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5. 8. 19.

이재명 정권 첫번째 성과라더니, 이제와 '원전매국'이라니

계약서에 최종 마침표 찍은 이재명 정부

책임을 前 정권에 떠넘기는 전통은 계속된다.

웨스팅하우스와 지재권 합의문 보도, 어수선한 산자위
웨스팅하우스와 지재권 합의문 보도, 어수선한 산자위 (서울=연합뉴스)

현 정부와 여당이 윤석열 정부 시절 추진된 체코 원전 수주를 ‘매국 행위’ ‘노예 계약’이라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막대한 이익을 퍼주는 불공정 계약으로 국익을 해쳤다며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계약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은 것은 다름 아닌 이재명 정부 자신이다. 체코 법원의 ‘계약 금지 가처분’이 취소되면서 최종 계약이 가능해지자, 이를 보고받고 최종 재가한 곳이 바로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26조 잭팟’이라며 자신들의 첫 성과인 양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바로 그 계약이다.


세상에 이런 자기모순이 있는가. 자신들이 최종 검토하고 서명한 계약을 이제 와서 ‘매국’이라 비난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정 운영의 모습이 아니다. 이는 국가의 중대사를 대하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 오직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어제의 나를 부정하는 ‘내로남불’의 극치일 뿐이다. 원전 수출 같은 수십 년이 걸리는 국가적 프로젝트는 정권의 임기를 넘어선다. 전임 정부가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을 후임 정부는 국익의 차원에서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만약 계약 내용에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면, 이재명 정부는 최종 서명을 거부했어야 마땅하다. 마지막 결재권자로서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와 책임이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서명을 강행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은 두 가지 경우밖에 없다. 계약서의 중대한 독소 조항조차 파악하지 못할 만큼 무능했거나, 혹은 모든 것을 알면서도 정적(政敵) 공격을 위해 의도적으로 문제를 외면했다가 이제 와서 터뜨리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케 한다.


웨스팅하우스 지재권 합의문 관련 질문 답변하는 한수원 사장
웨스팅하우스 지재권 합의문 관련 질문 답변하는 한수원 사장 (서울=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국가의 신뢰도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해외 경쟁국과 잠재적 발주국들은 한국을 어떻게 보겠는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임 정부의 계약을 물고 늘어지는 나라와 누가 수십조 원짜리 장기 프로젝트를 함께하려 하겠는가. 이는 당장의 정치적 공세에는 성공할지 몰라도, 대한민국의 원전 산업 생태계와 미래 먹거리의 근간을 흔드는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이재명 정부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시중에서는 "결국 자신들이 한 일에 침을 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자신들이 최종 결정한 계약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과 미래를 위한 국익 수호 의지다. 이 사안은 윤석열과 이재명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신뢰가 걸린 문제다.


이재명 정권 첫번째 성과라더니, 이제와 '원전매국'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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