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상목 기재부장관
지난 4월 25일, 최상목 부총리가 이끈 대미 협상단은 미국을 놀라게 했다. 허둥대던 일본과 달리 판을 주도하며 국익을 챙기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시점, 국내에선 민주당이 그를 향해 ‘내란몰이’ 공세를 퍼부으며 협상가의 손발을 묶었다. 그리고 지금, 망가진 협상 결과를 앞에 두고 그들은 ‘국익’을 말한다. 4월에는 소풍이라도 갔던 그 국익 말이다.
국가는 종종 바깥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에 의해 무너진다. 지난 4월 우리가 목도한 풍경이 바로 그것이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테이블, 한쪽에선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당황해 ‘마가(MAGA) 모자’를 받아들고 어색하게 웃는 일본 대표가 있었다. 반면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의 협상 결과를 설명하라는 지시를 받자 “한국은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다”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르면 다음 주 양해에 관한 합의(agreement on understanding)에 이르면서, 기술적인 조건들(technical terms)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협상의 주도권을 최상목의 한국팀이 가지고 있었다는 증언과도 같은 발언이다. 상식적인 국민이라면 누가 국익을 지켜내고 있는지 명백히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절체절명의 순간, 민주당은 최상목 부총리의 목을 겨눴다. 4월 28일 민주당이 '대미 통합협상 중단'을 요구했고 최대행은 '국익에 맞지 않다'고 항변해 보았지만 5월 1일 민주당은 기어이 탄핵카드를 꺼냈고, 탄핵안이 통과되기 전 최상목 장관은 자진 사퇴하며 대미 통합협상도 물건너 갔다. '내란몰이'와 ‘국민의힘이 임명한 사람’이라는 딱지 외에는 어떤 이유도 없었다. 마치 전쟁터에서 가장 잘 싸우는 장수를 아군이 뒤에서 쏘아버린 격이었다. 그들은 ‘협상’이 아닌 ‘탄핵’을 외쳤다. 시중에서는 “이성을 잃어도 정도가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선동의 목소리는 이성의 목소리를 집어삼켰다.
그렇게 국익을 지킬 ‘골든 타임’은 허망하게 날아갔다. 손발이 묶인 협상가는 물러났고, 동력을 잃은 협상은 표류했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폭탄 같은 퍼주기 협상’이다. 그런데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민주당이 이제 와서 무엇이라고 하는가. ‘국익을 위해 협상을 못 하겠다’고 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자신들이 국익이라는 이름의 자동차에 구멍을 내놓고는, 이제 와서 차가 엉망이라 운전을 못 하겠다고 떼를 쓰는 꼴 아닌가.
더욱 비극적인 것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선동에 적지 않은 국민이 장단을 맞췄다는 사실이다. 국익을 지키는 냉정한 현실의 목소리는 묻히고, 귀에 달콤한 정치 구호와 ‘우리 편’ 논리만이 광장을 지배했다. 그 결과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인가. 더 나은 협상을 할 기회를 잃었고, 국제사회에 ‘스스로 발목 잡는 나라’라는 조롱거리가 됐으며, 결국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잃어버린 국익의 청구서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의 몫이다.
민주당에 묻는다. 당신들이 말하는 ‘국익’의 유통기한은 고작 몇 달인가. 4월의 국익과 지금의 국익은 다른 것인가. 자신들의 실책으로 망가진 판을 앞에 두고 ‘국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정치가 국익 위에 군림하고, 선동이 상식을 마비시킬 때, 그 나라는 스스로 멸망의 길을 걷게 된다. 우리는 지금 그 위험한 길목에 서 있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10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뭐 뾰족한 수가 있어서 다 나가라한 것도 아닌게 웃겨요
발목잡더만 이정부 일을 너무 못한다
저것들이 외치는 국익은 중국의 이익
민주당이 말하는 국익은 오직 자신들의 권력 유지만을 위한 것. 매국노들.
이제는 속는놈이 ㅂㅅ 같음..불과 몇개월전 일도 기억못하는거 보면
이럴 수록 윤석열이 원망스럽네요. 몇 달만 참지 왜 계엄령을 내려서...
나라망해도 정권만 잡을수 있다면
악귀인데 무능하기까지...
맞습니다
최상목을 왜 그리 공갈 협박을 해댄 건지
이해불가한 족속입니다.
역대 최악의 정권, 악귀 중 악귀 통수권자라니
큰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