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병 소독기나 기저귀 정보를 나누던 평온한 게시판이 심상치 않다. 특정 커뮤니티가 좌표 찍기의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그 화면을 직접 싣지는 않지만, 지금 그곳은 “나라가 망해가는 소리가 들린다”, “임신 중인데 우리 아이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절박한 목소리들로 들끓고 있다. ‘정치 금지’라는 암묵적 룰이 깨진 것이 아니다. 정치가 아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가 되자, 엄마들이 이념을 넘어 ‘상식’을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불안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22개월 아기, 초등학생을 노린 납치 미수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자 엄마들은 공포에 떤다. “이러다 우리 아이 일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경찰도 못 믿겠다”는 국가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흉악 범죄가 터질 때마다 ‘범인의 국적부터 공개하라’는 격앙된 요구가 빗발치는 이유다. 치안 붕괴의 공포 속에서, 정부가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강행한다는 소식은 기름을 부었다. “치안은 개판인데 중국인은 왜 이렇게 들여보내나?”, “내년까지 3천만 명이 들어온다는데 사실인가?”, “부동산도 중국인들이 세금 없이 다 사들인다면서요?” 공포는 의심으로, 의심은 분노로 번지고 있다.
불안감은 단순히 치안 문제를 넘어선다. 엄마들은 현 정권이 추진하는 정책들에서 ‘전체주의’의 징후를 읽어낸다. “대통령 임기를 9년으로 늘린다니 독재 아닌가?”, “부정선거 언급하면 처벌하는 법안이라니, 자기들 입맛대로 법을 바꾼다”, “3개월 만에 검찰청을 폐지하고 온갖 악법을 통과시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협한다고 느낀다. “언론은 중국발 가짜 뉴스만 내보낸다”, “자식들이 북한 하층민처럼 지옥에서 살게 하고 싶으신가요?”라는 외침까지 나온다. 이념 논쟁이 아니라, 내 아이를 지키려는 엄마의 절박한 질문이다.
그래픽 : 박주현 맘카페가, 엄마들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이재명 정부는 청년과 미래를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한 일은 무엇인가. APEC에 참석한 다른 나라 대표단 호텔에선 멀쩡했던 일이, 유독 시진핑의 중국 대표단이 묵는 신라호텔에서만 벌어졌다. 국가의 미래인 청년들의 가장 소중한 약속인 결혼식을, 중국 대표단의 편의를 위해 하루아침에 쓰레기처럼 내버린 것이다. 자국민보다 특정 국가의 눈치를 보는 이런 굴종적 DNA가 지금의 위험한 친중 정책과 무관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나. 아이 납치라는 국민의 공포에는 시큰둥하면서, 중국 관광객 유치에는 이토록 조급한 이유를 국민은 묻고 있다.
맘카페의 분노는 그래서 과거의 어떤 정치적 구호보다 무섭다. 그들의 분노는 이념으로 포장되지 않은, ‘모성(母性)’이라는 가장 원초적이고 강력한 에너지에서 나온다. 이 분노는 남편에게, 그리고 부모 세대에게 가장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엄마들은 이제 질문하기 시작했다. 언론은 왜 침묵하는가. 국가는 왜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가.
좌파 성향 글이 아니면 삭제당하던 맘카페에서 “엄마들이 일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현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정직한 민심이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책무를 방기할 때, 가장 연약해 보였던 엄마들이 가장 강력한 저항의 보루가 될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해왔다. 이 ‘상식의 반란’을 현 정권은 똑똑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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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6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언론에서 드디어 반정부 시위가 한 꼭지씩 나오기 시작했어요 힘을 합쳐 끌어내리지 않으면 대한중국됩니다
비단 아기엄마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 국민의, 대한민국의 사활이 걸린 너무도 심각하고 중대한 상황인데 아직도 흐린 눈 하고 있는 사람들은 공산당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아이가 학교 마치면 집에 도착할때까지 통화를 해요. 어디 지나고 있다 어떤 가게에 사장님이 보인다.. 이러면서요. 매일 불안합니다.
이 분노가 의견표출에 그치지 않고
결집되어 독재를 막는 횃불로 타오르기를…
이 기사를 읽고서 오랜만에 82쿡에 가봤는데 여전히 개딸들 천지네요. 이재명 유엔 연설할 때 텅빈 것도 가짜뉴스라며 '2찍'이 조작한 한 거래요. 기가막힙니다
이제서야 이재명과 민주당의 만행을 깨닫다니... 너무 늦은감이 있네요. 이재명에게 국민은 개딸과 중국인뿐인데
진짜 깝깝합니다...제발 도화선이 되어서 그것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지방 선거에 더불어당 표 나오는거 보면 알겠지. 이러고도 더불어당 찍는 국민 수준운
자식있는 부모들이 이재명 찍는다는 말에 제일 이해가 안가더라. 20대 여성이 더불어당에 그렇게 많은 것도.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진보적인 자유롭고 멋지 나에 취해 정치적인 일에는 눈 감고 있잖아
이재명을 위해 자기 새끼 군대에 보내고 전쟁도 각오하는거 아니었어. 위대한 아바이 수령동지 라고 얘기할때 공산주의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눈 감고 찍은거잖아.
뭔가 느낀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애는 20중반 어른인데도 밤길이 염려되고 미래때문에 미안한다. 아이가 아직 어리면 더 미칠것 같을 듯
거리에 진짜 중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기는 합디다.
임계치는 진작에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응집된 원초적 정직한 목소리가 강한 폭발력으로 발파될 것을 기대합니다.
진짜 초등학교에서도 아이들 등하교 혼자 하지 말고 친구들이랑 같이 하라고 알림 오고... 대체 몇년도에 살고 있는지.
그 어떤 공포도 자신의 아이가 유괴되어 장기이식용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넘을 수 없을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