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10월 25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브랜드 축제 '혼다데이'를 개최한다. 트랙 주행, 시승,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이 행사는 과거 혼다 오너와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연례행사다. 하지만 올해 행사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년과 달리 눈에 띄게 냉담하다. 과거 티켓 오픈 수 시간 만에 매진 사태를 빚던 열기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혼다데이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 (사진=혼다코리아 홈페이지)
'혼다데이'는 한때 혼다 오너들에게 가장 기대받는 행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올해는 티켓 판매가 시작된 지 상당 시간이 지났음에도 매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주요 바이크 커뮤니티의 행사 언급량이나 혼다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반응 역시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브랜드 최대 축제의 흥행이 시들해진 배경에는 최근 혼다코리아의 행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누적된 실망감이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 불만의 직접적인 도화선 중 하나는 '오일 쿠폰' 사태다. 혼다코리아는 신차 구입 시 제공했던 무상 오일 교환 쿠폰의 유효기간을 명확한 사전 고지나 정보 전달 없이 일방적으로 삭제, 변경했다. 이로 인해 정비를 받으려던 소비자들이 전국 딜러점에서 큰 혼란을 겪었고, 일선 딜러점 역시 고객 항의에 대응하느라 막대한 불편을 겪었다. 이는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조치였다.
혼다코리아와 딜러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비화한 것도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혔다. 혼다코리아는 서울 강북, 대구 등 주요 지역 딜러와의 계약을 연이어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350cc 초과 대형 모터사이클의 정비 공백 문제가 현실화되며 소비자 불편이 가중됐다. 딜러들은 혼다코리아가 1년 단위 갱신을 골자로 한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고, 과도한 담보금 증액을 요구하며 '갑질'을 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처럼 본사가 소비자와의 약속(오일 쿠폰)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딜러망을 흔들어 정비 불안을 야기하는 상황이 '혼다데이'의 흥행 부진으로 직결되고 있다. 과거 브랜드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이며 행사를 즐겼던 오너들이 본사의 운영 방식에 등을 돌리면서, 축제에 대한 기대감 역시 급격히 냉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부 갈등과 소비자 불만이 브랜드 축제에 대한 외면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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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을 내지 못하면 악순환의 연속이 이어진다
기사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