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전후로 지인들과 정치이야기를 할 때, 답답한 상황이 자주 있었다.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시국토론을 하며 나에게 이재명을 찍으라고 설득하는 지인들 때문이었다.
나도 민주당에서 할 거 다 해본 사람이다. 10년 넘게 민주당 권리당원이었고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개근했으며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 를 외치며 문재인정부 출범에 기뻐했다. 우리동네 민주당 지역위원회 활동에도 참여했으며 문재인정부 내내, 대통령이 등장하는 국경일 행사를 생방송으로 시청했고 선거 때는 식구들 밥해 놓고 자원봉사도 뛰었다. 독서모임에서 김대중 자서전을 필사했고 민주당 굿즈도 집에 한 가득이었다.
나는 열성적인 문파였고 참여하는 민주당원이었으며 그런 내가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그랬던 나조차도 '이재명' 만큼은 도저히 지지할 수 없었다.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역위 활동을 서서히 끊고 당 활동하는 지인들과의 접촉도 자연스럽게 줄였다. 단톡방도 몰래 나왔다. 정치적 신념은 토론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 굳이 언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십년 넘게 이어진 관계들이 한 번에 끊어지지는 않았다. 동네와 일터에서 만나게 되는 민주당원들은 하나같이 나를 붙잡고 설득하려 했다. '그래도 민주당인데', '내란세력을 찍을 수는 없지 않냐', '네가 민주당 안 하면 어딜 할 거냐', '이재명 정도면 유능하고 괜찮다'. 그들은 각양각색의 논리와 스토리로 나에게 '다시 민주당의 따뜻한 품으로 귀순하라' 고 두팔 벌려 설득했다. 내가 고개를 저으면 '너는 왜 그렇게 이재명을 싫어하냐' 라고 집요하게 물어왔다. 그를 싫어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내가 괜한 선입견에 빠져있어 걱정된다는 식의 안스러운 표정으로 몇 번이고 물어왔다. "너는 왜 이재명이 그렇게 싫은데?"
왜냐고? 나는 이렇게 말해줬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부도덕할 수 있다는 게 싫다. 성남시, 경기도에서 측근을 부정채용하고 인허가권을 남발해 사업자들 이익을 몰아준 그의 비리가 싫다. 개인비리로 재판 받으면서 당을 이용해 방탄해서 민주당을 시궁창으로 몰아넣은 이기적인 인성이 싫다. 성남시 무상교복, 경기도 계곡정비. 이미 시행 중이거나 남의 사업을 가로채 공치사하는 그 뻔뻔함과 얍삽함이 싫다. 성남시 관용차로 시장와이프 태웠던 것도 말도 안 되고 경기도 법인카드를, 각 부서 것을 꼼꼼하게 유용한 것도 용납할 수 없다. 샌드위치 하나, 샴푸 한 통까지도 법카로 샀다는 게 말이 되냐. 성남시장 시절 판교에서 환풍구 사고 났을 때 처음에는 책임없다고 빠졌다가 뒤늦게 나타나서 유족들 기자회견 시간 다 빼먹고 혼자 실실 웃으며 공치사한 것을 아냐? 나는 그 장면을 라이브로 봤는데 너무 소름끼쳤다. 자기 밑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수사받다 자살했는데도 아무 양심의 가책도, 미안함도 못 느끼는 태도도 인간같지 않다. 체포동의안이 두 번이나 올라왔는데 그걸 피하려고 단식하는게 말이 되냐. 오죽하면 비서실장이 '더이상 정치하지 말라' 고 유서를 썼겠나. 하나같이 인상이 칙칙한데다 경력이 불투명한 그의 주변 사람들도 미심쩍고 싫다. 어떤 일이 있었다 해도, 형이 더 심한 욕을 누군가에게 했다고 해도 형수님에게 그런 욕을 하는 건 사람이 아니다. 당신들은 '불행한 가족사' 니 '문제없는 집구석 없다' 느니 하며 그런 일이 흔한 것 처럼 쉴드치는데 형제도 아니고 형수님같은 윗사람한테 그런 쌍욕을 하는 집구석은 없다. 