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자 (The Candidate), 1972년 작
며칠 전 세상을 떠난 로버트 레드퍼드의 대표작 중 하나. 미국 민주당 유진 매카시 상원의원의 연설 비서관 제레미 라너가 각본을 썼다. 유명 정치인의 아들로 태어난 빌 매케이(로버트 레드퍼드)가 캘리포니아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를 치르는 내용을 담았다. 지역에서 공익 변호사로 활동하다 워싱턴 정치 컨설턴트의 제안을 받고 선거에 뛰어든 빌 매케이는 소신 있고 강단 있게 할 말 하는 ‘사이다’ 정치인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현실 정치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와 ‘산토끼’를 잡아야 하는 입후보자의 숙명 때문에 소신과 타협하며 모호한 메시지를 내게 되는 선거 과정을 비판적으로 그렸다.
이렇게 ‘사이다’ 정치인 캐릭터를 미화하며 ‘중도 클릭’에 비판적인 20세기 말 낭만주의 리버럴리즘의 이데아는 훗날 아론 소킨의 <아메리칸 프레지던트>, <웨스트 윙>의 제드 바틀렛 대통령 후보 시절, 심지어 <러브 액츄얼리>의 영국 총리(휴 그랜트)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작금의 탈진실, 정치 양극화 시절에 이 영화를 보게 되니, 이러한 낭만주의 리버럴리즘의 현실 정치 비판은 얼마나 호사스러운가 싶다. 현재와 같은 정치 지형에서 빌 맥케이는 훌륭한 정치인으로 보인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중앙 정치에 입문하기 위해 여러 복잡다단한 이해관계를 적절히 중도주의적으로 배합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같이 보면 좋을 정덕티비:
<프라이머리> 1960년 작
https://en.wikipedia.org/wiki/Primary_(film)
<더 워룸> 1993년 작
https://en.wikipedia.org/wiki/The_War_Room
<웨스트윙 S3.E10 Bartlet for America> 2001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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