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정기국회 첫날인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대선 불복 불법 현수막 대응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허위 사실과 혐오 표현이 담긴 현수막을 문제 삼으며, 원내 정당이나 일정 득표율 이상을 기록한 정당에만 현수막 게시를 허용하는 정당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민주당의 당사(黨舍)에는 아마 ‘위원회 간판 제작소’라도 있는 모양이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총괄대책위원회’에 이어, 이번엔 ‘대선 불복 불법 현수막 대응 특별위원회’란다. 살다 보니 별의별 위원회를 다 보지만, 현수막 몇 개 보기 싫다고 여당이 ‘특별위원회’까지 만드는 이 코미디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이 기묘한 위원회 컬렉션은 그들의 상습적인 정치투쟁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할 생각은 않고, 일단 위원회부터 만들어 상대를 ‘독재’나 ‘오염수’ 같은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본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들을 향한 비판을 ‘불법’으로 낙인찍어 싸움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이들이 야당일 때를 돌아보라. ‘뇌송송 구멍탁’ 같은 괴담으로 광우병 촛불 시위를 선동하고, ‘사드 전자파에 몸이 튀겨진다’는 식의 구호로 온 나라를 뒤흔들던 시절 말이다. 그때는 그 숱한 현수막과 피켓들이 ‘국민의 목소리’고 ‘깨어있는 시민의 함성’이라더니, 이제 자신들을 향한 비판과 조롱이 쏟아지니 ‘사회적 공해’이자 ‘불법’이란다. 이런 노골적인 ‘내로남불’을 국민이 정말 모를 것이라 생각하는가.
이럴 거면 구차하게 현수막 핑계 대지 말고 차라리 솔직해져라. ‘더불어민주당 비판 방지법’을 만들겠다거나, 박정희 시절의 ‘긴급조치 9호’나 ‘국가원수 모독죄’를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하는 편이 더 정직하지 않은가. 도시 미관을 정화하겠다는 명분 뒤에 숨어서 비판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속셈이 너무 뻔히 보인다.
결국 이 모든 소동은 리더십의 문제로 귀결된다. 자신들을 향한 날 선 비판을 견뎌내지 못하고, 그것을 법과 제도로 막으려는 리더십의 왜소함이 문제의 본질이다. 한때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운다던 그들이, 이제는 권력을 잡고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국익을 위한 고민의 결과인가, 아니면 특정 리더를 향한 비판을 막기 위한 사익(私益) 추구인가.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 또는, 거울 치료라는 말이 떠오른다.

박주현 칼럼니스트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4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민주주의 팔아먹으면서 자기들은 독재하네. 웃기고 자빠짐.
저그가 그리 경멸하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못돼서 다들 죽는병에 걸려 버렸네 옘병할~
더불어당 권력 희두르는 맛에 취해 돌아버린 듯. 저런 쓸데없는 짓 하면서 세비를 매달 1억 가까이 받는다니!
전두환 때도 봤던 정치 시사 21세기 2025년에는 볼 수 없다. 누가 극우이고 누가 독재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