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26. 6. 7.
선관위 사태, 세명만 알면 실체가 보인다... 위철환, 노태악, 천대엽
하인리히 법칙과 선관위
하인리히 법칙이라는게 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반드시 여러 차례 전조가 사전에 나타난다는 통계적 법칙이다.
이번 국가에 의한 국민 참정권 침해 참사의 경우도 이런 전조가 수차례 있었다.
22년 소쿠리 투표함, 23년 선관위 고위직 친인척 채용 비리, 24년 총선 사전투표 관리 논란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결국 제대로 된 외부 감사조차 제대로 받지 않았고, 혁신 수준의 면모 일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반복되는 선관위 자체 감사로 혁신은 언감생심이었다. 이번의 사태는 곪을대로 곪은 것이 터져나온 것이라 봐야 한다.
윗물, 아랫물 법칙과 이재명-민주당-선관위
윗물아랫물 법칙도 하나 추가해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
위에서 절차와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아래는 더욱 방만하게 썩을 수 밖에 없다.
대통령과 국회가 원칙과 법제를 준수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아래에서는 더욱 풀어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대통령이 호통 치고 협박 해도 안 통한다. 음주 운전한 사람이 음주단속 하면 그 단속에 누가 동의하겠는가.
이재명 정부 1년인데 벌써 국가 시스템 붕괴 신호가 너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관위 사태와 관련하여, 대통령과 국회가 제 때 원칙대로 처리하지 못한 선관위원장 인사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중립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선관위 실무를 관리 감독하는 유일한 "상임" 임원인 장관급 상임선관위원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선대위 공동본부장 출신이자 이재명 당표표시절 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을 역임한 인사를 임명하는 지극히 예외적인 결정을 8개월 전에 밀어붙였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과 국회가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민주당은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신임 선관위원장 청문회를 열지 않아 대법관은 은퇴했지만 선관위원장직은 유지하는 기형적인 시스템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게 한 책임이 있다.
대통령은 중립성과 공정성이 문제되는 인사를 상임 선관위원이 되도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에 스스로 들어갔다.

대통령과 민주당이 선관위원으로 위철환을 밀어붙인 이유는 뭘까?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민의힘 측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철환을 기어코 중앙선관위원으로 임명했다.
위철환은 문재인 대선선대위 공명선거본부 공동본부장을 지냈고, 이재명 당대표 시절 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을 지냈다.
또한 이재명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밥친구였다.
누가 봐도 공정성과 중립성을 기하기 힘든 인사임이 분명했고, 오해 받지 않고 선관위원의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부적절한 경력을 가진 있사였기에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반대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인사청문결과보고서 단독 의결로 대통령의 인사 결정에 힘을 보탰다.
결국 위철환은 선관위원 중에서 유일한 "상근" 선관위원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임했다. "상임 중앙선거관리위원"은 다른 (비상임) 선거관리위원과는 달리 유일하게 상근하는 임원으로 (장관급 예우) 선관위 의결 사항을 집행하고, 위원장의 명을 받아 사무처의 사무를 총괄하며, 예산 집행 등 선관위의 실질적인 일상 업무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번 사태에서 실무 관리 감독 책임을 가장 무겁게 져야 할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런데 위철환의 이름은 이번 사태에서 보이지 않는다.
어찌된 일인가?
이번 과정에서 위철환은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결정 과정에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
그리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통상적 관행과는 어긋나게(통상 관행은 정치중립성을 고려하여 대통령 임명몫이나 국회 선출몫이 아닌 선관위원 중에서 상임을 호선했다고 한다) 대통령 임명 선관위원이 "상임" 선관위원이 될 수 있었던 과정도 이참에 밝힐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압력이었는지 아니면 선관위원들이 알아서 원칙과 상식을 뭉갠 것인지 밝혀야 한다.
민주당은 왜 선관위원장 청문회를 열여주지 않았을까?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대법관을 임명하기 위해 대법원장의 신임 대법관 제청을 몇 달째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3월 3일 임기 만료인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공석이다.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하여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법에 규정된 대법관 임명 절차이다.
이게 왜 4개월째 공전하고 있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대법원 책임인가 아니면 대통령 책임인가?
대통령이 법에 규정된 절차를 지켰다면 지금까지 대법관 공석이 계속될 수 없다.
왜 대통령은 대법원장이 제청했을 대법관 후보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일까?
이유라도 알고 싶다.
단순히 대법관 공석이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결국 노태악 대법관의 임기가 3월 3일로 종료되었지만 당연직으로 맡고 있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책만 한시적으로 지방선거까지 맡는 변칙이 발생했다.
후임 대법관 임명이 미뤄지고 있었을 뿐 아니라, 대법원과 민주당의 갈등(?)으로 후임 선관위원장 청문회를 민주당이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법원장이 대법관 중에서 지명하면 국회의 청문회를 거쳐 중앙선관위원장이 되는 것이 통상의 관례였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장은 천대엽 대법관을 일찌감치 지명했지만 민주당에서 청문회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일부 민주당 진영 인사들이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임명한 노태악을 마치 조희대가 임명한 것처럼, 그리고 선관위원장 역시 조희대가 임명한 것처럼 곡학아세하고 있다)
그래서 임기가 3월에 끝났어야 하는 노태악 전 대법관(3월 3일까지 대법관)이 기형적으로 지방선거 때까지 선관위원장 직을 수행했다.
곧 떠날 임시방편성 인사가 제대로 선관위를 관리감독할 수 있었을까?
노태악 대법관이 최선을 다하고자 했더라도 선관위 다른 임원들과 실무자들이 힘빠진 말년병장에게 미주알고주알 보고하거나 상의하려 하지 않았을 수 있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이런 가능성을 허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선거를 앞둔 선관위원장 직무의 중요성을 모를리 없는 민주당은 왜 선관위원장 청문회를 열어주지 않았을까?
왜 천대엽 선관위원장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을까?
이유를 막론하고 절차를 공전시킨 1차적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
이 책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박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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