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문은 지난 26일 파주에서 열린 경기도당·충남도당 당원 강연에서 "똑같은 트럼프 대통령, 똑같은 민주당 정부였던 문재인 정부 시절과 지금은 위기의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의 위기는 (미중 패권경쟁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트럼프라는) 지도자 리스크에 더해, 이재명 정부 스스로가 초래한 '신뢰의 위기'까지 겹친 복합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 고문은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대(對)트럼프 협상 결과를 극명하게 대비시켰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방위비를 100억 달러 내라고 했지만, 협상 끝에 10억 달러로 낙착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도 미국 보수층에 '한국 정부가 친북·친중 아니냐'는 의심은 있었지만, 그것이 외교 쟁점이 되거나 언론에 오르내리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방위비 얘기는 나오기도 전에 3500억 달러 투자 요구와 관세 폭탄이 날아왔다"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현재 관세 협상 교착 상태를 '재앙' 수준으로 규정했다. 그는 "일본은 미국 수출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가 됐지만, 우리는 0%에서 갑자기 25%가 됐다"며 "일본 15%, 우리가 25%면 무슨 수로 경쟁을 하느냐"고 질타했다.
현재 정부는 3500억 달러 요구안 중 2000억 달러는 현금 투자, 1500억 달러는 담보·보증 등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에 따르면, 미국은 2000억 달러 현금 투자를 "매년 250억 달러씩 8년간 내라"고 요구하며, 한국은 "150억 달러 이상은 못 낸다"고 버티는 상황이다.
이 고문은 "타결하면 당장 외환보유고(약 4200억 달러)가 흔들리고, 타결 않고 끌고 가면 25% 관세에 기업들이 먼저 혼이 난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당·충남도당 강연 중인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이낙연TV캡쳐)
"美, 韓 '양다리'·'민주주의' 의심... 동맹 근거 4개 중 3개 흔들"
이 고문은 현 위기의 근본 원인을 '이재명 정부의 신뢰 상실'로 돌렸다.
그는 미국이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근거로 ▲중국 견제 최전방 ▲민주주의 성공 모델 ▲상호보완적 경제 파트너 ▲방위비 증액 등 4가지를 꼽았다.
이어 "문재인 정부 때는 네 번째(방위비)만 문제였지만, 지금은 위의 세 가지가 전부 문제가 됐다"고 직격했다.
첫째, 중국 견제 역할에 대해 "미국, 특히 트럼프 측근들 눈에는 한국이 '양다리'를 걸치거나 '저쪽(중국)과 뭐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민주주의 성공 모델이라는 자부심도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 4시간 전에 SNS에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라도 일어나고 있느냐'고 썼다"며 "(이재명 정부의 행보가) 미국 보수 세력에게 한국을 공격할 거리를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비상계엄 이후 이어지는 전직 대통령 처우 등 현 정부의 독재적 행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셋째, 경제 파트너 관계 역시 '3500억 달러' 요구로 일방적 관계로 변질됐다고 분석했다.
이 고문은 현 정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과 반시장주의적 태도도 도마에 올렸다.
그는 "'(관세를 물어도) 현대나 LG가 좀 손해 보면 되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미군 철수해도 괜찮다'는 말과 같은 반시민적 얘기"라고 질타했다. 이는 수출 기업의 피해를 국가 경제의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유시민 작가의 유튜브 방송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덕수 총리 때 타결했으면 불리한 조건을 다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현 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도 "논점 돌리기"라고 일축했다. 이 고문은 "한 총리가 협상할 때는 3500억 달러 얘기 자체가 나오지 않았었다"고 반박했다.
이 고문은 닉슨독트린(1969년)과 카터 행정부(1977년) 시절의 주한미군 철수 위기를 거론하며 "과거 위기는 시대적 배경(닉슨)이나 지도자 리스크(카터) 중 하나가 주된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은 시대적 배경(미중 갈등), 미국 지도자 리스크(트럼프), 그리고 한국 지도자 리스크(이재명)가 한꺼번에 몰려온 72년 동맹 역사상 최초의 3중 위기"라며 "대한민국 외교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윤갑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1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대통령놀이에 푹 빠져있는 우물안개구리는 민생안정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능한 대통령과 정부를 이렇게 지켜보기만 해야 할까요.
좋은 기사 감사해요. 그런데..저 당원 강연 경기도당&충남도당 함께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난 이런 분이 대통령이었으면 하고 바랬다고요
나라 망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이똥. 기사 감사합니다.
외교의 실종
문 정부는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섬기는 행정을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은데,
이낙연 고문님이 안정감을 갖고 내치를 진심으로 하셨던 것도 기여한 바가 크다고 봅니다.
이정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결이 다르니....
3500억불, 그리고 방위비 협상, 어떻게 결론이 날지
일개 국민도 우려하는 바가 큽니다.
대통렁 준비만 몇년을 했는데 역시나 맹탕인 현 정부
그러게요 문재인 정부는 더 힘든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아무도 누구 탓이라고 말 안했는데 이번 정부는 비슷하지만 그나마 나은 상황에서 시작했는데 이정더로 못하고 남 탓만 해대면ㅋㅋㅋㅋ 에혀...
재앙 맞네요 ㅠ
재앙 맞네요 ㅠ
재앙 맞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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