정상적 국가를 만들려는 것인가. 시중에서는 "결국 자기들 죄를 덮기 위해 개혁을 외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런 이중적 행태는 낯설지 않다. 2018년 미국을 휩쓴 미투 운동 당시, 여성 인권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 주 법무장관이 상습적인 여성 폭행범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몰락했다. 그 역시 겉으로는 인권과 정의를 외쳤지만, 뒤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약자를 짓밟았다. 지금 조국혁신당의 모습이 그와 무엇이 다른가.
한 나라의 법과 상식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권력을 쥔 자들이 "이 정도는 괜찮다"며 원칙을 허물기 시작할 때 균열은 시작된다. 성범죄의 심각성을 부정하고, 진영 논리로 가해자를 두둔하는 모습은 국가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다. 국민은 묻고 있다. 당신들이 만들고 싶은 세상은 대체 어떤 세상인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저 나이대 남자들이 얘기해보면 역겨움. 돈과 권력 사회적 지위를 가졌다고 생각해 눈을 아래로 내리깔지. 저 인간들이 죽으면 괜찮냐. ㄱ.것도 아니고. 저런 새끼들이 낳은 자식들이 똑같이 또 생긴다는거
하나를 보고 열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조국당도 쓰레기들의 집합체일뿐이니 저 쓰레기들에게 기대할 것이 전무하다는 것을요.
조국당은 조국만을 위한 당이구나. 저런 정신으로 정치를 왜 하는거지?
성범죄는 바로 사형해야 없어진다
만약 저런 사태가 다른 진영에서 터졌으면 제일 먼저 나서서 비난했을 작자들. 역겨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