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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39% 관세 이틀앞 대통령 미국행
  • 윤갑희 기자
  • 등록 2025-08-05 21: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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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스 "보복계획 없다"…39% 관세 이틀앞 대통령 미국행
  • "대통령이 트럼프 가르치려다 화 불러…미국서 통화 중단 요구"
  • 고율관세에 경기침체 우려…"금수출 탓 무역수지 왜곡" 주장도



스위스 관세 일러스트스위스 관세 일러스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39%의 상호관세율을 통보받은 스위스가 보복 조치를 하지 않겠다며 자세를 낮추고 추가 협상을 요청했다. 새 관세율 발효를 이틀 앞둔 5일(현지시간) 카린 켈러주터 대통령 겸 재무장관과 기 파르믈랭 경제장관이 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4일 각료회의를 한 뒤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어떤 맞대응 조치도 고려하지 않는다"며 "새 협상 단계에서 더 매력적인 제안을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스위스는 미국산 제품의 99%를 무관세로 수입하고 시장을 왜곡시킬 만한 어떤 보조금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대미 무역흑자는 불공정한 경쟁 관행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해 자국이 미국 직접투자 6위, 연구개발 투자는 1위를 기록했다며 "이런 역동적 경제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미국 백악관은 오는 7일부터 스위스산 수입품에 39%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미국은 양국 무역관계가 일방적이며 스위스가 무역장벽을 철폐하기 위한 의미있는 양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통화는 했다"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 겸 재무장관 엑스(X·옛 트위터). 재판매 및 DB 금지]

스위스 당국은 협상 과정에서 상호관세율 10%를 기대한 걸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 이미 양국 실무진이 무역합의문 초안을 만들었고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승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상에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당초 협상기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과 30분간 통화했으나 몇 시간 뒤 관세율이 지난 4월 발표된 31%에서 오히려 8%포인트 올랐다.


스위스 정부는 관세율이 왜 올랐는지, 어떻게 산정했는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지난해 미국의 스위스 상대 무역적자가 385억달러(54조원)여서 10억달러에 1%씩 39%의 관세율이 나왔다는 해석이 유력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책임론에 휘말렸다. 일간 타게스안차이거는 켈러주터 대통령이 통화에서 양국 무역수지에 대해 '가르치듯'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 스위스 정부 인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상황이 더 악화할 뿐이라며 통화 중단을 요구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타블로이드 신문 블리크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스위스가 프랑스에 대패한 1515년 마리그나노 전투에 빗대며 "경제적 대실패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취리히연방공대(ETH)의 한스 게르스바흐는 제약까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스위스 국내총생산이 최소 0.7% 감소해 경기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스위스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8%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F-35A 전투기 구매계약 취소 등 보복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산업계는 벌써 고율관세를 피해 해외 이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커피머신 생산업체 써모플랜의 아드리안 슈타이너 최고경영자(CEO)는 "39% 관세로는 스위스에서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며 미국 또는 유럽연합(EU)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에 커피머신을 공급하는 써모플랜은 북미 매출 비중이 30%에 달한다.


스위스의 대미 수출 가운데 약 60%가 의약품이고 시계, 정밀기계, 초콜릿, 커피 캡슐, 치즈도 주요 수출 품목이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스위스의 대미 무역흑자는 480억달러(67조원)로 EU, 중국, 멕시코, 베트남 다음이었다.


그러나 올들어 급증한 금 수출 때문에 무역수지가 왜곡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에 관세를 부과할까 봐 미국에서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스위스는 금 제련과 실물 거래 허브로 통한다. 올해 상반기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금은 약 500t, 390억달러(54조원)어치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는 금을 제외하면 무역흑자가 절반 수준이라며 "금 거래가 없었다면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고 스위스가 조금 덜 눈에 띄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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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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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enfow932025-08-06 18:35:11

    또라이 대통령 하나 때문에 전 세계가 왠 난린지
    그 와중에 우리나라는 무능한 범죄자가 저러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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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6 13:05:17

    오람푸 제명에 못 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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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6 10:26:17

    부럽다. 정치적 책임이 나온다는 말 자체가 부럽다니. 나라를 팔아먹었는데도 잘했다는 얼탱없는 소라나 하고 있는 범죄집단과 언론 그 지지자들 노무현 이명박때 시위하던 인간들은 어디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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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6 08:23:44

    대통령 책임이 너무 당연한건데 누군가는 책임은 남에게 떠넘기고 공은 자기 덕분이라고 떠들어대고 있는 참담한 현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지켜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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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ongong2025-08-05 22:49:51

    대통령 책임이라고 하는게.. 당연한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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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8-05 22:02:48

    당연히 대통령 책임론 나오는게 정상 국가 일진데...대통령의 존재 자체가 관세협상의 악재인 이 나라는 거꾸로라...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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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6er2025-08-05 21:54:20

    협상이 잘된줄 알고 자존심 세우다 트럼프 자존심을 건드렸나 봐욮
    남의 나라 일일땐 트럼프 욕만 나오긴 해요 뭔 하필 저런 놈이 미국 대통령이 되가지고 ㅋ
    근데 우리나랄 보면 트럼프고 뭐고 진짜 정부 하는짓이 답답해 속터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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