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개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더불어민주당이 기다렸다는 듯이 '사법부 손보기'에 나섰다. 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다음 달 4일 전체회의에 상정해 신속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아예 법원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언론도 학자들도 다들 정권과 거대 여당의 눈치를 보며 쉬쉬하고 있지만, 사실 말도 끔찍한 '내란'이란 용어자체에 동의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민주당 주장대로 6시간짜리 그 실패한 계엄이 설령 '내란'이라 할지라도, 그 자체조차 헌법재판소는 그 책임소재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을 지목했었다는 사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 헌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며 당시 거대 야당이던 민주당의 '전횡(專橫)'을 분명히 적시했다.
“피청구인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원수로서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돼 가고 있다고 인식해 이를 어떻게든 타개해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계엄 선포 및 그에 수반한 조치들을 이러한 인식과 책임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계엄자체의 정당성에 앞서 계엄의 원인제공자로서의 민주당의 책임을 분명히 명시했다.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선 자들을 모두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으로 국가적 불행이 전부 해결될 수 있는가. 윤 전 대통령은 특검에 의해 구속된 상태로 법적인 조사와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서는 "윤석열은 계엄을 일으킨 댓가를 치루고 있는데, 민주당은 대체 무슨 책임을 지느냐"는 말이 나온다. 법의 심판대만큼, 아니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역사의 심판대다. 지금 민주당은 교묘하게 이 역사의 심판을 피해 가려 하고 있다.
역사는 명확한 교훈을 남겼다. 1793년 프랑스 대혁명 당시, 급진파인 자코뱅은 의회를 장악한 뒤 '혁명재판소'라는 특별재판소를 만들었다. 목적은 '혁명의 적'을 신속하게 처단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재판소는 법치의 저울이 아니라, 반대파를 숙청하는 '혁명의 단두대'가 되었다. '개혁'의 이름으로 시작된 사법 파괴가 결국 피비린내 나는 공포정치로 귀결된 것이다. 지금 민주당이 만들겠다는 '내란특별재판부'가 21세기 대한민국에 등장한 '자코뱅의 혁명재판소'와 무엇이 다른가.
자신들의 책임에 대한 지적은 못본체하며 오로지 '내란 척결'이라는 구호 뒤에 숨어있다. 이것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정상적 공당(公黨)의 자세가 아니다.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과 강성 지지층의 환호에만 매몰된 사익(私益) 추구일 뿐이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7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자꾸 사법부 손대는 건 독재하겠다는 의지로 봐야 합니다
얼마나 무능하면 집권한 지 여러 달이 지나도록 내란 타령.
민주주의 파괴범들이 민주당 간판 달고 민주주의인 척하는 기괴한 나라
이걸 보거 아무말 난하는 언론도 문제..아무 문제의식을 못느끼는 의원들, 국민들도 문제
털딸 개딸 만의 인민재판 하겠다뉸 거네요. 얼어죽을~
근데 기회주의자들은 이재명이어도 잘만 흔드는데
상식 있는 언론과 학자들이 오히려 입을 다무는게 넘 답답
자신들이 목소리 내야 제동을 걸 수 있는걸 알면서도요
응 180석~못 막쥬 ㅋㅋ 원외라서 투쟁도 못 하쥬 ㅋㅋ 김문수 지지했다가 김대중 재단한테도 제명당했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