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법원](/data/cheditor4/2510/PYH2024053112050001300_P4.jpg)
걸그룹 뉴진스와 소속사 어도어 간의 전속계약 분쟁 본안 소송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뉴진스 측이 제기한 모든 주장을 법원이 조목조목 배척한, 사실상의 '완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정회일 부장파)는 30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5인을 상대로 낸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어도어) 승소 판결했다.
그간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쟁점들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했는지 판결문 내용을 상세히 짚어본다.
뉴진스 측은 민희진 전 대표의 해임 자체가 전속계약 위반의 핵심 사유라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없이는 뉴진스를 위한 매니지먼트가 불가능하다는 논리였다.
[판결문] "민 전 대표를 어도어에서 해임한 사정만으로는 뉴진스를 위한 매니지먼트에 공백이 발생했고, 어도어의 업무 수행 계획이나 능력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민 전 대표가 어도어를 반드시 맡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전속계약에 없다."
"민 전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어도 사외이사로 프로듀서 업무에 참여할 수 있었다.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대표이사 직위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었다고 봤다."
법원은 지극히 '계약서'에 입각해 판단했다. 계약의 당사자는 '뉴진스'와 '어도어'라는 회사이지, '뉴진스'와 '민희진' 개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원은 민 전 대표가 'CEO'가 아니더라도 프로듀싱은 가능했다고 봤다. '민희진=어도어'라는 등식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뉴진스 측은 하이브가 부당한 감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감사의 '원인 제공'이 민 전 대표에게 있다고 봤다.
[판결문 ] "민 전 대표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 의하면 민 전 대표는 뉴진스를 포함해 어도어를 하이브에서 독립시킬 의도로 하이브가 뉴진스를 부당하게 대했다는 여론을 만들려고 계획하고, 어도어를 인수할 투자자를 알아보기도 했다."
"민 전 대표의 이 같은 행위는 어도어의 전속계약 불이행으로부터 뉴진스를 보호하려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 이런 사정에 비춰보면 민 전 대표의 이와 같은 계획이 (감사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고, 부당 감사를 실시했다고 볼 수 없다."
재판부가 민 전 대표의 '경영권 탈취' 혹은 '독립 시도' 정황을 사실상 인정한 대목이다. 법원은 민 전 대표의 이러한 행위가 '뉴진스 보호' 목적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하이브가 감사를 시작하고 민 전 대표를 해임한 것은 '정당한 조치'였다고 본 것이다.
뉴진스(NJZ) 멤버들, 어도어 활동금지 가처분에 직접 법정출석 (사진=연합뉴스)
뉴진스 측은 그간 여론전에서 부각했던 다양한 '부당 대우'를 증거로 제시했다.
[판결문] (뉴진스가 주장한) ▲ 아일릿의 뉴진스 고유성 훼손 및 대체 시도 ▲ 하이브의 음반 밀어내기 관행 ▲ 하이브 PR 담당자의 뉴진스 성과 폄훼 발언 ▲ 아일릿 매니저의 뉴진스 멤버 하니에 대한 '무시' 발언 등이 **"모두 전속계약 위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설령 이런 일들이 멤버들에게 감정적 상처를 줬더라도, 이는 '전속계약'이라는 법률관계를 파기할 만큼 중대한 '위반'은 아니라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다. 여론전의 소재와 법적 해지 사유는 엄격히 구분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뉴진스 측은 마지막으로 '신뢰관계 파탄'을 주장했다. 함께 일할 신뢰가 깨졌으니 계약은 끝나야 한다는 논리다.
[판결문] "전속계약 해지 통보 이후 일어난 법적 분쟁에서 신뢰관계가 파탄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해지 통보 이후 사정을 신뢰관계 파탄의 원인으로 보고, 전속계약 해지를 인정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
(따라서) "해지 통보 이후의 사정으로 인해 양측의 신뢰관계가 전속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됐다고 볼 수 없다."
법원은 '신뢰 파탄'의 순서를 따졌다. 계약을 깨자고 '해지 통보'를 한 뒤에 서로 싸우면서 신뢰가 깨진 것을, 계약을 깨는 '원인'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논리다. 즉, 뉴진스 측이 먼저 해지를 통보함으로써 신뢰가 깨진 것이지, 신뢰가 깨져서 해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연예인의 '인격권' 주장에 대해 매우 의미심장한 지적을 남겼다.
[판결문] "연예인에게 자유의사에 반하는 전속활동을 강제하는 것은 연예인의 인격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연예인이 매니지먼트 전속계약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팬덤을 쌓은 후 경영상 판단 영역인 인사나 콘텐츠 제작 결정권을 행사하는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전속계약의 강제로 인한 인격권 침해로 볼 수는 없다."
이는 이번 사태의 핵심을 찌른 일침으로 풀이된다. "노예 계약"처럼 억지로 활동을 강제하는 것은 인격권 침해지만, 아티스트가 회사의 '경영'이나 '인사'(민희진 해임 반대 등)에 개입하려는 '무리한 요구'를 회사가 거절한 것을 두고 '인격권 침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법원은 가처분 결정에 이어 본안 판결에서도 감정적 호소나 여론이 아닌, 계약서의 법리와 논리에 따라 어도어의 승소를 선언했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들 가스라이팅해서 회사 하나 먹으려다 실패한 민희진의 책임. 뉴진스 애들만 바보 됐네요.
하이브 변호인단이 화려하다는 말은 들었습니다만.....
뉴진스가 하이브와 함께 하는 건 ,
뉴진스 멤버들과 팬들이 원하지 않는 것 같던데.
그냥 시원하게 위약금 내고 민희진 손을 잡든 자기들이 회사 차리든 했으면 좋겠네요.
근데 민희진은 그렇다 치고 뉴진스는 진짜 하이브와는 같이 하고싶지 않은 것 같아서 활동이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넘 순진하게 보는 건진 몰라도요
근데 어렵겠죠 법적으로 도대체 어떤 전략이 있었던 건지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 아일릿으로 뉴진스 대체하려던 건 맞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