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5. 7. 22.
'정신 나간 공직자'? 이재명의 자기고백인가?
재난 속 '음주가무' 질책? 거울을 먼저 볼 시간.
가속페달 밟으며 브레이크를 밟으라는 기묘한 경제학.

<그래픽 :박주현>
이재명 대통령의 '정신 나간 공직자' 질책을 보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금 곱씹게 된다. 재난 상황에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공무원을 엄하게 단속하겠다는 그의 호기로운 일갈. 그런데 어딘가 익숙한 이 기시감은 대체 뭘까?
백경현 구리 시장이 수해 현장 옆에서 마이크 잡고 춤을 췄다는 소식은 물론 실망스럽다. 아무리 주말이고 업무 시간이 아니라 한들, 전국이 물에 잠겨 신음하고, 특히 경기 북부의 비닐하우스들이 폭삭 내려앉고 흙탕물이 허리까지 차오르는 상황이었다면, 구리 시장은 마이크 대신 양수기 호스를 잡았어야 옳다. 그의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질책에 고개를 갸웃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남이야기 할 처지가 못 된다'는 불편한 속삭임이 인터넷을 뒤덮는다. 폭우로 온 나라가 잠겼을 때, 그는 만찬을 즐기지 않았던가. 그때는 괜찮고 아랫사람은 안 된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내로남불' 아닌가. 재난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현장파!"라고 즐겁게 웃었다는 뉴스는 먼나라 이야기인건가?, 아랫 공무원이 비슷한 행동을 하면 엄벌하겠다는 메시지. 이런 이중 잣대에 공감할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재난에서의 현장외면을 따지자면 이재명 대통령은 거의 상습범아닌가?. 경기도지사 시절,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는 떡볶이 먹방을 선보여 대중을 경악게 했다. 비난이 쏟아지자 '현장에 도지사가 꼭 있어야 한다는 건 억지'라며 되려 비판자들을 비판했으니, 그때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당시 민주당조차 '변명이 아닌 사과를 하라'고 일침을 가했으니 말 다 했다. 스스로 지자체장일 때는 그러고도 당당했으면서, 이제 와서 남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모습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더욱 기이한 것은 과거 민주당과 이재명 당시 대표가 국가적 재난 상황 발생 시 늘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재난에 대해서는 그 어떤 비판도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론 또한 보수 정권 때는 연일 재난 상황을 헤드라인으로 보도했건만, 정권이 바뀌니 온통 조용하다. 국민의힘은 당차원에서 나흘째 복구 지원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데, 이런 소식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 와중에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권력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세상이 바뀌어 기준도 바뀌었는지, 참으로 요상한 분위기다.
이해하기 힘든 발언은 그뿐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주문하면서 동시에 물가 관리를 엄정히 하라고 지시했다. 이건 마치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으라는 격 아닌가. 소비 쿠폰을 뿌려 유동성을 확대하면 인플레이션은 당연히 따라오는 기본 중의 기본인데, 돈을 풀면서 물가를 잡으라니,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내심'대체 뭘 어쩌라고?'라는 질문이 절로 나올 것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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