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주간 행사 관련 브리핑하는 강훈식 비서실장 (서울=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치킨 중량을 줄이는 '꼼수'에 제동을 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가격은 두고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아 서민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다. 시중에서는 "대통령이 서민 먹거리까지 챙긴다"는 말이 나올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정상적 국정의 모습인가.
문제의 본질은 치킨이 아니다. 국가 최고 지도자의 시대착오적 경제 인식이다. 가격은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자유 시장경제의 대원칙이다. 정부 역할은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소비자가 합리적 선택을 할 환경을 만드는 데까지다. 원재료 값과 인건비 폭등 속에서 기업이 내놓은 고육지책까지 '꼼수'로 낙인찍고 국가가 개입하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반(反)시장적이다.
이런 식의 가격 통제가 어떤 비극을 낳는지는 역사가 증명한다. 불과 3년 전인 2022년, 헝가리의 '스트롱맨' 오르반 총리는 치솟는 물가에 지지율이 흔들리자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 6대 핵심 식품에 가격 상한제를 강행했다. 결과는 어땠나. 기업들은 즉각 생산을 줄였고, 수도 부다페스트의 상점 진열대는 텅 비었다. 소비자들은 돈이 있어도 물건을 못 사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정부는 백기를 들었다. 시장을 이기려는 모든 시도는 이처럼 처참한 실패로 끝난다. 이재명 정부는 지금 그 실패한 길을 답습하려 하고 있다. 독재를 꿈꾸는 자들은 실패한 포퓰리즘을 따라 하는 매뉴얼이라도 있는 것 아닌가.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불법 시설물을 철거해 큰 박수를 받았다. 막강한 행정력으로 눈앞의 문제를 단칼에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한 나라 경제는 계곡과 다르다. 수많은 기업과 소비자의 이해가 얽힌 유기체다. 대통령 지시 한마디로 치킨 무게를 늘릴 수는 있겠지만, 그로 인해 질 낮은 수입 닭이 식탁에 오르거나 영세 가맹점주들이 문을 닫는 '보이지 않는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지금 정부가 할 일은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거시 정책이다. 과도한 국가 부채를 줄이고, 법인세를 낮춰 기업 투자를 유도하며, 반도체 같은 핵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키는 일이다. 그런 근본은 외면한 채, 국민 눈과 귀를 치킨 같은 지엽적 문제로 돌리는 것은 국정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자리는 박수받기 좋은 일을 찾는 자리가 아니라, 인기가 없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옳은 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다. 대통령은 더 이상 계곡을 정비하던 도지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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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할 줄 아는 게 저거 뿐인게죠
살다살다 통닭값 대통을 다 보고 삽니다
국가 수반이 할 일도 모르는 게
대통은 왜 그리 한다고 난리부르스를 춰댔는지
언론들 언론사들 다죽었다 요새 볼 만한 논조의 기사는 팩트파인더 밖에 없다 팩파 화이팅!!
좋은기사 잘 읽었습니다. 거짓말과 포퓰리즘으로 대충 떼우고 넘어가려는 현정부에 신뢰가 없습니다. 부패한 무능력인데 권력을 쥐고있어 걱정입니다
올바른 기사입니다 감사해요
뭐시 중헌지 진짜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건지 저는 쟤 안뽑았다구요
팩트파인더만 맞는말 하는 요즘.. 다른 언론들 부끄러운줄 알아라.
공공배달앱 한다고 설쳐대다가 세금만 쓰고 폭망했는데 저 버러지 대가리에는 지가 저질렀던 실패는 실패라고 인정 안하는 호르몬이 분비 되나봄. 빨리 좀 확 뒈졌으면 좋겠음.
비싼 치킨 피해서 알아서 잘 먹을테니 저질러놓은 일이나 해결 좀.
나라 운영을 작은 지자체처럼 하려고 드니. 즈변에서 조언하는 자도 없나 봐요. 하긴 독재자들이 남 말 절대 안 듣죠.
자살이 증가하니 자살을 금한다 명령을 내리는 북돼지와 뭐가 다름?
혼자 독재가 제일 쉬웠어요 예능 찍는 중
독재를 꿈꾸는 자들은 실패한 포퓰리즘을 따라 하는 매뉴얼이라도 있는 것 아닌가.
명문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동네 이장이 딱 맞는..지지율 떨어지니 치큰으로 올릴려고 꼼수를...글 감사합니다.
공산정권의 자상하신 수령님 컨셉이지만 실상은 법카유용 범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