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5. 9. 9.
국민 목소리는 ‘깽판’, 中 비위 맞추는 게 ‘국익’인가
정작 자신과 진영의 혐오발언엔 침묵하더니
대통령의 ‘선택적 분노’가 묻고 있는 것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반중(反中) 시위를 향해 "표현의 자유가 아닌 깽판"이라며 사실상 강력 제지를 주문했다. 중국 관광객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영업 방해' 수준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시중에서는 지금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중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총독인지 모르겠다는 한탄이 나온다.
대통령은 관광 수입이 국익이라고 말한다. 관광객이 쓰는 돈이면 국민의 자존감 따위는 짓밟혀도 좋다는 것인가? 정말 국익이 중요하다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는 명백한 국익 침해에는 왜 입을 닫는가. 우리 기업들의 콘텐츠와 기술을 불법 복제해 천문학적 피해를 입히는 저작권 문제, 김치와 한복을 자기들 것이라 우기는 ‘문화 동북공정’ 같은 원론적 국익 침탈에는 왜 침묵하는가. 이런 거대한 도둑질은 외면하면서, 자국민의 비판 목소리만 ‘국익 훼손’이라며 윽박지르는 것이 정상적인가.
설령 혐오발언이 문제라면 그건 더 코미디다. 대통령본인과 민주진영의 허물부터 돌아보는 것이 순서다. ‘설마 2찍은 아니겠지’라며 국민 절반을 갈라치고, “부산은 재미없잖아, 솔직히”라며 특정 지역을 비하했던 당사자가 누구였나. 조국, 유시민 등 진영 인사들이 2030 남성을 ‘극우화’된 '쓰레기' 집단이라 매도하며 혐오 발언을 쏟아낼 때, 대통령은 단 한마디라도 이를 바로잡으려 했던가. 자신과 진영의 혐오 발언은 괜찮고 국민의 발언은 안 된다는 식의 이중잣대는 기가 막힐 뿐이다.
이런 왜곡된 가치관과 노골적인 이중잣대는 유독 중국에만 관대한 정권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더 큰 의심을 낳는다. 정부는 바로 이달 말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불법 체류 우려는 외면한 채 관광 수입만 외친다. 그렇게 중국발(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면, 우리보다 훨씬 심각한 중국 내 혐한(嫌韓) 감정과 자국 문화 보호부터 나서는 것이 국가의 도리 아닌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입장이 아니라면, 최소한 미국 대사관앞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민주노총의 시위라도 자제하라는 기계적 중립이라도 좀 지키시던가.
과거 힘의 논리가 지배하던 시절, 조공(朝貢)을 바치던 국가는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었다. 지금 대통령의 모습이 그와 무엇이 다른가. 경제적 이익이라는 이름 아래 국가의 자존심과 국민의 언로(言路)를 막는 것은 '21세기형 조공'과 다름없다. 국민은 묻고 있다. 입으로는 '경중안미는 없다', '친중 아니다'라고 백번 외치면 무엇 하나. 자국민의 입은 틀어막아서라도 중국의 비위를 맞추려는 그 행동 하나하나가 이미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당신은 대체 어느 나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대통령이냐고.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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