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5. 9. 16.
‘외교 천재’의 본질은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장관의 충격 고백으로 드러난 ‘3500억불 쇼’

불과 한 달동안 생긴 일이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과 ‘역사적 합의’를 이뤘다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대통령실은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라 했고, 허니문 기간을 내세운 어용 매체와 민주당 지지자들은 '서희 담판'까지 소환해 ‘외교 천재’ 찬가를 불렀다. 그러나 주무 장관의 입에서 “당시 합의했다면 우리 경제에 큰 치명상이 됐을 것”이라는 자백이 터져 나왔다. 이 모든 것이 거대한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조현 장관의 고백이 진정 충격적인 이유는 3500억 달러가 불가능한 액수라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의 외환보유고 규모를 감안할 때 이는 당시에도 민주당 지지자들을 제외한 온 국민이 알던 ‘상식’이었다.
진짜 경악스러운 점은, 정부 스스로 이 명백한 사실을 알면서도 ‘외교 쇼’를 위해 국민의 눈과 귀를 완벽하게 속였다는 점이다.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위대한 합의라고 외쳐댄 그 뻔뻔함이 바로 이 사태의 본질이다. 이가 흔들릴 정도였다느니, 일하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는 대통령의 소회 발표와 함께, 큰 산을 넘었다며 국무위원들과 국밥을 먹고, 홀가분히 휴가까지 떠났었다.
아무리 정치도 좋고 진영도 좋치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문제는 미국도 트럼프도 아니다. 미국은 정상회담때 추가로 발표한 1500억불 기업의 추가투자, 보잉기 100대 구매, 에너지 구매 1000억불은 아예 얘기도 안꺼낸다. 최초 관세협상때 얘기된 3500억불에 대해서만 언급중이다. 미국도 트럼프도 단 한 번도 말을 바꾼 적이 없다. 말이 바뀐 것은 전부 대한민국 정부다. 처음엔 모든 걸 해결한 듯 떠들다, 이제 와서 “미국의 요구가 무리하다”며 책임을 떠넘긴다. 누가 보면 미국이 약속을 뒤집은 것처럼 언론을 동원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이것이 정상 국가의 외교인가. 국제 사회에서 이런 식의 기만술이 통할 것이라 믿는다면 재앙을 자초할 뿐이다.
이 사기극의 정점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라며 진실을 가렸고, 조현 장관의 말대로라면 ‘나라 망할 합의’인 줄 알면서도 대통령의 ‘성과 쇼’에 장단을 맞췄다. 이들은 모두 공범이다. 이것 말고도 계속 설화를 일으키는 강 대변인의 직을 박탈하고, 협상 라인의 외교·안보·경제팀 전원을 경질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문책이 아니라, 대통령의 비정상적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이어야 한다.

결국 이들이 택할 길은 ‘반미(反美) 죽창가’밖에 없어 보인다. 외교 실패를 덮으려 지지층을 선동해 모든 책임을 미국에 떠넘긴다.
이것은 외교 실패를 넘어 국가 신뢰를 무너뜨린 국정농단이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해야 한다. 국회는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사기극의 전모를 밝히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산자부·외교부 장관 탄핵은 그 시작일 뿐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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