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성실한 국민 응징하자는 대통령
  • 박주현 칼럼니스트
  • 등록 2025-09-10 11:46:51

  • 빚 잘 갚는 국민에게 '벌금' 물리자는 해괴한 발상… 시장 원칙과 상식 파괴하는 대통령

참석자 발언 듣는 이재명 대통령참석자 발언 듣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고신용자 금리를 올려 저신용자를 돕자’고 했다. 이런 해괴한 발상은 지금껏 들어본 적도 없다. 성실하게 빚 갚고 신용을 관리해온 국민에게는 금리를 높여 사실상의 응징을 가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을 돕자는 것이다. 대통령이 만들고 싶은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


이는 금융의 근간을 흔드는 것을 넘어, 이 사회가 유지되는 최소한의 상식과 원칙을 파괴하는 일이다. 세상 어느 나라가 성실함을 처벌하고 연체를 장려하는가. 위험이 낮은 사람에게 낮은 이자를,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높은 이자를 받는 것은 시장의 철칙이다. 대통령은 이 상식을 ‘잔인하다’고 매도하며, 금융을 ‘선(善)과 악(惡)’의 이분법으로 재단하려 한다. 시중에서 ‘성실하게 산 게 죄냐’는 절규가 터져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반(反)시장적 발상이 결국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자 대부업체들은 문을 닫았고, 저신용자들은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몰렸다. 대통령의 방식대로라면 은행들은 아예 저신용자 대출 창구를 폐쇄할 것이다. 손해 볼 장사를 할 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서민을 위한다’는 정책이 서민을 사지로 모는 셈이다.


저신용자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방식은 국가 재정을 통해, 공적 영역의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한다. 성실한 개인이 쌓아 올린 신용이라는 사적 자산을 강제로 빼앗아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설화(舌禍)가 아니다. 국정 운영을 원칙이 아닌 감성으로, 경제를 논리가 아닌 선악 구도로 바라보는 리더십의 위험한 민낯을 보여준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scks2ek2025-09-17 15:01:54

    자본주의가 싫으면 반자본주의 국가를 만들지 그러냐.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11 01:11:26

    허~ 변호사 본인이 시험본거 맞어?? 흠…
    암만해도 의심 스러워… 입만 열면 무식이 드러나네…ㅉㅉ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alsquf242025-09-10 17:20:15

    이 작자는 대체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 걸까요?
    기존의 귀한 가치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나락으로 가는 급행 열차 못태워 안달난 악귀와 다름없어 보여요,

  • 프로필이미지
    woenfow932025-09-10 15:34:37

    이 사안에 조용한 어리석은 국민들, 아무리 언론이 기울어졌다 해도  국민 개돼지론에 나는 100% 동의한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10 14:33:07

    저런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는 국민이...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10 14:32:14

    범죄자를 뽑은 댓가지. 도덕울 버린 국민이 만든 세상이네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ddongong2025-09-10 13:43:14

    정직하면 손해고 성실하면 어리석은 것. 이렇게 생각하라는 건가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10 13:42:08

    갈수록 태산이네요.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nicetaz12025-09-10 12:12:04

    어이상실 그 자체!!!
    이건 뭐 노동의 기본이자 신용사회의 근간인 성실, 근면을 부정하는 반사회적 발상일 수 밖에 없다.
    이제부터 아이들에게 성실, 근면하게 약속을 지키며 살면 손해본다는 것을 가르쳐야 할 판이니...에혀!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10 12:01:25

    이텅텅은 나라 망하게 하는 게 두 번째 목표인 듯요. 첫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감옥 안 가는 것.

    더보기
    • 삭제
  • 프로필이미지
    guest2025-09-10 12:00:45

    test

    더보기
    • 삭제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6.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7.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8.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새미래민주당, 남욱 소유 500억대 강남 땅 앞에서 최고위원회의 개최 새미래민주당 “남욱 소유 500억대 강남 땅, 정권이 범죄수익 보장해준 꼴”정권의 대장동 일당 범죄수익 7800억 원 보장 규탄새미래민주당은 11월 19일 대장동 일당의 핵심인 남욱 변호사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500억 원대 부동산 앞에서 제101차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전병헌 대표는 이곳이 범죄수익 300억 원으로 매입돼 현...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