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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어떻게 되고 있나? - 정책, 내각, 재판, 일론
  • 김선 논설위원
  • 등록 2024-11-20 13:04:37
  • 수정 2024-11-20 14:38:52

  • 성비위도 덮어가며 충성파 중심으로 꾸리는 트럼프 2기 내각
  • 재무장관 인사에 개입하는 머스크에 대한 비판도 내부에서 제기 중
  • 이민자 추방, 성적다양성 교육 페지, 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될 것

도널드 트럼프의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내각 구성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내각 인선은 과거와는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이 주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각 인선 속도전 

트럼프는 당선 후 불과 12일 만에 장관급 직책 25개 중 13개를 채우고 있다. 이는 그의 첫 임기 때의 인선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이며 트럼프의 장남 주니어가 대부분의 인사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재무장관 후보 인선이 지연되면서 캠프와 트럼프를 지지하는 공화당 주류 인사들 사이에 내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내각 인선과 정책방향 정립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말이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어 트럼프-머스크 둘의 연합이 어떻게 발전될지 주목된다. 


1기 집권 시기에 장관들과 불화했던 트럼프는 워싱턴 주류와 공화당 원로, 관료에 휘둘리지 않고 충성파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미국우선정책' 을 모든 면에서 추진하려고 한다. (이미지: 프레임메이커 디자인팀) 트럼프는 1기 집권 때 여러 장관들과 불화했으며 공화당의 원로들과 기존 정치인들이 자신을 가르치려 한다며 수시로 불만을 토로했다. 때문에 그는 이번 2기 집권 진용을 꾸리면서 더이상 관료와 공화당 인사들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경력과 평판에 대한 고려보다는 자신에게 충성심을 보이는 인사들을 내각에 속속 발탁하고 있다. 국방, 외교, 안보, 경제 분야에서 트럼프 특유의 미국우선주의를 지지할 수 있는 인물들을 중용하고 있다. 


충성파와 성비위자 내각

트럼프는 교육장관에 린다 맥맨을 지명했는데 그는 전 WWE(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 CEO 출신이며 유명한 빈스 맥맨의 아내이기도 하다. 맥맨은 트럼프 후원자그룹의 리더로 1기 내각에서 중소기업청장을 지낸적도 있는 골수 충성파 트럼프 지지자다. 트럼프는 직접 WWE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을만큼 맥맨 가문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보수성향인 린다 맥맨이 교육장관이 될 경우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했던 성별다양성 교육,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한 배려, 확대했던 학자금 대출 정책 등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럼프는 공화당 내에서 부적격 의견이 높은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가 인준을 받게 하기 위해  공화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한다.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상원의원들에게 전화를 했다” 고 확인했다. 과격한 극우성향으로 알려진 게이츠는 과거 한 파티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도 돈을 지불한 혐의가 드러나 하원 윤리위의 조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법무장관으로 지명되자마자 하원의원직을 사퇴했다. 윤리위 조사를 피한 극도의 꼼수를 부린 셈이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도 과거 성폭행 의혹을 받았으나 합의했고 일론 머스크도 올 6월에 직원들로부터 성적 발언에 대해 소송을 당한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연설하는 맷 게이츠 하원의원의 모습. 그는 미성년자와 성관계 하는 장면이 여러 명에 의해 목격되었고 돈을 지불한 기록까지 밝혀졌지만 법무장관에 지명되었다. (사진: 연합뉴스)

성비위 혐의 또는 재판에 직면한 인사들을 내각에 중용하는 트럼프에 대한 언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당선인은 법원으로부터 성적 학대 사실이 인정됐음에도 대통령이 되는 첫 사례”라고 꼬집으며 "원하는 대로 인선이 이뤄진다면 내각에서 (트럼프) 혼자서만 의혹을 받는 인물이 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재무장관 후보 지명 소동  

