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대로라면 제2의 곽노현, 조희연이 계속 나온다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4-09-13 18:59:16
  • 수정 2024-09-13 19:03:16

"찍어준다고 임기 채운다는 보장이 있나?"


이것이 교육감 보궐 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의 심정일 것이다.

곽노현과 조희연의 일탈을 개인의 관점으로 보지 말고 근본적, 구조적 문제로 고민해보자.

이 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 계속 찍어만 줄 수는 없다. 


진영으로 치르는 교육감 선거 (graphic = gapius)


조희연 사건: 전교조의 '빚'을 갚다


조희연은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벌어졌다. 전교조는 해직 교사 5명의 복직을 원했고, 조희연은 불법적 특별채용을 강행했다. 

조희연은 전교조의 요구를 '빚'처럼 갚아야 했다.


특정 교원 단체가 교육감 선거에 개입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인물을 밀어주고, '정치적 채무자'가 된 교육감은 이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교육 행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 

특정 교원 단체가 밀어주는 수십억 선거비용으로 당선된 교육감이 1년 13조의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 지 눈에 선하다.


곽노현 사건: 진영에 진 단일화의 빚 


곽노현은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경쟁자였던 박명기 교수에게 2억 원을 건네며 사후매수죄로 기소되었다. 

흔히 진보가 보수보다 후보 단일화를 잘 한다고 한다.

그런데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후보 단일화에도 돈이 든다는 것을 곽노현이 보여준다.

본선과정에서 정책을 알리며 지지를 받기도 전, 진영 내에서 다급히 짝짓기를 한다.

정당이 경선을 하듯 다급히 여론조사와 진영 내 짝짓기로 승부가 이미 결판난다.

사실, 정당이 단일화의 배후가 된다. 

밀어줄 후보를 정당이 사실상 결정 했다는 소문이 흉흉하게 떠돈다. 

이것이 단일화의 빚이다. 


그 결과, 교육 정책을 위한 선거가 아닌, 정치적 세력 간의 거래와 타협의 장이 되어버린다. 

정당의 로고만 보이지 않을 뿐 빨간당 파란당의 진영 선거로 치뤄지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곽노현은 출마선언에서 '탄핵'부터 들고 나온다. 

뻔뻔하게도 사후매수죄는 문제가 없다 주장한다. 

아마 이번에도 그런 쇼는 반복될 것 같다. 


교육감 선거는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진영의 전쟁터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앞에서 보수진영의 교육감 선거는 사례는 들지 않았지만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다. 

교육감은 정당과 교원 단체에 진 빚을 갚기 바쁠 뿐 학생과 학부모에 진 빚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제2, 제3의 곽노현과 조희연을 막으려면


지금의 구조로는 제2, 제3의 곽노현과 조희연은 또 나온다.

교육감 선거가 정치의 놀이터가 되는 순간, 교육 정책은 힘을 잃고, 공정한 교육 행정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는 장으로 돌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 정치적 거래를 배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유권자가 진영을 먼저 내세우는 후보를 질타해야 하며, 언론도 의도적으로 진보교육감·보수교육감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 

빨간당 파란당 컬러 마케팅부터 막아야 하며, 지나친 단일화 압박이나 배후조종은 불법화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교육감 선거에 입도 대지 말아야 한다. 


그 후에야 후보들이 들고 나온 교육정책이 보일 것이다. 

그게 교육감 선거가 정상으로 돌아갈 방법이다. 

TAG

프로필이미지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아페리레
웰컴퓨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분석] 론스타 4천억 승소 역겨운 광팔이 민주당... 3년 전에는? 2025년 11월 19일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태도가 13년을 끌어온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승소 국면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다. 3년 전, 법무부가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길 확률이 전무하다"며 결사반대했던 정치 세력이, 막상 '전부 승소'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오자 정.
  2. 썩어가는 것과 익어가는 것의 차이 가을 숲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 사이로 오묘한 냄새가 난다. 개중에는 잘 마르고 발효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윽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물기를 머금은 채 질척하게 썩어가는 쿰쿰한 악취도 있다. 인간의 나이 듦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시간이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는 전혀 다른 화학 작용을 일.
  3. 민주당 '유동규 녹취록 속 대통령은 '윤석열'? 백광현 되치기 기자회견 17일 오전 백광현 씨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규와 남욱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재명'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 후폭풍이 예고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진행한 기자회견의 후속편으로,  (2023년 봄 녹음)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을 두고 두 피고인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취록에서 ...
  4. 민주당을 향한 외통수 "대장동 환수법" 국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범죄 수익 환수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상황에서 논란의 항소포기를 중심에서 처리한 박철우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철우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인사는 이 사태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것은 실패에 대한 문책이 아니라, 성공적인 임무 완수에 대한 포상에 가깝다. 검찰 조직을...
  5. 대통령의 '무지(無知)'가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적대국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내뱉는 안보 관련 발언은 천금의 무게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해외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인식은 가벼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는 50년간 대북 심리전의 핵심이었던 대북 방송을 "바보짓...
  6. 탱크만 없는 계엄령, 그 거대한 수용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민들에게 "또 계엄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실 텐데,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그 한가한 농담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
  7.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 이낙연 "대장동 항소 포기는 국가 주도 범죄... 전체주의 망령 어른거려"대장동 항소 포기와 사법 시스템 붕괴 비판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전 국무총리)이 19일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국가가 나서서 범죄자를 도와준 국가 주도 범죄"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
  8. YTN의 ‘자발적 복종’ 더불어민주당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는 좌표를 찍자, YTN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풍자 영상을 다룬 보도를 삭제하고 한 발더 나아가 ‘정치인 SNS 영상 사용 금지’라는 사실상의 백기를 들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그리고 질서 정연하게 일어났다.'국기문란(國基紊亂)'. 유신 시대의 낡은 ...
  9. 프랑켄코리아 (Franken-Korea) 정치라는 무대 위에는 때때로 기이한 혼종(混種)이 등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 이미 사라졌다고 믿었던 과거의 망령들을 덕지덕지 기워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같은 것.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정권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들은 놀라울 만큼 창의성 없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들이 저질렀던 최악의 실수와 가장 추악했던 .
  10. 국민연금 손대려는 정권, 그래놓고 청년더러 "속았다" 하는가 아침 출근길 지하철 풍경을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붐비는 객차 안,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화면에 몰입해 고개를 끄덕이는 4050 중년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의 작은 화면 속에서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한다. 더부룩한 수염에 특유의 건들거리는 말투, 김어준 씨다.그 화면 속에서 김어준 씨와 패널들은 혀를 차며 말...
후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