이재명 측이 주장하는 맥락을 백번 수용해도 인면수심의 행위다. 형님이 교통사고 났다고 형수님이 말하자 이재명과 김혜경 부부가 낄낄대며 욕하는 음성도 들었는데 내가 본 그 어떤 호러영화보다 더 무섭더라. 내가 인정하는 가장 무서운 영화인 '샤이닝'의 잭 니콜슨도 그렇까지 소름 돋진 않았고, 나의 영화인생에서 가장 큰 충격을 줬던 에일리언의 체스트버스터 등장 씬도 그렇게 까지 짜증나진 않았다. 그 집 아들이 성매매하고 썼다는 후기를 보면 참 원인 없는 결과 없고, 콩 심은데 콩난다 싶더라. 집안 꼬라지가 그런데 어떻게 정치를 하냐. 게다가, 말로는 정치보복 안 한다면서 비명계들 전부 숙청하고 그걸 지 입으로 했다고 자백한 것도 어이없다. 결정적으로, 결정적으로 나는 얼빠라 이재명 못생겨서 싫다. 내가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한 이유 중 하나는 품위있게 잘생겨서였다. 지금이야 안타까운 점도 있지만 대통령 현직 때 이니 멋있었다. 그런데 이재명은 못생김의 차원을 넘어 사람이 좀 소름끼치게 생겼다. 행사 때 짓는 표정도 부자연스럽고 소름이다. 일단 눈동자가 안 보여서 뭘 보고 뭔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길이 없다. 그는 인상도 몸매도, 키높이도 뽕머리도. 모든 것이 나쁘게 생겼다. 나도 못생겼고 다른 사람 외모 갖고 까는게 옳지 않다는 거 잘 않지만 난 내가 못생이라 그런지 외모가 반듯하고 멋진 사람을 좋아하고 싶다. 내 눈에도 보기 싫은데 어떻게 그의 생각과 정책을 지지하고 어떻게 투표를 하냐. 내가 좋아했던 민주당 대통령 중에는 그런 와꾸 절대 없었다. 디제이는 여사님이 '잘생겨서 결혼한다' 고 인정한 미남이었고 노통도 미남은 아니지만 씩씩하게는 생겼었다. 부도덕하고 무능하고, 부패 의혹이 너무 많고, 당을 자기 방탄에 이용하고, 지인들도 이상하고, 인성이 파탄난데다 외모마저 안 좋게 생긴 그런 사람이 나는 싫다. 이제 됐냐."
좌중은 조용해졌고 몇몇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미친 사람, 아니면 하늘에서 떨어진 신기한 물건 보는 것 같은 표정으로 한참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나도 짜증나서 내 앞의 물잔을 훌렁 들이켰다. 아차, 물이 아니라 소주였다. 기침이 터지고 소주가 코와 입으로 나왔다. 내가 휴지를 찾는 동안 내 앞의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너는 그냥 이재명이 싫은거네."
아무 말도 못하고 잠잠히 있던 이들이 갑자기 뭐라도 붙잡은 듯이 말꼬리를 이었다.
"그러네, 쟤는 그냥 이재명이 너무 싫은거네." "맞네, 그냥 싫은거." "00야, 그럼 내란당 찍을거야?"
와. 왜 이재명을 싫어하냐고 물어봐서 실컷 말해줬더니 내용엔 집중 안 하고 똑같은 소리 반복하며 엄청난 정당성이라도 찾은 것 처럼 호들갑인 그들. 벽에다 대고 이야기 한 것 같은 허무함. 나는 입을 닦고 조용히 술집을 나왔다. 그것으로 민주당과도 정말 안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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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39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완전 공감합니다.도덕성없는 정당,정치인 진짜 싫어요.예전 국힘당이 한던 깡패짓거리를 민주당이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아요.삼권분립 붕괴시키고 공산화로 만들어가는 민주당,지금은 민주당이 진짜 더 싫어요.ㅠㅠ
공감합니다
어 이 글 그대로 캡쳐해서 민주당이랑 용산에 제보해드림^^ 금융치료 달게 받으십셔
여기 있는 사람들도 진짜 하나같이 멍청해서 너무 싫습니다. 정확히는 멍청한게 아니라 게으른거죠. 조선인들 지적게으름? 미 서부 사람들 뺨을 칩니다..
