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시중에서 “이재명 정권 안에 나라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단순한 기우(杞憂)로 치부하기엔 그 목소리가 너무 크고 구체적이다. 설마 했던 우려가 이제는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미 국방부의 ‘신(新) 애치슨 라인’ 구상이라는 섬뜩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을 미국의 아시아 방위선에서 제외하는 이 시나리오는, 이재명 대통령과 좌파 진영이 끊임없이 흘려온 ‘반미(反美) 주문’이 불러온 자업자득의 파국이자, 1950년 6월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섬뜩한 데자뷔다.
이 모든 위기는 현 정권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UN) 총회 참석 직전 “우리나라에 외국 군대는 필요 없는 것처럼” 말하며 주한미군의 가치를 폄훼했고, 정부는 스스로 졸속으로 약속한 관세 문제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불공정 계약’ 운운한다. 마치 70년 혈맹이 시혜라도 되는 양, 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위험천만한 말들이 세계 최강대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정가에 어떻게 들리는지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미국 보수진영의 원로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한국이 친중과 공산 독재 국가로 향하고 있다”고 직격하고,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같은 현직 외교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한국에서 여러 우려스러운 점들이 보여지고 있다”고 언급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1차 경고이자, 동맹의 신뢰에 심각한 균열이 가고 있다는 마지막 신호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 나온 ‘신 애치슨 라인’ 구상은 충격 그 자체다. 일본 니케이 신문은 미 국방부가 마련한 신규 국가방위전략(NDS) 초안에서 아시아 방어선을 일본까지로 축소하고, 한국과 대만을 그 밖으로 둘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75년 전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1950년 1월, 딘 애치슨 당시 미 국무장관이 미국의 극동방위선에서 한반도와 대만을 제외한다고 발표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북한은 남침을 감행했다. 그 발표가 김일성에게 ‘미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명백한 오판의 신호를 주었던 것이다. 역사는 이렇게 반복되는가. ‘자주국방’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 아래 주한미군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재명 정부의 행태가, 미국에게 ‘한국은 스스로를 지킬 의지가 없으니, 우리도 관여를 줄이라’는 명분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 아닌가.
어느 편에 서는 것이 국익인지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미국과 중국이 동맹과 경쟁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최근의 두 사건만 봐도 명확하다. 미국은 우리의 통화스와프 요구에는 묵묵부답이지만, 극심한 경제난에 빠진 아르헨티나에 먼저 나서서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파격적인 금융 지원을 제안했다. 친미 노선을 명확히 한 동맹국에는 확실한 선물을 안겨준 것이다. 동시에 미국은 삼성의 OLED 기술을 훔친 중국 기업 BOE에 15년에 가까운 시장 퇴출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이는 동맹의 자산을 지키는 ‘규칙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반면 중국은 어떤 나라인가. 2016년 사드 사태 당시, 우리의 안보 주권을 빌미로 한한령(限韓令)이라는 치졸한 칼을 휘둘러 우리 경제를 난도질했다. 이제는 우리의 기술을 모방해 턱밑까지 추격해온 가장 무서운 경쟁자다. 30년간 이어지던 대중 무역 흑자가 180억 달러 적자로 돌아선 것이 그 증거다. 하나는 동맹을 지켜주고, 다른 하나는 동맹을 위협한다. 이래도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가.
좌파 진영은 ‘우리 병력만으로 충분하다’고 강변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머리 위에 이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며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강대국들 틈바구니에서 한미동맹이라는 가장 강력한 억지력을 스스로 걷어찼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안보 불안은 즉각 경제 파탄으로 이어진다. 어느 외국 자본이 안보가 불안한 나라에 돈을 묻겠는가. 당장 환율이 폭등하고 금융시장이 붕괴하며, 수십 년간 쌓아 올린 경제의 탑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지금 미국은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통화스와프나 투자 문제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동맹과 함께 갈 것인가, 아니면 홀로 갈 것인가’를 결정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신 애치슨 라인’은 아직 구상 단계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워싱턴에서 공공연히 나온다는 것 자체가 지난 70년간 피로 맺어온 한미동맹이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는 증거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앞으로 이 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선동적 언어에 휘둘릴 때는 미군이 점령군이라는 말에도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현실을 일면 알 수록 친미 동맹이 생존에 직결된 문제라는 걸 인정하게 되었는데 미친 정권이 나라를 위기로 몰고 가는 것 같아 두렵다.
우려가 현실이 될까 두려워요.
신애치슨 라인...무섭네요 ㅠ
이재명 지지율이 말해주는거 아닌가. 이재명은 뭔 짓을 해도 되고 동의 한다는거잖아.
이재명 지지율 나오는거 보면 이 나라에 희망이 있나. 이재명은 안 된다고 얘기해도 내람타령하며 이재명 찍은 인간들이. 지들이 투표하니 민주주의인줄 아는 국민수준이 지금 상황울 이해한다고. 유엔에서 기립 박수 받았다고 보도하는 언론의 나라에서. 이집트도 언론과 권력의 결합으로 실패하고 독재 정권이 들어섰지.
미국을 상대로 개딸 정칠르 하고 있으니. 트럼프가 도를 넘었으니 트럼프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딸아 개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