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된 정부, 팩트시트 없는 '세 번째 타결' 발표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담은 '공동 설명자료(JFS)' 발표가 2주 가까이 지연되면서 정부의 외교 성과 홍보가 공신력을 잃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31일 '관세 협상 타결'을 선언하고, 8월 26일 정상회담 직후에는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의 성공적 회담'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횟수로만 세 번째인 이번 '타결' 역시 기초적인 팩트시트조차 제시되지 못하면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미 트럼트 대통령에게 신라금관을 선물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안규백 국방장관은 9일 KBS에 출연해 공동 설명자료가 "완성 단계에 다다랐고 금명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건조 문제가 새롭게 포함되면서 "미국 내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분야는 합의가 끝났지만, 안보 사안인 핵잠 협력 조항을 두고 문구 정리가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7월 31일 이재명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첫 번째 관세협상 타결 (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그러나 단순한 문구 조율이 아닌, 핵잠 건조 방식을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보인다. 안 장관은 '국내 건조가 합리적'이라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건조 장소로 미국의 '필리조선소'를 거론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 기록을 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에서 짓는다'고 말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조율되지 않았음을 시인한 셈이다.
8월 26일 한미정상회담 직후 대통령실 브리핑, 두 번째 관세협상 타결(SBS뉴스화면 갈무리)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핵확산 방지 우려 역시 발표 지연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안 장관은 "방어형 잠수함"이라며 주변국 반발을 일축했지만, 미국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권한 확대 지지 문구를 설명자료에 담는 데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역시 "안보 분야에서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며 "회담에서 새로운 얘기들이 나와 이를 반영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밝혀, 정상회담 당시 완결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양치기 소년"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지난주' 혹은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시점이 이미 지났다. 구체적인 결과물 없이 '경제·안보 복합 외교'의 성과만 반복적으로 홍보해 온 이재명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남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5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환율보면 답이 나오지요
입만 열면 구라치는 사기 정부
이 넘의 무능한 정부는 거짓말 아니면 지탱이 안 됨
진실이라고는 1도 없는.
좋은기사 잘읽었습니다
기사 감사합니다