그리고 이재명의 형 이재선이 어떤 사람인지는 아세요? 모르면 입을 닫으세요. 아래는 형 이재선의 이재명 모친 폭행에 관한 판결입니다. '수원고등법원 2019. 9. 6. 선고 2019노119 Y가 이재선 Z가 모친.
㉰ Y은 ⓐ 2012. 5. 28. 모친인 Z을 협박하고, ⓑ 2012. 7. 15. Z과 동생들인 BR, BP을 폭행하여 각 상해를 가하고, ⓒ 2012. 7. 1. O시청 시의회 청사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DM당 시의원들의 의장 후보 선출 업무를 방해하고, ⓓ 2012. 7. 26. AI 소재 DP백화점 지하2층 의류매장에서 소란을 피워 그 영업을 방해하고, DP백화점 보안요원을 폭행하였다.' 이외에도 형 이재선은 이재명이 백현동, 대장동 관련 사업 컨소시엄에서 자기 지인의 건설-시공업체에 대한 특혜를 요구, 청탁하였고 이에 이재명이 거절하자 모친에 대한 욕설(그 유명한 찢발언이 이재선이 먼저 시작함)이 나옴. 이에 대해 형의 행각을 형수에게 알리기 위해 전화를 하는 과정에서 형수가 남편을 옹호. 이에 대해 이재명은 '당신의 친정 노모가 " 거기를 찢어버린다."라고 들으면 당신은 가만히 있을 것이냐?' 라고 함. 제발 알고나 떠들고, 알지 못하면 입을 닫고, 입을 열고 싶으면 알아보세요 제발. 나도 민주당 싫어하지만, 그 더듬이들이랑 당신이 왜 말이 안통하는지 알아? 넌 그냥 아는게 없으니까 그래. 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니가 그냥 정치에 관심있는 척 하는 그런 몰상식의 괴리가 그들은 벽처럼 느끼게 하는거야.
전 민주당 당원) 털보쑈 매불쑈에 미친 5060 깨어있는 개돼지들과는 말을 섞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음.
네 다음 대선 진 내란당
이재명을 알면 싫어하지 않을 수가 없지.
똑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그 정도 지능이라
답답해하면 나만 손해
그쵸. 왜 싫어해 라는.말조차도 싫어요.
싫다고 싫은 이유를 설명해줘도 안들음.
나는 이재명이 싫어요.
나도 위글과 같은 생각이다.
민주당을 나와 새미래 민주당과 함께 하며,개딸들에게 떨거지당'이란 조롱도 받지만, 나 이재명 싫다.
내가 2015년부터 이재명 죽도록 싫다고 그렇게 얘기 했는데도 주변 지인들이 들은척도 안하더니 이제와서 니가 윤석열이고 니가 한나라당이라고
소리 치네요 그러면서도 아직도 내 얘기 듣는건 죽어도 싫다는 저들 정말이지 이젠 안녕 진짜로 안녕 했습니다 그러고나니 호남에 발 붙이고 살기가 힘 들어졌네요 저하고 뜻이 맞는 분들은 여태 주변에서 손가락으로 꼽을만큼 밖에 못 만나봤습니다 ㅠ.ㅠ
자기들이 이해 못하면 귀를 닫아버리는 개딸들
이재명과 그 주위 떨거지들 너무너무 부도덕해서 싫다는건데 왜 말을 못 알아듣는건지 이해가안가요
읽어면서도 이재명 정말정말 싫네요.
격하게 공감
양심상 지지못하죠
이재명도 민주당도 알면서 어떻게 지지하죠
너무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이번 대선에 가까운 사람들이 다 ㅇㅈㅁ 찍는걸 안뒤로 혼자 마음의 거리를 두고 있네요 아래 댓글처럼 너무 많아 사람들이 무감각해지고 일은 잘한다는 거짓된 이미지에 속고 있더라고요 절대 그냥 싫은게 아닌데 기껏 말했는데 너무 허무할거 같아요
하도 이유가 많아서
사람들이 기억하거나 더이상 알려 하지
않는듯합니다. 어이없게도 오히려 ㅠ
진짜 캡쳐해서 다니다가 읽어줄까 할 정도로
잘 적어 놓으셨네요.
