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위기, 외면받는 최전선
대통령이 강원도에서 네번째 타운홀 미팅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동안, 대한민국은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제 전선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이 2025년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하며 사실상의 성장 정체를 예고했다. 이는 잠재성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건설투자 부진과 통상 여건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외교 전선에서는 굴욕적인 한미관세협정이 타결되었다. 더욱이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의 우리 국민 300여 명이 쇠사슬에 묶인 채 체포되는 치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신속한 대응을 자평했지만, 현지에서는 이미 단속 소문이 파다했음에도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이 세 가지 위기는 서로 맞물려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지만, 정작 위기 해결을 위한 최고지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픽-가피우스
안방에서 벗어날 줄을 모르는 대통령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행보는 문제 해결보다는 지지층 결집과 이미지 관리를 위한 선거운동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는 타운홀 미팅(이라고 쓰고 팬미팅이라 읽는다), 깜짝 전통시장 방문, 끝을 모르는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과의 만남 등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감의 정치가 구체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유가족들이 요구한 진상 규명을 위한 자료 공개 등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었지만, 원론적인 약속에 그쳤다. 이러한 소통 행보는 실질적인 내용 없이 형식에만 치우친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실제 한 타운홀 미팅에 대해 “지방정부의 전략 부재와 준비 부족이 드러난 자리”라는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대통령의 행보는 복잡하고 어려운 대외적 위기는 회피하고, 통제 가능하며 지지층에 소구하기 좋은 국내 정치 무대에만 집중하는 위험 회피적 태도로 비칠 수 있다.
잘못된 우선순위, 비어있는 위기상황실
지금 대통령의 행보는 국가가 처한 현실과 심각한 괴리를 보인다. 경제가 0%대 성장으로 추락할 때 대통령은 지역 현안을 청취했고, 자동차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관세 협정이 타결될 때 전통시장을 찾았으며 ,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쇠사슬에 묶이는 치욕을 당할 때 국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위기 시 대통령의 첫 번째 의무는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 보호는 감성적 위로가 아닌, 위기를 돌파할 유능한 전략과 냉철한 실행력에서 나온다. 지금 국민이 목도하는 것은 환하게 조명이 켜진 타운홀 무대가 아니라, 정작 국가의 운명을 결정해야 할 위기상황실의 빈 의자다. 위기 속에서 가장 강력한 소통은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된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1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괜히 방구석 여포겠어요
할줄 아는거, 아는것도없으니.....
능력이 없으니..딴짓만..
해결할 능력도 없죠.
예상된 수순이라 놀랍지도 않다가도 아직도 꿈 같고 평행세계 같고 그렇습니다...
그냥 못된 인간이기만 했으면 이렇게까지 싫지 않았을듯 회피형인간 진심 너무 싫어
이건 회피형이라고 할 수도 없고 뭐라고 해야 하는지
공감합니다!
성남 환풍구 사고 때도 회피로 일관하다
스포트라이트만 챙겼던 위인
시의적절한 꼭 필요한 사설
오늘도 감사드려요
남탓하는 자리에만 나타나는 대통령
지지율늪에 빠짐...
주말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시장을 가는 대텅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