경제 분야에서는 재무장관 후보로 여러 명이 지목되었다. 헤지펀드 기업의 창업자인 스콧 베센트가 물망에 올랐다가 일론 머스크의 지지를 입은 투자은행가이며 정부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하워드 러트닉이 떠오르는 듯 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의 추천이 선을 넘는다는 내부의 지적을 받았고 결국 트럼프는 러트닉을 상무장관에 지명했다. 하워드 러트닉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자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미국의 제조업 부활 같은 트럼프의 주요 경제정책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장관 후보로 최근 가장 유력한 인물은 최연소 연방준비제도 이사인 케빈 워시다. 월가 기업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워시는 재벌가 출신으로 에스티 로더 가문의 손녀사위이기도 하다. 워시의 업무 경력과 배경이 재벌 명문가 인맥을 중시하고 명사를 좋아하는 트럼프의 성향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현재 가장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다. 워시는 최근 마라라고의 트럼프 별장으로 날아가 일종의 면접을 보긴 했지만 트럼프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가속될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

트럼프는 “취임 첫날부터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 라고 공언한 바 있다. 공약대로 그는 이민자에 대한 규제를 강력히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규모 추방 작전을 즉시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어 국내외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러한 강경한 이민 정책은 그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미 관련 집행자들이 선임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이민정책의 ‘브레인’ 인 스티븐 밀러가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며 불법 이민자를 추방할 ‘집행자’ 로 톰 호먼 이민세관단속 국장 직무대리를 임명한 것은 트럼프의 의지가 확고함을 보여준다. 톰 호먼은 ‘공공안전 위협과 국가안보 위협을 우선순위로 일할 것’ 이라며 불법이민자 문제가 안보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당선으로 사법리스크 (일단!) 탈출 

한편 트럼프를 기소한 ‘성 추문 입막음’ 사건의 담당 검찰이 재판을 중단하고 형량 선고를 연기하는 데 동의한다는 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면서도 5월에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내려진 34개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 자체가 파기되선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트럼프는 스토미 다니엘스에 대한 성 추문 입막음을 위해 회사돈을 유용한 이 사건(성 추문 입막음) 을 비롯해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기밀 자료 유출,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한 별건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 등 총 4건의 형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중 재판이 진행돼 실제 유죄 평결을 받고 선고만 남긴 것은 성 추문 입막음 사건이 유일한데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서 사법처리에서는 일단 벗어났다. 


전망?

트럼프의 2기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와 '충성파'라는 키워드 아래 구성되고 있으며, 이는 그의 정치적 기반인 보수층과 노동계급 유권자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전국적인 투표율을 돌아보면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중국을 견제하며 이민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해 추방하려는 정책은 최근 급증한 마약문제와 급격한 물가 인상, 도시 치안 악화로 불안해 하는 중산층 이상 계층에서도 호응을 얻는 모양새다. 


그러나 위험요소 또한 명백하다. 트럼프 주니어가 주도하는 인선에 일론 머스크의 입김이 도를 넘으면서 ‘공동대통령이냐’ 는 불만이 내부에서 벌써 나오고 있다. 관심받기를 즐기고, 자기표현에 거침없고, 자기분야에서 성공한 아주 독특한 두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좋은 관계로 지낼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트럼프가 머스크의 개입을 언제까지 참아줄 것인지, 머스크가 충분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둘의 연합이 깨지거나 지속될지가 달려있다고 보는 것이다. 아무 권한 없는 민간인인 아들(트럼프 주니어)이 내각 인사에 개입하는 것 역시 비판받아 마땅한 지점이다. 내부 갈등과 부실 검증 논란이 지속될 경우, 향후 정책 실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론 머스크와 함께 UFC경기장을 찾은 트럼프 당선인. 뒤에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모습도 보인다. 개성 강한 두 사람의 연대가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사진: 연합뉴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2기 행정부는 빠른 속도로 내각 구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충성심을 바탕으로 한 인사들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 및 이민 정책에서의 갈등과 잠재적인 내부 갈등은 앞으로의 행정부 운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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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1-22 11:20:10

    바이든과 민주당의 정책 실패로 이어진 당연한 결과긴 하나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피해만 안끼치면 좋네요 저 많은 인구 중에 인재가 없나 아니면 양당에서 독점하고 우리처럼 인재를 양성하지않고 배척하는건가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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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quf242024-11-20 13:38:59

    내가 미국인이라면 정혐 쎄게 올 것 같아요.
    트럼프가 정치를 잘하든 어쨌든 그런 걸 떠나서
    범법 행위를 넘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 아닐까 싶어서요.
    막산이와 막산이파들이 트럼프를 보며 희망노래를  부르고  있겠다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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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4-11-20 13:20:43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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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페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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