저도 같은 질문 받았을 때
순간 너무 많은 이유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금방 답을 할 수가 없었죠
말주변 없는 저는 복사해서 가지고 다녀야겠어요
무식한 정의감이라고 그들이 환각에 빠진 몹쓸병인거 같아요. 집단최면에 걸려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상태에 빠진것 같아요. 민주당은 그래도 정의롭다는 생각이 큰 착각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세상 참 요지경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와 숨참고 기사 읽었어요.싫은 이유 랩처럼 읊어 말한 부분이요.
격공합니다. 이재명이 왜 싫어?라는 사람들 그 어떤 집단보다 말 안 통해요 뭐에 씐 이들 같아서 마주하고 있으면 숨 막히고 서글퍼지기까지 합니다
30년지기 친구가 고백하더군요
자기는 이번에 ㅇㅈㅁ을 지지하게 되었다고
한번도 정치 얘기 안 했던지라 놀랬어요.
하필 ㅇㅈㅁ이라니
하...
나보고 ㅇㅈㅁ을 영입하려는거
난 ㅇㅈㅁ 싫다고
친구도 놀랬죠
본인은 좌우 영상 다보고 판단을 내렸다 ㅂㄹㅂㄹ
그러겠지 그 지지자들 하는 레파토리 늘어놓길래
난 문파였고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다 버렸고 중도로 살거라고 했어요.
워낙 오랜 친구고 계속 보는게 더 중요 했던지라 그 정도에서 더이상 얘기 안했어요.
속은 상했지만 언제가 친구도 깨어나길 바라고 있지만 털보교 입성하면 더 벗어나기 힘드니 참...맘이 그랬어요.
공감합니다
비슷한 상황이라 공감되네요.
내가 쓴 글인줄 알았네요. ㅇㅈㅁ때문에 인간관계가 미니멀해져서 좋아요. 기자님 글 읽으며 역시 내가 정상이란 생각을 합니다.
너무나도 공감 합니다.
저도 기자님처럼 설명했더니, 이재명이 뭘 그렇게 잘못한거냐고 되묻는데... 하아...
이재명따위를 지지하는 이유도 딱히 없고, 고작 민주당이니까, 내란당은 못 찍으니까, 일을 잘하니까 정도. 그저 웃고 말지요. 설득 안 됨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아니 구구절절 친절히 다 설명해줘도 듣고 그냥 이재명이 싫은거네 라는 결론이 나면 도대체 어쩌라는ㅋㅋㅋ 진짜 전의 상실이네요ㅠㅠ
달리는 기차에 중립은 없다는데, 거기서 뛰어내리게 만든 사람이 이재명이라니 정말 공감되면서도 씁쓸하게 웃음이 나오네요.
도대체가 이재명이 무슨 일을 잘 한다고 하는지;;; 집단 환각 상태인가
어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터지네욬ㅋㅋㅋㅋㅋ
제 친구가 저한테 한 말이랑 똑 같네요. "넌 왜 이재명을 싫어해? 마음을 열고 잘 봐" "보긴 뭘 봐? 그런 괴물을 싫어하지 않는게 비정상이지"
오랜 친구, 지인들한테 이런 소리 들을 때마다 이게 다 이재명때문이다 싶어서 혐오감이 제곱으로 증폭됩니다.
진짜 웃프네요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이재명 불가 백서..저장 완료
와 트위터에서 "이재명 왜 싫은지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 못 봤다"라는 글 백번은 본 것 같은데 저런 사람들이 그런 소리 하나보네요. 기껏 설명을 해도... 자기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 귀에 필터가 달려서 흘려넘기는 건지 참 신기할 지경입니다.
이번 대선 때 이재명이 싫어서 민주당을 찍지 않겠다고 했더니 친구야 너 그동안 힘든 삶을 살았구나 하며 저를 설득하더라구요 ㅋㅋㅋㅋ 일 질하면 되는거 아니냐며 ㅋㅋㅋ 더이상 전 말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